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정체성은 리버럴도 아니고, 진보정당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86세대 정치인들의 도덕적 우월감이 민주당을 성공시킨 정치적 자양분이 됐지만, 지금은 사소한 개인의 도덕적 흠결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특히 86세대들의 ‘민주 대 반민주’ ‘민주당 정부만 민주정부’라는 87년식 인식 틀을 버리고, 국민의힘도 우리 민주주의 체제 안에 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보고 정치 개혁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난 17일(금) 민주당 강민정, 양이원영, 이수진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1명이 주최한 ‘선거 평가 연속 토론 3차 - 민주당 성찰과 과제’ 토론회에서 장은주 영산대 교수는 자신은 검찰개혁과제를 지지했고 중요한 개혁 과제라고 봤지만 민주당 정부는 검란도 제압하지 못했고, 사회경제적 차원의 촛불 염원도 제대로 수행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런 기본 전제 속에서 장은주 교수는 “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정당으로서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이 부재하거나 불투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흔히들 우리 민주당을 리버벌이다라고 하지만 전혀 민주당은 리버럴한 정당이 아니다. 입법 활동에서도 그렇고 당 정치 문화에서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장은주 교수는 “제가 볼 때 진보정당이라고 얘기하지만 사회경제적인 그런 차원에서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재분배를 지향하는 진보정당도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자신이 86세대이고 86세대 정치인들과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장 교수는 “86세대의 진보정치라는 것이 가치지향, 이념, 이런 측면에 있어서 엄청나게 불투명한 진보였다라고 하는 점은 분명히 지적이 돼야 할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맞는 정치 철학, 정치 이념을 스스로 연구하고 다듬어내고 체계화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월감에 초점을 둔 정치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도덕 정치의 덫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도덕 정치적인 틀이 사실은 민주당을 성공시키는 상당히 중요한 정치적인 자양분인 것은 맞다. 과거 우리가 개인의 영달 이런 것들을 뒤로하고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헌신을 하면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왔다고 하는 이게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됐는데 그게 사실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며 “그걸 알기 때문에 언론이든 여당이든, 보수 쪽에서 공격을 한다. 사소한 개인의 도덕적 흠결 이런 것들 자체가 엄청난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을 하는 이걸 도덕 정치의 덫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런 걸로 작동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쨌든 우리가 아무리 국힘당이나 보수진영이나 기득권 세력에 대해 어떤 적대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틀 속에서 문제들을 바라봐야 하는데 과도한 도덕주의적인 접근, 이런 것들을 통해 민주적인 정치 틀 안에서 해결하기 힘든 그런 방식으로 대립 전선을 형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장은주 교수는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87년식 인식 틀 이런 것들을 버리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계속해서 지금도 민주 대 반민주, 민주당 정부만 민주정부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냉정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며 “여전히 많은 80년대 이후 80년대식 진보의 세례를 받은 많은 동료들 선후배들 이런 사람들이 ‘국힘당 보수 세력들 소수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지금 국힘당이 상당히 극우 강경파가 집권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 민주주의 체제이고, 그렇다면 이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더 나은 진보 이런 걸 하려면 저는 정치개혁이라는 거기에 초점을 둬야한다”고 밝혔다.

장은주 교수의 더 자세한 발제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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