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현정의 뉴스쇼’ PD가 지상파로 이직하는 등 CBS 인력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내부 구성원들은 인력 유출을 우려하면서 사측이 제시한 비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5월31일 발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노보 가운데, 반태경 CBS지부 노조위원장은 “CBS의 미래를 함께하길 기대했던 동지들이 나갔다”며 “간판 프로그램을 맡았던 제작국 피디들의 연이은 퇴사에 경영 직군 후배마저 회사를 떠났다. 붙잡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속이 쓰리다”고 밝혔다.

▲CBS 사옥. 
▲CBS 사옥. 

노보를 통해 CBS 내부에서는 사측이나 보도국장이 목표로 제시하는 ‘네이버 구독자 300만 달성’을 위한 ‘기사 할당제’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CBS OTT’와 같은 방안이 언급되는 분위기에도 정확한 설명이 없다며 사측에 설명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태경 노조위원장은 “C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추락하고 있다”며 △‘노컷비즈’ 출범이 수익만 좇는 건 아닌지 △‘네이버 구독자 300만 달성’이 노컷뉴스의 지향점이 맞는지 △교계 일각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누군가는 뉴스를 사유화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 노보에는 5월23일 CBS에서 열린 기자협회 총회 소식도 있다. CBS 보도국장이 목표로 삼고 있는 ‘네이버 구독자수 300만 전략’에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내부 분위기가 전해졌다.

CBS 기자협회는 “정량적인 접근으로 각 부서별 기사 할당제까지 나왔고 기사 할당제가 300만 달성에 적합한 전략인가”라며 “노컷팀 이슈 대응을 강화하고 인력과 편집 전략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 되물었다.

CBS 기자협회는 “사안의 본질을 꿰뚫는 분석 기사, 리라이팅 기사, 스토리텔링 기사 등 질 높은 기사를 생산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노컷뉴스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고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방안”이라며 “하루하루 때우는 기사가 아닌 의미있는 기사를 남기는 것이 기자들이 원하는 바”라고 밝혔다.

CBS에서 최근 ‘CBS OTT’가 언급되고 있는데, 사측이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실렸다.

CBS 기자협회는 “통상의 OTT 개념처럼 대형 플랫폼을 만들어서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유튜브 등에 CBS의 콘텐츠를 방송하는 실시간 스트리밍 채널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그 개념조차 공유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며 “조속한 시일 내 OTT 관련 설명회와 토론회를 개최해 핵심 내용을 공유할 것을 사측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OTT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문제 등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CBS측은 “CBS뿐만 아니라 미디어 업계 전체가 대이직의 시대에서 자율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CBS는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충원해 역량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OTT 전략 방안 등을 인큐베이팅 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 과정에서 전 사원이 참여하는 ‘미디어 4.0 아이디어 공모전’을 기획하고 이를 공유하는 등 단계별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수정 : 7일 15시 45분 / 본지 보도 이후 CBS 사측이 전달해온 입장을 반영했습니다. ]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