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7월 된 한국ABC협회가 발표하는 부수공사 자료를 참고하지 않겠다고 한 이후에도 ABC협회 가입매체 수는 사실상 줄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부수조작으로 논란이 된 ABC협회의 부수공사 결과를 다시 정부광고 집행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대체지표가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고, 대체지표로 내놓은 신문 열독률 조사가 아직 신문업계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가입매체들 상당수가 탈퇴만 하지 않았을 뿐 회비를 내지 않는 과도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체부에서 받은 ABC협회 가입매체 수 현황을 보면 지난해 가입매체수는 1554개사였고 올해 6월 기준 가입매체수는 1524개사로 나타났다.

▲ 한국ABC협회
▲ 한국ABC협회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정부광고법 시행령을 개정해 ‘부수’를 ‘구독률’과 ‘열독률’로 바꾸고 ‘ABC협회 부수공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시행령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30개사(약 2%)밖에 가입사가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ABC협회의 부수공사 자료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지표가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한 지역신문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실제로 지역신문이 지원을 받거나 지자체에서 광고기준 등에서 ABC협회 조건이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아서 ABC협회에서 빠져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부터 대체자료를 만들었어야 했지만 여전히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각종 사업을 지원할 때도 ABC협회 회원사 자격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역신문법 제16조(기금의 지원 등) 1항 3호 ‘사단법인 한국ABC협회에 가입한 경우’도 그대로 남아있다.

문체부가 발표한 신문 열독률 조사에 대한 비판은 이미 많이 나온 바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지난달 신문협회보 기사를 통해 △지역 인구수에 비례하지 않은 표본 △정부·공공기관의 열독률 결과 외면 등을 비판했다. 소규모 지역신문의 경우 열독률 조사에서 일부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각종 지원사업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 그래픽=안혜나 기자
▲ 그래픽=안혜나 기자

다만 상당수 가입 언론사들은 ABC협회를 탈퇴하지 않았을 뿐 회비를 내지 않아서 ABC협회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정부광고 관련 지표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ABC협회 연회비를 내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은 미디어오늘에 “문체부가 ABC협회 부수조사를 대체하기 위해 열독률 지표 등을 도입했지만 대체지표의 신뢰도와 정확도가 확보되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대체지표 마련을 위한 문체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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