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수해 우려 보고에도 대통령실 책임자는 휴가 중이었다는 SBS의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이 “재난 책임자인 상황실장은 휴가를 가지 않았다”며 명백한 허위이자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SBS측은 “국정상황실에 책임자가 실장 한사람 뿐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재반박했다. 

SBS는 지난 12일 8뉴스에서 ‘[단독] 수해 우려 보고에도…대통령실 책임자는 ’휴가’’ 제하의 보도에서 “서울에 폭우가 쏟아져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인명 피해가 났던 이번 주 월요일에, 대통령이 늦은 밤이 돼서야 긴급 지시를 내린 걸 두고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 SBS 8월12일 8뉴스 보도 갈무리.
▲ SBS 8월12일 8뉴스 보도 갈무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기상청으로부터 받아 이날 공개한 재난보고 관련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지난 7일 오전 11시 “수도권에 300㎜ 이상의 많은 비로 하천 범람, 침수, 축대 붕괴, 산사태 대비 등의 방재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SBS는 해당 자료를 인용하며 “하지만 당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서 재난 대응을 담당하는 팀장은 휴가 중이었고, 대통령에게 호우 상황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윤석열 대통령은 퇴근길에야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걸로 전해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됐더라”라고 말했다.

SBS는 이어 “‘위험지역 주민 사전 대피 등 각별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등, 대통령의 최초 긴급 지시는 그날 밤 11시 40분이 돼서야 소방청 등 재난 담당 부처에 전달된 걸로 확인됐다”며 “이 지시가 전국 광역 시도로 하달된 건 그로부터 또 1시간 반이 지난 다음 날 새벽 1시 15분이었다. 8일 오전부터 9일 새벽 4시 사이에만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 SBS 8월12일 8뉴스 보도 갈무리.
▲ SBS 8월12일 8뉴스 보도 갈무리.

이에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취재원 알림을 통해 “대통령실의 재난 책임자는 국정상황실장으로, 상황실장은 휴가를 가지 않았다”며 “실무자인 팀장 한 명이 휴가를 갔다고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는 보도 내용은 명백한 허위다. 당시 상황실장은 다른 실무자들과 현장 상황을 파악해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최초 지시가 지난 8일 밤 11시 40분에야 재난 담당 부처에 전달됐다는 보도 내용은 악의적 왜곡”이라며 “이미 대변인실 브리핑을 통해 밝힌 대로 그날 오후 9시 17분 국무총리가 재난 담당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재난 담당 부처들을 컨트롤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똑같은 지시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밤 11시 40분 대통령의 추가 지시가 나온 것에 대해서도 “대중교통이 침수돼 다음날 출근 대란이 우려되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위를 나열한 뒤 반론 한 문장을 붙인 것으로 언론의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며 “왜곡 보도에 강한 유감를 표한다”고 했다. 

대변인실의 반박에 대해 조정 SBS 보도국장은 14일 미디어오늘에 “국가 중대사를 다루는 국정상황실에 책임자가 실장 한사람 뿐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휴가였던 팀장은 재해 전문가로서 그의 부재가 수해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부 증언이 있다. 게다가 이미 폭우 전날에 기상청은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다”고 했다. 

아울러 “국무총리의 지시 이전에 이미 서울 강남은 물바다가 되었고 재난상황이 벌어졌다”며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직접 지시를 내릴 필요는 없지만 수많은 목숨이 희생된 이번 수해는 피해규모를 봐도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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