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독자들을 만나 소통하기 위한 ‘시사인’만의 도전이 시작됐다.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시사인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되는 ‘정치왜그래?’는 한 주의 이슈를 설명해주는 ‘이슈 형광펜’, 시민을 대신해 정치인에게 질문하는 ‘왜그래 콜센터’, 패널토론 코너 ‘정치과몰입’으로 진행된다. 미래의 10만명의 구독자들과 함께 유튜브 ‘실버버튼’ 받기를 목표로 삼은 시사인 제작진들. 미디어오늘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시사인 사무실에서 ‘정치왜그래?’팀의 장일호 기자, 김진주·최한솔 PD를 만나 주간지 시사인이 유튜브 정치방송에 뛰어든 솔직한 이유와 고민을 들었다. 

▲ 시사인 정치왜그래?팀. (왼쪽부터) 김진주PD,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 장일호 기자,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최한솔 PD. 사진=시사in 제공.
▲ 시사인 정치왜그래?팀. (왼쪽부터) 김진주PD,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 장일호 기자,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최한솔 PD. 사진=시사in 제공.

 

적은 인력과 규모 속 주간지의 채널 확장 고민 

시사인은 재작년 처음으로 PD 직군을 선발했다. 시사인의 유일한 PD 김진주·최한솔 PD는 “2010년 만들어졌지만 고전하고 있던 시사인 유튜브 채널을 심폐소생하라는 특명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년 간 이슈 스토리텔링 콘텐츠 ‘키워드인’, 기자들의 취재 후일담을 담은 ‘뉴스 읽어주는 기자들’ 등의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내가 만드는 콘텐츠와 시사인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이 안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근본적으로 ‘시사인’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할까 고민했다.” 최한솔 PD의 말이다. 

▲ (왼쪽부터) 최한솔 PD와 김진주 PD. 사진=시사in 제공.
▲ (왼쪽부터) 최한솔 PD와 김진주 PD. 사진=시사in 제공.

적은 인력과 규모. 시사인이 처한 현실이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편집영상보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점에 착안해 처음으로 ‘라이브 방송’ 도전을 택했다. 장일호 기자는 “주간지이기 때문에 기사 피드백을 빨라야 일주일 단위로 받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는 시사인 정기구독자라는 안전한 독자들 사이에 있었다. 요즘은 이슈를 즉각 다룬다는 효능감과 독자 피드백을 바로 받는 것에 재미를 느껴가는 중”이라고 했다. 

▲ (왼쪽부터) 장일호 기자, 김진주 PD. 사진=시사in 제공.
▲ (왼쪽부터) 장일호 기자, 김진주 PD. 사진=시사in 제공.

방송 중 ‘시사 방송은 1주일 단위로 하면 망한다’는 따끔한 댓글이 달린 적도 있다. 장일호 기자는 “주간 단위로 뭔가를 한다는 장점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는가 찾는 것도 숙제”라고 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찾는 콘텐츠는 누구 편을 드는 내용이고, 보통 내 편과 재밌게 놀고 싶어한다. 그런 면에서 정치·시사 콘텐츠들이 유해한 점도 있다. 특히 국회의원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팬덤 정치를 강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내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만 강화하는 방식으로 유튜브 정치·시사 생태계가 이뤄져있는데, 그 와중에 시사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인이 택한 차별점 ‘새로운 청년 여성 정치인 패널’

40-50대 남성 중심으로 이미 활발하게 형성되어있는 정치방송에 뛰어든 시사인이 택한 차별점은 ‘청년 여성 패널’이다. ‘정치왜그래?’의 제작진과 사회자, 고정 패널은 모두 여성이다. 특히, 패널토론 코너 ‘정치과몰입’에는 1990년대생 청년 정치인인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고정패널로 출연한다. 전임 편집국장이기도 한 고제규 미디어랩장이 유튜브 전략을 구성하며 내걸었던 조건 중 하나는 ‘여성 패널로만 꾸려도 된다’였다. 장일호 기자가 이번 콘텐츠 참여를 결정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 (왼쪽부터)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장일호 기자,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 사진=시사in 제공.
▲ (왼쪽부터)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장일호 기자,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 사진=시사in 제공.

“여성 정치인, 여성 사회자, 여성 제작진이 나와서 정치를 해설하는 생경한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장일호 기자의 말이다. 장 기자는 “정치는 흔히 남성 영역으로 생각된다. 그걸 깨고 90년대 청년 여성 정치인을 찾고 싶었다. 보통 ‘여성 정치인’이라고하면 여성·복지·아동청소년 문제를 다루기를 기대하는데, 여성 정치인들이 정치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주요 콘셉트로 가져가는 게 우리가 찾은 유일한 차별성이었다. 수적으로 보여지는 것에서부터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과몰입’에서 박성민, 백지원 패널은 하나의 정치 이슈에 대해 ‘소통과 민생’에 집중해 청년 정치인과 시민의 목소리를 고루 담아낸다. 같은 이슈를 민주당·국민의힘 입장에서, 또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균형있게 설명한다.

예컨대 백지원 전 상근부대변인의 경우 “(당 내에서) 몇몇분들은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이제 내가 윤핵관으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다’하고 들떠보이기도 한다”며 “무엇을 위한 비대위인지 (시민들) 아무도 이해를 못한다. 보수정당으로서의 중심을 찾아야 한다”고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식이다. 

새로운 청년정치인 발굴도 제작진의 주요 목표다. 새로운 정치인들을 발굴해내고 그들의 의제를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매체의 역할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특히 백지원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제작진이 발굴한 새로운 얼굴이다. 제작진은 국민의힘 패널을 꼭 섭외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장 기자는 “시사인을 보는 구독자, 이른바 진보 성향의 서울 수도권 사람들은 국민의힘쪽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잘 없다”며 “내가 동의할 수 없더라도 저 사람들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아는 건 중요하다”고 했다.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일호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일호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김진주 PD는 “실제로 ‘백지원씨가 얘기하는 것을 보고 생각치 못한 부분을 생각하게 됐다. 합리적인 국민의힘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다’는 댓글이 달려 뿌듯했다”고 말했다. “당장은 언론이 두 정치인의 말을 주목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두 정치인의 성장이 한국 정치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일호 기자의 말이다. 이밖에도 정치왜그래에는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매 회차 다양한 정치인들이 출연해 생각을 공유했다. 제작진들은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의원들도 소개함으로써 어떤 의제와 장점을 갖고있는지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진주PD. 사진=윤유경 기자.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진주PD. 사진=윤유경 기자.

‘왜그래 콜센터’는 다양한 시민들과의 연결을 위한 코너다. 매주 다른 정치인을 섭외해 시청자들이 묻고싶은 내용들을 받아 대신 질문한다. 기자의 정체성이 아니라 대중들이 보내준 질문으로 ‘나는 대신 질문한다’는 콘셉트다. 장 기자는 “정치인에게는 대답해야 할 의무,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언론사와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들이 기자들에게 평소 받지 못할 질문들을 시민들이 많이 해주시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도착할 수 있는 곳 되길”

‘정치왜그래?’의 시청자 애칭은 ‘궁그미들’이다. 제작진들은 앞으로 새로운 ‘궁그미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싶다고 했다. 최한솔 PD는 “무슨 피드백이든 좋으니까 시청자분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들려줬으면 좋겠다”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서 그걸 따라가보고 싶다”고 했다.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최한솔 PD. 사진=윤유경 기자.
▲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최한솔 PD. 사진=윤유경 기자.

장일호 기자는 “정파적 방송들 사이에서 볼만한 방송이 없다고 느끼지만 (우리 채널이)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며 “시사인이라는 잡지가 가는 길이 맞다는 것을 지면 독자들이 증명해주고 계시듯, ‘이런 방송도 성공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방송을 많이 봐주심으로써 증명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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