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미트리 무라토프(Dmitry Muratov)와 마리아 레사(Maria Ressa)는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응하는 규제와 저널리즘 지원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일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평화센터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 회의에서 온라인 공간의 허위정보, 증오심 표현 등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실존적 위협’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입장은 래플러를 통해 전문 공개됐다. 

▲ 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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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레사(Maria Ressa)는 CNN 기자 출신으로 Rappler(래플러)라는 언론사를 창립해 두테르테 정권의 폭력성을 고발해왔다. 드미트리 무라토프(Дмитрий Андреевич Муратов)는 노바야 가제타(Новая газета, 새로운 신문이라는 뜻)라는 언론 설립자로 동료들 죽음이 잇따랐음에도 러시아 푸틴 정권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래플러에 올린 전문을 통해 “우리는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저널리즘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회와 정치 생활의 논쟁을 양극화하면서도 사람들의 데이터와 ‘관심’을 수집하는 빅테크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왜곡되는 정보 생태계의 위협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는 저널리즘을 재건하고 모든 인류를 위한 글로벌 소통의 기술적 기반을 되찾기 위해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솔루션을 구현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각국 정부에 △ 기술 회사가 독립적인 인권영향평가를 수행하도록 요구할 것 △ 강력한 데이터 보호법을 도입할 것 △ 전 세계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독립 미디어에 자금을 지원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유럽연합에는 △ EU 비회원국까지 포함해 사업자가 허위정보와 증오를 퍼뜨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종료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 △ 언론인의 안전에 중점을 둔 특사를 만들 것 등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빅테크 기업의 폭정의 ‘해독제’로서 ‘언론’을 강조했다. 이들은 “빅테크 플랫폼은 온라인 광고를 삼켜서 독립 미디어를 황폐화하는 동시에 거짓말과 증오의 기술로 인한 쓰나미를 가능하게 한다”며 “기술 플랫폼에 의한 허위정보 증폭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재 세계 인구의 13%만이 자유 언론에 접근할 수 있다. 언론인을 책임지고 보호하려면 저널리즘의 윤리적 규범 준수를 장려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진정으로 독립적인 미디어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허위정보의 대응 방안으로 ‘독립적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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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은 언론을 향해 “21세기 뉴스룸은 정의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그들이 봉사하는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대표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새롭고 뚜렷한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를 향해선 “정부는 팩트와의 전쟁의 최전선에서 공격을 받고, 투옥되거나, 살해되는 언론인의 안전과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윤을 위한 감시 비즈니스 모델을 종결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날 정보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편집자’는 우리를 추적하고 표적으로 삼는 기술 회사가 구축한 불투명한 알고리즘과 추천 시스템”이라며 “여성혐오, 인종차별, 증오, 잘못된 과학정보 및 허위정보를 증폭시키며,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감시”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비윤리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억제돼야 한다”며 “플랫폼이 위험을 줄이고 알고리즘을 해독하고,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제어 권한을 부여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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