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지역언론 옥천신문이 이번엔 옥천군 내 청산면·청성면에 주간 마을신문 ‘청산별곡’을 창간했다. 

충북 옥천군에서 1989년 창간한 옥천신문은 30년 넘게 지역신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옥천FM공동체라디오, 옥천저널리즘스쿨(풀뿌리 청년언론학교), 소수자신문 옥수수, 월간잡지 옥이네, 생활정보지 오크, 아카이브법인 옥천기록공동체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산하는데 발판이 되고 있다. 

옥천신문이 최근 옥천군에서 가장 변방인 지역에 별도의 지역신문을 만든 것이다. 옥천신문은 옥천군 옥천읍에 위치하고 있는데 옥천군에서 서쪽에 치우쳐있다. 따라서 옥천군에서 동쪽에 있는 청산면과 청성면은 옥천신문에서 차로 40분 이상 이동해야 할 만큼 거리가 멀다.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가 청산별곡 발행인을 맡았다. 황 발행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청산·청성 두 개 면을 합하면 인구 5000명 정도인데 옥천신문에서도 이 지역에 다녀오려면 반나절 이상 걸리니까 자주 가지 못했다”며 “이곳이 사막화되는 건 순식간이라서 전략적으로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지역을 기록하고 미디어로 재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창간호(8월12일자)에 실린 황 발행인의 글 “변화는 변방에서 시작된다”를 보면 옥천읍은 지리적으로 대전시에 가깝고 옥천읍을 포함해 7개의 읍면은 옥천 생활권으로 묶이지만 청산면과 청성면은 행정구역상 옥천군일뿐 별도의 생활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때문인지 옥천군에서 가장 변방인 청산면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인구감소폭이 9개 읍면 중 가장 높은 21%를 기록했다. 황 발행인은 “방치된 청산·청산면은 옥천군 균형발전의 현 주소”라며 청산별곡의 필요성을 말했다.

‘청산별곡’은 고려시대부터 불린 노래이기도 하다. 황 발행인은 미디어오늘에 “청산의 다양한 노래(곡)가 흘러나왔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청산별곡이라고 지었다”라고 말했다. 

황 발행인은 “옥천저널리즘스쿨에 있는 인턴기자들과 청산별곡을 만들었는데 일단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으로 6주 분량의 인쇄비를 지원받았다”라며 “옥천신문에서 인큐베이팅을 하고 앞으로 사단법인 ‘커뮤니티저널리즘센터’에서 운영하면서 청산별곡만의 별도 기자를 확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타블로이드판 지면으로 16면 발행하고 있는데 추후 온라인 홈페이지도 구축하려고 한다.

청산별곡은 옥천신문처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한다. 창간호에선 청산·청성면에 살 집과 교육·체육·문화시설이 열악하다는 내용의 기획기사,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가 발생한 청산노루목재 폭격사건 위령비 건립 소식, 청산면장과 청성면장 부임 소식, 지역소멸 위기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청산면 백운리 이장의 노력, 다양한 이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 제1회 청성면 경관사진 공모전 수상작 등을 지면에 담았다. 

옥천신문이 옥천지역의 다양한 미디어를 만들어냈듯 청산별곡을 기반으로 청산·청성면의 라디오·방송 등을 만들 계획이다. 황 발행인은 “철공소 자리였던 곳에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며 “거기 ‘청우미디어센터’를 만들어 청산라디오도 하고 TV, 유튜브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옥천저널리즘스쿨처럼 ‘청산저널리즘스쿨’을 만들어 해당 지역을 취재하면서 저널리즘을 배우는 과정을 준비 중이다. 일단 4명 예정이고 숙소와 자전거까지 마련했다. 

옥천에선 다양한 미디어뿐 아니라 ‘옥이네식당’ 등 지역에서 필요한 부분을 직접 만들고 있다. 청년들이 옥천에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자리를 잡는 것이다. 황 발행인은 “청산·청성면에는 만화카페, 사진관, 서점 등이 부족한데 인근 다른 면의 청소년과도 어울려서 재미난 공간들을 만들어 갈 생각”이라며 “이 지역에 초중고가 다 있는데 고등학생들과 진로체험활동·동아리까지 연계하고 이후에 일자리 창출까지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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