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재학중이던 아들 조원씨 시험을 대신 풀어준 구체적 정황증거가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관련 기사에는 해당 기자를 비난하거나 이를 소설로 치부하는 의견이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전 장관 측은 아들 조씨가 학교폭력을 당해 케어 필요성이 있어서 대리시험에 응했다는 취지의 엉뚱한 내용으로 해명한 바 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 심리로 열린 아들 조씨 입시비리와 대리시험 관련 조 전 장관 부부 재판에선 검찰의 증거조사 내용이 공개됐다. 아들 조씨가 수강 중이던 과목의 온라인 시험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가족 단체 채팅방에 올리면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가 같이 풀어준 것이다. 

▲ 3일자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 3일자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검찰에 따르면 정 전 교수는 2016년 9월 가족 채팅방에서 “원이 퀴즈 시작하자”고 말한 후 역사학 관련 과목 객관식 시험 문제 답안을 올렸고, 조씨는 만점을 받았다. 

또 다른 민주화 관련 과목에서도 두 차례 대리시험이 있었다. 조씨는 2016년 10월과 12월 가족 채팅방에서 온라인 시험 일정을 사전에 공유했다. 조씨가 ‘아빠 저 1시에 시험 봐요’라고 말하면 조 전 장관은 “아빠 준비됐다. 문제 보내주면 나는 아래에서 위로, 너는 위에서 아래로, 당신(정 전 교수)은 마음대로”라고 답했다. 정 전 교수도 “엄마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준비 완료”라고 말한 뒤 중간부터 위로 올라가며 문제를 풀었다. 

또한 검찰에 따르면 정 전 교수는 조씨가 계속 안 좋은 성적을 받자 “이렇게 정신 못차리면 어떡하냐”고 꾸중했고 수차례 여러 과목의 과제를 작성했다. 조 전 장관은 “힘내세요”라며 과제 대필을 독려했고 아들 조씨는 “덕분에 B+ 받았다”며 감사 표시도 했다. 정 전 교수가 “시험 유형이 어렵다”고 하면 조 전 장관이 “셋이 힘을 합쳐 넘겨야지”라고 답했다. 

검찰은 “조지워싱턴대 학문 윤리 규정을 보면 타인의 성과를 자신의 것인양 가져오는 행위 등을 명시하고 거짓 행위를 반복하면 낙제한다”며 “한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본 게 발각되면 0점 처리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피고인들의 부정행위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구체적인 증거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해당 내용을 전하는 언론을 공격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
▲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
▲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
▲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

 

중앙일보 2일자 “‘아빠 준비 됐다, 문제 보내’…조국 부부 ‘아들 대리시험’ 전말”란 기사의 네이버 댓글을 보면 “자세히 읽어보니 아주 소설을 쓴 냄새가 엄청 난다”, “언론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며 이런 기자들 때문에 기레기 소리 듣는 것”, “언론과 기자들은 벼락을 맞아도 잘했다고 싸다 이런 기사를 보고 그대로 믿는 인간들도 문제가 많다” 등 해당 매체를 비난하는 내용이 달렸다.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비교하는 댓글도 있다. “비열하고 추한 기레기들, 똥후니 딸, 조카들도 압색 100여 차례해서 조국 가족 100분의1만 기사내도 종양(중앙일보)을 신문이라 인정하지” 등의 댓글도 있다.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에도 해당 기사를 올린 게시글에 “중앙일보 기자는 검찰주장이라고만 했지 어떤 수사결과인지 구체적 대화내용이 어디서 밝혀진 것인지 언급이 없다. 그냥 복붙 기사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며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댓글도 달렸다. “소설을 써라 윤서방 똘마니들아” 등 검찰을 비난하는 댓글도 찾을 수 있다. 

한편 조 전 장관 측은 이에 대해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해 6월 대리시험 관련 “아들 조씨가 2011년 학교폭력을 당했고 이로 인한 후유증을 겪었다”며 “학교폭력 피해자의 경우 트라우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재판부도)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행위(학교폭력)에 대한 열패감이 평생 가서 여러 케어 필요성이 있었다”며 “당시 특수성에서 이뤄졌던 대응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처럼 일반화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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