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선 전 조선일보 부국장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에 내정된 데 이어 이재명 채널A 앵커(동아일보 기자)도 새 정부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부대변인 모두 현직 언론인을 낙점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전 앵커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구한 말씀 올린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실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최근까지 기자로 방송 활동을 하다가 특정 정부에 참여하게 돼 송구할 따름이다. 저를 향한 모든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앵커는 “만 22년 넘게 기자 생활을 했다. 사건팀장, 청와대 출입, 국회반장, 논설위원, 방송 패널 등을 하며 여러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며 “이런 비판이 권력 내부에선 어떻게 공명을 일으키는지, 그 공명은 어떻게 사회 변화를 이끄는지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었다. 언로(言路)의 발신인이 아닌 수신인으로 그 시스템에 참여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 이재명 채널A 앵커(동아일보 기자)가 새 정부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채널A 토요랭킹쇼 화면 갈무리.
▲ 이재명 채널A 앵커(동아일보 기자)가 새 정부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채널A 토요랭킹쇼 화면 갈무리.
▲ 이재명 전 채널A 앵커 페이스북 갈무리.
▲ 이재명 전 채널A 앵커 페이스북 갈무리.

그는 “대한민국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정치뿐 아니라 행정과 시장, 그리고 언론을 포함한 시민사회 대표들이 한 데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곳이 작은 대한민국이 될 때 실제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더 큰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고민 속에 윤석열 정부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공정과 상식, 국익과 실용을 전면에 내건 정부”라며 “공정할 거란 믿음이 상식이 되고, 국익을 위한 실용이 원칙이 되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일 새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조선일보 기자 출신 강인선 인수위 외신 대변인을 내정한 바 있다. 강 대변인 내정자도 지난 3월 윤 당선자 측 제안에 기자직을 던지고 인수위 외신 대변인을 맡아 ‘언론의 중립성 위반’이라는 비판을 샀다.

이 전 앵커도 언론인의 정치권 직행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아일보 청와대 출입기자, 국회팀장, 정치부 차장 등을 지낸 베테랑 정치부 기자로 불과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채널A 뉴스 프로그램 ‘토요랭킹쇼’를 진행했다.

이 전 앵커는 9일 통화에서 “충분히 비판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직 언론인이 정치권에 직행하면 문제고 전직 언론인이 시간을 갖고 정치권으로 가는 건 괜찮다’는 식의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앵커는 “언론인으로서 여러 정부를 비판했다. 그런 비판이 실제 대통령실에선 어떻게 반영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체험·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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