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아쉽다. 결국엔 ‘김어준 언제까지 해?’, ‘김어준 언제 하차해?’로 귀결된다. 이 시대 공영방송의 필요성과 본질, 그 흐름 안에서 TBS의 역할과 같은 것들은 사라지고 ‘김어준’만 기사화된다. 다른 공영방송도 마찬가지였다. 정권이 바뀌면 공수가 교대되고 본질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뉴스공장’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도 비판과 함께 동시에 ‘왜 이 프로그램이 15% 가까운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깊이 있는 논의를 먼저 해야 개선 방안이 나올 수 있다. TBS를 통해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 ‘시민의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장의 말이다. 조 지부장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TBS지부가 함께 연 ‘TBS조례폐지안 철회와 지역공영방송특위 설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TBS 지부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TBS 지원 폐지’를 위한 조례안 통과를 반대하고 ‘지역공영방송특위’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자고 주장했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TBS지부는 서울시 의회 산하에 ‘공영방송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이 특별위원회를 통해 TBS 문제를 논의하자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에서 논의 중인 ‘TBS 조례 폐지조례안’과 관련해 공청회와 토론회를 특위 주체로 이관해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자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특위의 투명성을 위해 서울시의회 추천, 서울지역 소재 시민사회단체 추천, 미디어 관련 학계 추천 등으로 추천 주체를 다양화해 자문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장. 사진=언론노조.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장. 사진=언론노조. 

이들이 ‘지역공영방송특위’를 제안했지만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TBS조례 폐지안의 올 정기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7월22일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김현기 의장은 “노조와의 절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조례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TBS지부는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한 소통을 계속해서 강조하며 제안 중이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서울시의회가 특위를 거부할 시, 그 이유를 밝혔으면 한다”며 “의회를 위해서도, 형식적으로도 토론회를 거쳐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능동적으로 의장과 특위에 요청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권력 개입’과 ‘뉴스공장’ 중 무엇이 더 해롭냐는 양비론”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TBS지부는 특히 TBS 논의가 모두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연결돼 마치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폐지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언론노조와 TBS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TBS에 반드시 필요한 논의는 시민들의 평가와 자리매김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라며 “재원 문제 등 구조적 취약성은 시민사회의 비판처럼 TBS 내부 구성원이 ‘뉴스공장’과 같은 킬러 콘텐츠의 상업적 성취에 안주하고 의존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뉴스공장’에 대한 여러 비판의 답이 될 수 없음을 TBS지부 구성원들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권력 개입’과 ‘뉴스공장’ 가운데 무엇이 더 해롭냐며, TBS콘텐츠에 대한 시민들의 정당한 비판을 양비론의 한 축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TBS는 거대양당 사이의 편협한 균형을 넘어 시민들이 제기해 온 저널리즘, 인권, 평등, 지역의 가치에 과연 제대로 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적 재원 조달의 연속성 담보 △상업광고 허용 등 규제 변화 △지역공영미디어로서의 법률적 근거 등 TBS를 둘러싼 제도적, 구조적 취약성과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출처=언론노조.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출처=언론노조.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권력 개입과 뉴스공장 가운데 TBS에 무엇이 더 해롭냐는 질문은 잘못됐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TBS 문제는 두가지다. 서울시가 조례 폐지안을 통해 지역의 공영방송을 말살하려한다는 것과, TBS 내부적으로 편성의 문제와 프로그램 질의 문제 역시 있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둘 다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 역시 “TBS에서는 ’뉴스공장‘뿐 아니라 ’짤짤이쇼‘ 등 비슷한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보수 성향의 채널들이 조회수를 위해 하는 양상과 비슷하다”며 “이런 양상이 한국의 정치 다양성과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야 하며 TBS 시사 기능에 대해 앞으로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TBS 구성원의 이강택 대표 사퇴 요구엔 “거래 차원 아냐”

현재 언론노조 TBS지부는 이강택 TBS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잘못된 대응이라는 대외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대해 조정훈 TBS 지부장은 “보궐 선거 전부터 TBS 구성원들은 이강택 대표에 정치지형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고 논리를 점검하자고 요구했는데 그것들이 묵살됐다”며 “다만 대표 사퇴와 조례안 폐지를 거래하겠다는 논리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조 지부장은 “사측 역시 시의회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8월19일 임시회가 열리기 전 면담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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