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부활 방침에 “정말 잘했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이와는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합수단의 1호 사건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밝혀 이 사안을 보는 시각에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한 장관 임명과 뒤따른 검찰 인사가 보복인사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해 민주당 내부와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한동훈 장관 임명’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보고, 제가 경쟁을 했던 상대 입장에서 상대가 국민의 선택을 받았고 또 첫 출발하는 상황인데 아직 뭐라고 직접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잘하기를 기대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말씀드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야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라며 “정치라고 하는 게 서로 존중하고 잘하기 경쟁을 해야지 상대방 죽이려고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소위 정치탄압, 정치보복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 검찰 행태를 보면 대한민국 경찰, 검찰처럼 수사기소권 남용해가지고 정치에 개입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 이번 인사가 정치적인 의도, 보복 수사 이런 걸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검찰인사라고 본다는 말씀이냐’는 김현정 PD 질의에 이 위원장은 “제가 그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거리를 뒀다.

한동훈 장관의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발표와 그 1호 사건이 ‘루나 테라’ 코인 사태 사건 또는 ‘신라젠이나 라임 옵티머스 사건 재수사’로 전망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전에도 증권범죄합수단을 폐지했을 때 저는 잘못됐다고 얘기했고, 증권범죄나 화이트칼라범죄, 집단범죄, 이런 거는 정말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증권범죄합수단 부활한 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더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인천 송도에서 나들이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TV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인천 송도에서 나들이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TV 갈무리

‘라임 옵티머스 사건’, ‘신라젠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특정 사건을 언급할 입장은 아니나, 상식과 법에 따라 증권범죄, 주가조작, 펀드사기 이런 것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되는 건 맞는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이 같은 이재명 위원장의 발언 기류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합수단 수사를 하겠다면 1호 사건으로 도이치모터스 사건이어야 한다는 반박성 촉구라는 점에서 더 강화하라는 이재명 위원장의 발언과는 강조점이 달라 보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합수단이 부패의 저승사자로 거듭날지 부패의 온상으로 남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사회적 강자에 대한 엄정수사 시스템 구축이라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2년 넘게 지지부진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부터 합수단 수사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이니만큼 대통령 배우자의 의혹은 더욱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지난 정부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강조했던 정희도 부장검사가 합수단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니 말로만 공정, 말로만 사회적 강자에 대한 엄정수사가 아닌 정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장관의 합수단 부활 방침에 “좋다. 그렇다면 합수단의 1호 사건, 지난 2년간 제대로 된 수사 없이 질질 끌어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파급력이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이 사건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합수단의 진정성을 보이기도 좋은 사례”라며 “공정과 상식이 있는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SBS는 지난 18일 저녁 ‘8뉴스’ 단독보도 ‘[단독] 한동훈이 되살린 ‘여의도 저승사자’ 1호 수사 루나’에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의 1호 수사 대상은 최근 폭락한 루나·테라 코인 사태로 확인됐다”며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 사건도 사실상 재수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SBS가 지난 18일 저녁 8뉴스 단독보도로 금융증권범죄 합수단 제1호 사건이 루나 코인 사태이며 라임·옵티머스 재수사도 포함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SBS뉴스 갈무리
▲SBS가 지난 18일 저녁 8뉴스 단독보도로 금융증권범죄 합수단 제1호 사건이 루나 코인 사태이며 라임·옵티머스 재수사도 포함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SBS뉴스 갈무리

SBS는 검찰 관계자가 “루나·테라 사건은 서민 다중피해 사건인 만큼, 법무부 내부 검토를 거쳐 합수단의 1호 수사 사건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하면서 “검찰은 합수단 출범에 앞서 이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법리 검토를 한 걸로 알려졌다”고 방송했다. 검찰관계자는 또 “두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인사이동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이재명 위원장의 대선 당시 법인카드 의혹에 문제가 있고, 도지사가 되면 ‘백현동’ ‘성남FC’ ‘대장동’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관훈토론회에서 언급한 것을 두고 이재명 위원장은 19일 뉴스쇼에서 “법인카드를 제 아내가 쓴 게 아니라 의전담당 공무원에게 사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게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성남FC 의혹을 두고는 “국민의힘이 고발해놓고 수사받고 있다고 언론플레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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