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국민의힘 경쟁상대인 윤형선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경합이라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와 논란이다. 일주일 전 만해도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왔으며 압도적으로 앞설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달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 자신은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신도 예외는 아니라면서도 조사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지층에서는 조사과정에서 보수성향의 고령층을 과다표집해 조사한 뒤 가중치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해당 여론조사기관을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해당 여론조사기관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여론조사 기준을 준수했다며 조작 왜곡 주장은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된 여론조사결과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대표 이준호)가 지난 19일~20일 이틀간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에스티아이는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5.8%,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49.5%로 나타났다(‘없다’ 3.1%, ‘잘 모르겠다’ 1.7%)고 밝혔다. (조사방법 : 휴대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최대표본오차 ±3.3%p, 응답률 6.4%,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 범위 내이지만 일주일 전만해도 이재명 후보가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 큰 변화가 나타난 결과다. 이를 두고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초반 판세는 의외로 오차범위내 혼전으로 드러났다”며 “정권안정론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전국적 흐름에 계양을 보선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STI는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21일 발표한 인천계양을 여론조사결과 통계표 표시. 사진=에스티아이 조사결과 강조표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21일 발표한 인천계양을 여론조사결과 통계표 표시. 사진=에스티아이 조사결과 강조표시

 

이를 두고 이재명 후보 지지성향의 한 시민단체는 에스티아이의 여론조사가 고의적으로 불공정 조사를 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신승목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대표는 보도자료를 내어 23일 오후 경찰청 앞에서 에스티아이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에스티아이 조사결과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16~17일 계양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 50.8%, 국힘 윤형선 후보 40.9%로 오차범위 밖의 차이가 나왔다는 점을 들었다. 신 대표는 “에스티아이의 여론조사는 조작.왜곡을 통한 정반대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과거 선거 및 지난 20대 대선 결과에서 드러난 결과 등 통계수치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계양을에서 항상 최소 9%~20% 가까운 차이로 완승했다”고 추정했다.

특히 신 대표가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은 에스티아이의 응답자 분포 가운데 50대와 60대 등 반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들을 59.3% 조사하고 20~40대 응답자는 40.6% 조사해 각각 가중치를 반영했다는 점이다. 신 대표는 “정상적인 여론조사는 선관위에 등록된 유권자수에 따른 인천 계양을 지역의 총 유권자수(20대 대선 기준 13만7639명)의 연령대별 비율(18~29세, 30대, 40대 총 유권자수의 50%, 50대, 60세 이상 총 유권자수의 50%)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객관성‧공정성을 유지한 정확한 여론조사를 할 수 있으나 에스티아이는 이를 무시한 채, ‘가중값 적용 기준’ 49.8%인 18~29세, 30대, 40대에 대한 여론조사를 40.6% 반영해 10%가량 낮게 조사 완료한 반면, 보수성향이 높은 ‘가중값 적용 기준’ 50.1%인 50대, 60세 이상에 대한 여론조사를 59.3% 조사 완료해 10%가량 높게 조사완료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대선 기준 5060 유권자 비율은 49.9%, 만18~40대 49.8%다.

이에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에스티아이를 두고 “고의를 갖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낙선목적 및 상대인 윤형선 후보에 대한 당선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조작·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내어 선거에 적극적 개입, 여론조사기관으로서 객관성•공정성을 중대히 위반한 반국가적 중대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스티아이 측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조사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재균 에스티아이 책임연구원은 23일 오전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답변서에서 ‘고령층(5060층)이 과다표집되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본 여론조사의 연령별 표본추출과 가중치 적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심위)에서 정하고 있는 ‘선거여론조사기준’을 준수하여 진행하였다”며 “따라서 위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고령층이 과다표집되어 이에 가중치를 적용한다 해도 제대로 된 조사결과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박 책임연구원은 “연령층에 따른 응답의 차이 때문에, 인구비례에 맞게 가중치를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 허용 기준을 여심위에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주장 역시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를 저질렀다는 적페청산국민참여연대 고발에 박 책임연구원은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인천계양을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추가로 나왔다. 기호일보가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양일간 성남 분당갑과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각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에서는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47.9%,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7.4%를 얻어 0.5%p 차 혼전 양상을 보였다고 23일자 기사에서 보도했다. 기호일보는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출마가 민주당 인천지역 선거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응답과 부정적인 응답이 0.6%p 차로 대등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경인일보도 23일자 1면 ‘[계양구을 보선 여론조사] '골리앗 vs 다윗' 뜻밖의 경합… 이재명·윤형선 0.3%p 초박빙’에서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도는 46.6%,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지지도는 46.9%로, 0.3%p 격차의 초박빙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0~21일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4.4%p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나오자 이재명 후보도 조사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후보는 23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연결에서 ‘에스티아이 여론조사결과’를 들어 오차범위내 역전도 있었다는 진행자 질의에 “조사 결과는 존중해야 되고, 최근에 이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보수 결집도에 비해 민주당 결집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렇다”며 “대선 패배의 후유증인데 다녀보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하거나 저를 붙잡고 우시거나 ‘아직도 TV를 못 키겠다’, ‘밥이 안 넘어간다’는 분도 계신다. 좌절감이 크게 지배하고 있어서 결집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 점 때문에 당이나 저나 직접 출전해서 결집도를 좀 제고, 올려야된다, 이런 판단을 하게 된 이유”라며 “아직까지는 결집도가 많이 떨어지는 포기 상태, 좌절 상태, 이게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