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호우로 7명이 사망하는 등 재난에 가까운 상황인 가운데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SNS에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며 손으로 ‘브이(V)’를 그린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까지 나오자 박 구청장은 해당 게시글을 내렸지만 누리꾼들이 해당 게시글을 캡처해서 댓글에 달며 비판을 이어가자 이번엔 댓글을 지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다”며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 꿀맛입니다^^♡”라고 밥을 먹으며 손으로 브이(V)를 그리기도 한 사진들을 올렸다. 

▲ 지난 8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올렸던 페이스북 글. 현재는 삭제됐다
▲ 지난 8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올렸던 페이스북 글. 현재는 삭제됐다

사실상 재난상황인데 공직자가 분위기 파악을 못한 채 엉뚱한 게시글을 올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9일 오전 현재 해당 게시글을 지워졌고 박 구청장은 빗물펌프장에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저녁식사 게시글 캡처본을 댓글에 올리면서 왜 지웠는지 입장을 묻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 구청장은 댓글로 “늦게까지 일하고 배고파서 퇴근길에 직원들과 만원짜리 김치찌개와 전을 먹었다”라며 “그러나 술은 마시지 않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전을 먹어서 죄송하다”라고 올렸다. 

누리꾼들은 ‘술을 마셨는지 궁금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술을 마셨는지 여부가 아니라 분위기 파악을 못한 것’ 등의 댓글을 이어갔다. 그러다 일부 댓글이 지워지자 댓글을 삭제하는 것에 대한 비판 댓글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부적절했던 게시글 삭제와 누리꾼들의 댓글 삭제를 비판하는 댓글. 사진=박강수 페이스북
▲ 부적절했던 게시글 삭제와 누리꾼들의 댓글 삭제를 비판하는 댓글. 사진=박강수 페이스북

박 구청장은 또 다른 댓글에서 “어제는 악의적인 댓글에 혼란스러웠다”며 “날 밝으면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당 댓글에 대해 한 누리꾼은 “비판을 ‘악의적 댓글’로 이야기하면 역풍이 좀 더 심할텐데”라고 우려하는 의견을 달기도 했다. 

게다가 박 구청장은 자신에게 비판 댓글을 단 누리꾼을 향해 “문재인을 존경하는군요”라고 썼다. 사안과 관련 없이 진영논리로 시민들을 공격한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박 구청장은 보수매체로 분류되는 시사포커스 회장 출신이다. 박 구청장은 지난 2월말까지 자신이 창간한 시사포커스와 지역언론 마포땡큐뉴스에 당시 구청장인 유동균 마포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과 민주당 비판 칼럼을 다수 작성하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마포구청장에 당선됐다. 

▲ 9일 오전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빗물펌프장 방문 사진을 올렸다. 사진=박강수 페이스북
▲ 9일 오전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빗물펌프장 방문 사진을 올렸다. 사진=박강수 페이스북

이에 마포구청 관계자는 9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해명자료를 만들고 있는데 오전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오후 2시 현재 관련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박 구청장이 칼럼니스트 자격으로 시사포커스에 쓴 칼럼 “정신 못 차린 마포구, 코로나 시국에 구민 안전 내버렸나”를 보면 “마포구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흘째 2000명대를 기록 중이던 지난 13일 유동균 구청장은 물론 간부급 공무원들 포함 80여명이 단체 산행과 식사까지 한데다 이들 중 4명의 공무원은 코로나19 확진자였던 것으로 밝혀져 도마에 오르고 있다”며 “경솔하다 못해 아주 정신머리가 없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박 구청장은 칼럼에서 “설령 ‘위드 코로나’ 상황이더라도 단체 행사는 가급적 자제한 채 구청장부터 최소한 일반 구민들보다 더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관리에 힘써야 하는 것 아닌지, 지자체장으로서 그런 기본적인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인지 구청장에게 한 번 묻고싶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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