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월 시청자위원회에서 최근 논란이 된 ‘열린음악회’ 청와대 개방 특집 편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KBS는 전 대통령 때도 청와대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KBS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올린 5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권순택 시청자위원(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KBS 열린음악회 방영에 관한 질문을 했다. 회의는 열린음악회 방영 사흘 전인 5월19일 열렸다.  

조현아 예능센터장은 “문체부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의뢰를 받아서 제작을 추진하는 것을 제안 받았다”며 “고민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우리로서는 청와대 개방의 의미를, 정치적 역사의 공간에서 문화적 역사의 공간으로 변모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답했다. 

▲ KBS '열린음악회' 갈무리
▲ KBS '열린음악회' 갈무리

조현아 예능센터장은 “중립성을 지키는 것에 대해 연출진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영삼 대통령 때도 청와대 개방을 해서 열린음악회를 한 적 있었고, 김대중 대통령 때도 개방한 적 있었다”며 “그때도 열린음악회는 연출적인 측면에 있어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음악 프로그램에 훨씬 더 초점을 맞췄다. KBS로서, 중립성을 해치는 것에 대해 많이 우려하면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덕재 부사장 역시 “열린음악회는 여러 외부기관들의 요청과 협조에 의해 많은 부분 제작되고 있다”며 “우리가 이것을 피한다면 그것도 이상한 이야기가 된다. 이런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지 않겠다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순택 위원은 KBS 윤리강령에 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권 위원은 “(김기흥 전 KBS 기자가 지난해) 6월25일 사표를 제출했고, 28일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윤석열 캠프로 직행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들이 있다”며 “그동안 본인이 언론사 이름을 걸고 작성·제작해왔던 모든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의심 받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은 “현재 KBS 윤리강령을 보면 프로그램 진행자와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개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후에라도 윤리강령 위반 여부는 공표돼야 한다. 그것이 폴리널리스트 당사자에게 보다 큰 책임을 묻기 위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덕재 부사장은 “다 옳은 지적”이라며 “좀더 실효성 있는 것이 될 수 있도록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범위 확대, 사후 윤리강령 위반 여부 공표, 이 취지에 아주 공감한다. 이런 부분들을 포함해 윤리강령을 개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욱 위원(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새 시사·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시사멘터리 추적’ 속 ‘이슈 추적’ 코너에 관해 “기존에 ‘질문하는 기자들Q’ 프로그램 전체 시간을 할애해 미디어 비평 내용을 담았다면 시사멘터리 추적에서는 미디어 비평 영역이 3가지 코너 중 하나, 3분의 1로 축소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KBS '시사멘터리 추적' 갈무리
▲ KBS '시사멘터리 추적' 갈무리

지 교수는 “뉴스와 정보가 범람하는 현재, 미디어 업계의 잘못된 취재와 관행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미디어 비평 영역의 축소라는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앞으로 시사비평과 더불어 미디어 비평도 비중 있게 다루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양봉 시사제작국장은 “질문하는 기자들Q가 미디어 수용자, 그리고 미디어 종사자들이 다 만족할 수 있는, 공감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겠다는 포부로 출발했지만 역량·자원 투입 대비 성과가 너무나 낮았다”고 밝혔다.

안 국장은 “이런 시간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기자들의 일종의 전투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며 “제작진과 깊은 토론을 했고 계통을 통해 보고를 하고, 수정하면서 ‘미디어 추적’이라는 한 코너로 가야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