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윤리심판원의 최강욱 의원 징계 논의가 시작되는 20일 민주당의 징계 약속을 지키는 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원장 박혁 변호사)은 이날 오후 4시에 연다고 조오섭 대변인이 미디어오늘과 SNS 메신저를 통해 밝혔다. 윤리심판원은 회의에서 최 의원 행위의 부적절성 여부,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민주당이 혁신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지금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하나는 혁신의 길로, 동지의 잘못을 처벌하고 국민께 다가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팬덤의 길이다. 동지를 감싸주고 국민께 버림받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바로 오늘,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이 어느 길로 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 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전 비대위원장 박지현의 약속이 아니라 민주당의 약속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최강욱 의원이 윤리심판원 출석을 미루며 징계 처리도 미뤄졌고, 비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당이 수용하지 않아 선거 뒤 윤리심판원에서 징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고 설명하면서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늘”이라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당시 구자열 원주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박지현 페이스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당시 구자열 원주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박지현 페이스북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룬다면,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는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 의원을 두고 “거짓과 은폐와 2차 가해로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권력을 쥔 다수파라는 오만과 범죄를 저질러도 감싸주는 방탄 팬덤에 빠져, 반성하고 거듭나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강욱 의원이 징계 논의에 오른 것은 지난 4월 법무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실시한 당 내 비대면 회의에서 모 의원을 향해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실제 어떤 발언을 어떤 맥락에서 했는지에 관해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논의를 통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지난달 27일자 온라인 기사 ‘[단독] “최강욱 성범죄 의혹, 민주당 내부 조사보고서만 23페이지”’에서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가 “최 의원과 관련한 여러 사건의 민보협 결과보고서는 사실관계, 증빙 자료 등을 포함해 모두 23페이지 분량”이라며 “당의 결과보고에 따라 공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보좌진협의회(회장 이동윤)는 20일 미디어오늘과 SNS메신저 대화에서 “민보협 결과보고서는 23페이지 분량인 건 맞는데, 그 외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최강욱 페이스북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최강욱 페이스북

 

민주당 윤리심판원 규정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징계처분, 기각, 각하, 재심 인용, 재심 기각 등이며, 징계처분의 종류는 제명, 당원 자격 정지, 당직 자격 정지, 경고로 구성돼 있다. 윤리심판원 규정에 따르면 징계 당사자는 결정을 통보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신청을 할 수 있고, 윤리심판원은 재심 접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심사·의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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