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평가단이 MBC의 콘텐츠 경쟁력이 상승해 시청자 신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MBC 매출액은 최근 5년, 영업이익은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방송문화진흥회가 공개한 2021년 MBC 경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MBC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04억 원 증가한 7775억 원, 영업이익은 644억 원 증가한 684억 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1773억 원이었다. MBC의 광고와 콘텐츠 수익도 모두 증가했다. 광고 수익이 전년 대비 17.1%(492억 원), 콘텐츠 수익은 전년 대비 6.8%(256억 원) 증가했다. 광고 수익의 증대는 TV 광고가, 콘텐츠 수익의 증대는 국내 판매가 주도했다. 대구 MBC 사옥 매각 수익을 반영해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영향도 있다.

▲MBC 사옥 ⓒ연합뉴스
▲MBC 사옥 ⓒ연합뉴스

보고서는 “안정적인 콘텐츠 사용료 인상, 제작비 회수 가능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제작,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경직성 비용의 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재무성과가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계열사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대책들은 아직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MBC 관계회사의 재무성과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대구MBC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매출액이 전년보다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주MBC와 목포MBC만 영업상 흑자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14개 사는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 임원 중 여성은 0명, 부장급은 28명 중 5명이 여성

MBC 조직의 다양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위직 성비 문제도 지적됐다. 6명의 임원 중 여성은 한명도 없다. 국장급의 경우 올해 28명 중 5명, 부국장은 14명 중 2명이 여성이다. 부장급은 93명 중 12명이 여성이고 보직이 없는 사원 1304명 중 여성은 354명이다. 계약직은 224명 중 143명이 여성이었다.

임직원 수가 늘었는데 계약직은 늘고 있는 구조도 두드러진다. MBC 직원은 1439명으로 지난해 1522명보다 줄었는데, 계약직은 올해 224명으로 지난해(198명)보다 26명 늘었다. 경영평가단은 “MBC는 고용 형태를 이유로 차별이 없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제도를 개선하고 정규직-비정규직 간 바람직한 협업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MBC가 지난해 고용한 장애인은 19명으로 전년 대비 2명 감소했다.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법정 의무 비율은 지키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지난달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에 소송전 중단과 방송작가 복직을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지난달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에 소송전 중단과 방송작가 복직을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뉴스 시청률은 하락하고 유튜브 채널은 급성장

다양성이 아쉽다는 평가는 뉴스 보도에도 적용됐다. 경영평가단은 “공익성 영역 평가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보도의 다양성 문제”라며 “보도 내용이 사건·사고, 재난·재해에 치우친 것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성별 다양성 측면에서도 기획보도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이나 괴롭힘 등을 심층적으로 다룬 경우는 소수에 불과했으며 무엇보다 출연자들의 성비에서 불균형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시청률의 경우 우선 메인 뉴스인 ‘MBC 뉴스데스크’의 평일, 주말 전체 시청률은 5.2%로 전년 시청률(6.0%)보다 하락했다. 주요 시청 시간대 점유율은 2021년 7.3%로 지상파 채널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영평가단은 “(MBC가) 지상파 뉴스 시청률 하락 추세에 동참”했다며 “종편과 기타 채널의 점유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MBC가 주요 시청 시간대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리 고발과 특종 기사 등 21회 수상은 성과로 꼽혔다. ‘뉴스데스크’로는 1년동안 11개의 상을 수상했고, ‘4.7 재보궐 선거방송 특집’은 2049 가구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MBC '뉴스데스크'. 사진=MBC
▲MBC '뉴스데스크'. 사진=MBC

또한 평가단은 “‘뉴스데스크’를 제외한 다른 뉴스 프로그램들의 경쟁력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낮고, M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이트’와 ‘PD수첩’의 경우 여론 영향력이나 품질평가는 높은 데 반해 낮은 시청률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는 늘었다. 이에 MBC NEWS 유튜브 채널이 지난해 월평균 조회 수가 2억 1천만 뷰로, 타사 뉴스 채널 대비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구독자 수도 193만 명을 돌파해 성과로 꼽혔다. 보고서는 “디지털 관련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며 “디지털 수익 창출에 기여할 정도로 실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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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문 히트 콘텐츠 있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

콘텐츠 부문을 살펴보면 드라마 ‘검은 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토 드라마 첫 작품인 ‘검은태양’(9월17일~10월23일 방영)은 12부작 평균 시청률 ‘2049 3.5%, 가구 8.7%’의 성과를 기록했다. ‘옷소매붉은끝동’(11월12일~1월1일 방영)은 17부작 평균 시청률 ‘2049 4.1%, 가구 10.9%’를 기록했으며, 특히 회차를 거듭할수록 경쟁력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외 예능 ‘놀면 뭐하니’, ‘나혼자 산다’, ‘전지적참견시점’, ‘라디오스타’, ‘구해줘!홈즈’ 등 기존 간판 프로그램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그러나 “문화방송이 아직 지상파 드라마 중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분투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시청률과 점유율로 확인한 성과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라디오 부문에서는 국내 최장수 음악 프로그램인 ‘배철수의음악캠프’가 특집 방송을 제작해 작품상을 수상한 것이 성과로 거론됐다.

▲MBC ‘검은태양’. 사진=MBC 유튜브
▲MBC ‘검은태양’. 사진=MBC 유튜브

한편 지난해 ‘도쿄올림픽’ 개막식 및 중계방송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해 여론의 강한 비판을 받은 건에 대해서는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내용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사실은 심각한 문제였지만, 문화방송 전사적 차원에서 신속하게 사과하고, 유사한 방송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평가했다.

사건 직후 MBC는 대표 공개 사과, ‘도쿄올림픽 방송관련 조사위원회’를 구성, ‘공공성강화위원회’ 출범, 별도로 사내 5~10년차 직원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 등을 두었다. 또한 ‘콘텐츠다양성데스크’를 구성해 내부 구성원들의 사전심의 및 교육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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