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뉴스신뢰도가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신뢰 1위 언론사는 YTN, 불신 1위 언론사는 TV조선이었다. 한국 뉴스이용자 3명 중 2명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고, 뉴스에 관심 없다는 응답은 5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뉴스를 이용할 때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였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2> 결과다. 

한국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는 2021년보다 2%p 낮아진 30%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6개국 가운데 40위로, 지난해 38위에서 두 계단 하락했다. 46개국 평균 수치는 42%다. 한국은 처음 조사에 참여한 2016년 22%, 2017년 23%, 2018년 25%, 2019년 22%, 2020년 21%로 매년 최하위를 기록하다 지난해 32%로 크게 올랐다. 뉴스 신뢰도 1위는 핀란드(69%)였다. 미국은 26%로 슬로바키아와 함께 뉴스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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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이슈 보고서 갈무리. 

올해는 조사대상 국가 3분의2 이상에서 전년 대비 신뢰도가 하락했다. 최진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15일 미디어이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뉴스리포트 2022> 주요 내용을 소개하며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다른 정보원에 비해 공신력 있는 정보로 언론사 뉴스가 주목받으며 세계적으로 상승한 뉴스 신뢰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며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이용률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한국의 주요 뉴스 매체 15곳 뉴스 신뢰를 조사한 결과에선 YTN이 지난해에 이어 신뢰도 1위(50.75%)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SBS(48.90%), KBS(48.70%), JTBC(48.09%)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언론사들의 신뢰는 지난해보다 모두 낮아졌는데, 특히 JTBC 감소폭(-6.77%p)이 제일 컸다. 지난해 순위에선 YTN이 56.4%로 1위, JTBC가 54.86%로 2위, MBC가 52.8%로 3위, KBS가 51.71%로 4위였다. 

▲TV조선.
▲TV조선.

불신도에선 TV조선이 지난해 1위 조선일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TV조선은 40.73%, 조선일보는 40.15%로 1위와 2위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어 중앙일보가 35.63%로 불신도 3위, 동아일보가 34.97%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위는 조선일보가 39.5%로 1위, TV조선이 37.98%로 2위, 동아일보가 34.14%로 3위, 중앙일보가 33.67%로 4위였다. 

한국 이용자 3명 가운데 2명(67%)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2017년(52%)에 비해 15%p 증가한 수치로, 46개국 평균은 69%였다. 뉴스 신뢰도가 높은 덴마크(45%)와 핀란드(47%)의 뉴스 회피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뉴스 회피 경험이 있는 한국 이용자가 가장 많이 꼽은 회피 이유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42%)였다. 같은 회피 이유를 꼽은 46개국 이용자 평균은 29%였다. 한국 이용자의 15%는 “얻은 정보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낀다”고도 답했다. 

한국 이용자 중 “뉴스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도 13%로 5년 전(6%)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조사대상 국가 평균 역시 5년 전 5%에서 올해 12%로 높아졌다. “뉴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한국 이용자의 응답도 2016년 2%에서 올해 6%로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은 15%, 영국은 9%로 한국보다 높았다. 최진호 선임연구위원은 “뉴스 매체의 정파적 편향에 따른 불신이나 정보의 과잉에서 비롯되는 피로감과 무력감이 뉴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언론자유 인식평가 항목에선 한국언론의 정치적 독립성에 이용자 19%가 동의했고, 상업적 독립성에 대해선 18%가 동의했다. 여전히 하위권 성적이지만,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각각 7%p와 6%p 상승한 수치다. 한국의 경우, 진보 성향 응답자가 한국언론의 정치적 자유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7년 11%에서 2022년 32%로, 상업적 자유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7년 12%에서 31%로 크게 올랐다. 

반면 보수 성향 응답자가 한국언론의 정치적 자유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7년 21%에서 2022년 16%로, 상업적 자유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7년 23%에서 2022년 19%로 낮아졌다. 이를 두고 최진호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조사 시점 당시 집권하고 있는 정부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언론 자유를 달리 평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의 전문 조사회사 유고브(YouGov)가 지난 1월11일부터 2월21일까지 46개국 시민 9만3432명을 대상으로 설문에 나섰다. 한국 시민은 2026명이 응답했다. 

▲Gettyimages.
▲Gettyimages.

디지털 뉴스 이용방식에서 한국은 포털과 같은 검색 엔진 및 뉴스 수집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뉴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8.60%로 46개국 가운데 일본(69.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17년 응답 비율이 77%였던 점에 비춰보면 완만한 감소세다. 뉴스 웹사이트나 앱에 직접 접속해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5%로 조사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46개국 평균 2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로, 뉴스 신뢰가 높은 핀란드(65%)나 노르웨이(59%) 등과 매우 큰 차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는 응답 비율은 2017년 9%에서 2022년 15%까지 증가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뉴스 이용행위에서 한국은 유튜브를, 46개국 평균은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용자의 경우, 유튜브(44%), 카카오톡(24%), 페이스북(14%), 인스타그램(11%)순으로 나타난 반면, 46개국 평균은 페이스북(44%), 유튜브(30%), 왓츠앱(22%), 인스타그램(17%) 순이었다. 한국은 2017년부터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튜브 뉴스 이용에 있어 한국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많이 이용하는 46개국 평균과 눈에 띄는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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