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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본사.

올해 7월15일부터 17일까지 르몽드의 여섯 번째 저널리즘 페스티벌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6년부터 해마다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마을, 쿠튀르 쉬르 갸론(Couthures sur Garonne)에서 3일 동안 열린다. 르몽드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이제 시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친근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언론인과 미디어 전문가, 화제의 인물 등을 직접 만나 대화하고 토론하는 대표적인 저널리즘 행사로 자리 잡았다. 

애초에 르몽드의 독자공동체 강화를 위해 기획되었던 이 페스티벌은 이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독자와 직접 접촉을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참여 매체도 프랑스 매체뿐 아니라 스위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언론사로 확대되었고, 직업 언론인뿐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유튜버, 틱톡커, 인스타그래머 등도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의 와인 생산자, 농축산물 생산자도 함께 한다. 

이 페스티벌은 독자와 함께 7개 테마를 먼저 선정하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토론과 만남, 워크숍, 콘서트, 영화상영 등으로 구성된다. 저널리즘에 관해서는 세 가지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미디어 집중’, ‘전쟁보도’, ‘언론의 객관성’이 선정되었다. ‘미디어 집중’은 최근 프랑스 언론 관련 이슈 중에서는 가장 자주 거론되는 주제라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전쟁 무기’로 변질된 뉴스 정보와 러시아의 언론 자유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마지막으로 ‘언론의 객관성’은 중립성이나 정직성과 구별되는 ‘객관성’이라는 용어 자체의 정의와 더불어 이것이 과연 실천 가능한 저널리즘 규범인지 아니면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에 불과한 것인지를 논의한다. 나아가 양극화와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저널리즘은 어떤 저널리즘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 밖에 시사 이슈와 관련된 주제로 ‘불평등과 생태학적 전환’, ‘국경과 난민 제재’, ‘기후위기와 인구변동’, ‘건강한 식습관’ 등이 선정되었다.

페스티벌 참여자들에게 이 행사는 단지 시사 현안과 저널리즘의 이해를 돕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참여자들은 화제의 인물이나 언론인과 함께 강가를 산책하기도 하고, 콘서트를 즐기면서 로컬푸드를 경험할 수도 있다. 나아가 자녀의 뉴스 리터러시에 관심 있는 부모에게도 꽤 매력적인 행사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저널리즘 체험학교’가 열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언론인 및 교육자들과 매일 함께 ‘르 프티 몽드’라는 페스티벌 소식지를 제작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사회 현안뿐 아니라 뉴스주기와 생산과정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저널리즘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이러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덕분일까. 이 페스티벌의 참여자는 해마다 급증해 2019년에는 3일 동안 약 6000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제는 명실 공히 언론인들이 독자가 함께 교감하고 어우러지는 최고의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다. 

저널리즘 페스티벌의 총책임자인 르몽드의 질 반 코트에 따르면 이 행사의 원칙은 독자와의 상호작용과 대화 촉진이다. 프랑스 사회를 가로지르는 균열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데 있어서 언론인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독자와 함께 논의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도시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일회성 행사였다면 독자와의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 덧붙인다. 

혹여 지금이라도 독자들의 불신 가득한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언론사가 있다면, 그리고 어떻게라도 이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고 싶다면,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독자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 자신들의 ‘배후세력’이 정치권력, 자본권력이 아닌 독자이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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