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가 20일 서울시의회 앞 농성에 돌입한 모습. ⓒ언론노조 
▲언론노조가 20일 서울시의회 앞 농성에 돌입한 모습. ⓒ언론노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0일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 기관에서 제외해 TBS가 민간 주도의 언론으로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통과되면 재원의 70% 가량을 서울시에 의존하던 TBS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최호정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이날 “TBS가 공영방송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지만 3년간 1000억 원에 달하는 시예산이 지원됐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최근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내용에 대한 서울시 감사를 요구한 이종배 국민의힘 시의원도 “불공정 방송에 대한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조례안의 취지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TBS 조례폐지안 상정을 규탄하는 피케팅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의회 앞 농성에 돌입했다. 류밀희 TBS지부 부지부장은 시의회를 향해 “직원들의 소중한 일터이자 수도권 유일의 공영방송을 문 닫게 만드는 이 조례폐지안이 과연 합당한지 꼼꼼히 심사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TBS 조례폐지안 접수 직후부터 서울시의회 내 여야 합의 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미디어재단TBS라는 서울시민의 공적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역할을 부여할 지 공개적으로 논의할 공론장을 만들자는 제안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상식적인 제안을 거부하고 찬반 대결로 갈라치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지역 공영방송 특위’를 여야 합의로 의결해 여기서 TBS의 공정성 논란부터 공적책무 전반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조합원이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피케팅에 나선 모습. ⓒ언론노조
▲언론노조 조합원이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피케팅에 나선 모습. ⓒ언론노조

서울시의회 문체위는 오는 26일 TBS 폐지 조례안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 조례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진술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표결을 강행한다면 현실적으로 저지할 방법은 없다”면서 “국민의힘 조례안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 생각과는 차이가 있는 조례안’이라고 밝혔다. 고심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TBS는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해산절차 없이 조례를 통해 출연기관에서 TBS를 제외시키는 조례안은 제안 목적에서부터 위법하다”고 밝혔으며 “해당 조례안은 출연금 교부를 중단해야 할 시급성 등에 대한 고려없이 TBS의 정상적인 존립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목적으로 상정되었으므로 위헌적 소지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조례안 부칙과 관련해서도 “서울시의회가 조례를 통해 채용과 관련해 법적 위임 범위를 벗어난 재량권을 서울특별시장에게 부여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으며 “출연재단의 자산에 대해 서울시장과 재단이 처분을 협의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도 이날 “다른 출자‧출연기관에 TBS 직원들을 우선 채용할 수 있다는 부칙은 상위법인 지방 출자·출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TBS 사측과 비슷한 논리로 공세를 펼쳤다. 때문에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이 향후 법적 검토를 거쳐 조례안을 수정해 오는 11월까지 처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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