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오는 20일 ‘박성제 MBC 사장 해임 결의 논의 건’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알려진 김도인 방문진 이사의 안건 제안으로 인해서다. 이사회의 구성상 해당 안건이 의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도인 이사는 박 사장을 해임해야 하는 이유로 △진영 논리에 입각한 ‘국민 갈라치기’ 보도로 여론 양극화 초래 △‘끼리끼리 나눠먹기’ 식 인사로 회사의 경쟁력 추락 △부당노동행위 방치 등의 이유 등을 밝혔다. 

김도인 이사는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20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자세한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박성제 MBC 사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해임당할 만한 한 일을 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MBC를 정상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김도인 이사의 해임 제안서에는 ‘국민 갈라치기’와 관련, △MBC의 2019년 ‘조국 집회’ 보도 △박성제 당시 보도국장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과 “(서초동 집회) 인원이 100만짜리였다”는 발언 등이 문제라고 꼽혔다. 또한 박성제 사장 이후 회사 내 인재 발탁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오는 20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 제안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현재 이사회의 구성상 해당 안건이 상정, 의결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방문진 이사는 야당 추천 6명과 여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있으며 방문진 안건 상정은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재적 이사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김도인 이사 해임 제안에 국민의힘 곧바로 옹호 입장 밝혀

김 이사의 해임 안건 제안이 공개된 이후,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김 이사의 해임 제안서를 옹호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15일 성명에서 “방문진 김도인 이사가 MBC가 무너진 것은 박성제 사장의 잘못된 저널리즘 인식과 편향적 조직 운영 탓이 크다며 제안한 ‘박성제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은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 밝혔다. 

이어 “방문진은 2017년 김장겸 사장 해임결정문에서 ‘김 사장은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을 위반하면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해 온 당사자로서 사장으로 재임할 자격이 없다’고 해임 이유를 밝혔는데 같은 잣대라면 박성제 사장의 해임 사유는 김장겸 사장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방문진은 20일 이사회에서 박성제 사장의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공영방송의 본령을 되찾을 수 있다”며 “그것이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추”라고 밝혔다. 

▲MBC 사옥 
▲MBC 사옥 

반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 이사와 국민의힘 논리에 반박했다.

한 의원은 “언론장악의 신호탄이 또다시 터졌다”며 “언론자유를 위해 노조활동을 한 것이 ‘진영 논리’라는 수준 이하의 노동관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문화진흥회에 사장 해임 제안서가 제출되자 국민의힘이 신랄하게 논평하는 것이야말로 ‘끼리끼리’”라며 “전두환 군사정권의 보도지침, 이명박 국정원의 ‘MBC 정상화 전략’, 박근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관련 KBS 압박까지, 그 부끄러운 역사를 수없이 반복하고도 더 할 일이 남았는가. 언론장악 그만두십시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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