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의 용산 대통령실이 출입기자 등록 기준으로 새로운 협회를 포함했다. 문호를 개방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해당 협회 및 소속된 매체의 전력을 놓고 볼 때 논란이 예상된다. 신청한 매체 중 일부를 배제할 수 있는 단서조항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해당 협회 소속 언론사 중에는 ‘5·18 북한군 침투설’, ‘4·15총선 부정투표 음모론’ 등을 다루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포털에서 퇴출된 매체, “국정원은 김대중 망국 귀신에 홀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해킹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무덤을 파고 부관참시를 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하는 인사가 대표인 매체 등도 있다. 해당 협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등록 기준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실은 지난 2일 ‘(가칭)대통령실 출입기자 등록공고’를 내고 “윤석열정부는 용산시대 개막과 함게 국민에게 다가가는 (가칭)대통령실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대통령 집무실 1층 내 프레스센터 조성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대상은 “구) (청와대)춘추관 출입기자(풀기자 등) 규정에 따른 등록 추진”이라며 “단 공간 등 제약으로 추후 조정 가능”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실에서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 등록 공고문
▲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실에서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 등록 공고문

 

먼저 주목할 부분은 ‘공간 등 제약으로 추후 조정 가능’이란 단서 내용이다. 공지대로 청와대 춘추관을 대신할 용산 대통령실 프레스센터를 마련하는 중이기 때문에 좌석규모에 따라 신청을 했더라도 일부 매체는 배제될 수 있다. 게다가 인수위는 “그밖에 언론 관련 종사자로서 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라는 규정이 있었지만 대통령실에선 이러한 재량규정도 없앴다.  

당선자 대변인실 관계자는 3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존 청와대 춘추관 출입기자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며 “(협회도) 동일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선자 대변인실 관계자도“(협회 규정이) 청와대 춘추관 규정을 봤을 때 똑같았다”며 “박근혜 정부 때보다 (협회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선자 대변인실은 대통령실 출입 등록기준으로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한국TV카메라기자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서울외신기자클럽 등 10곳을 제시했다. 지난 3월 인수위에서 제시했던 9곳에 더해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를 추가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이 이번 정부 출범 직후 2017년 6월 청와대 출입기자를 신규(추가)로 받기 위한 공고문을 확인한 결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없었다. 당시 청와대는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기자협회 △서울외신기자클럽 △해외문화홍보원 등 7가지를 제시했고, 미디어오늘의 경우 미디어비평지 성격상 협회를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자 이를 인정해 출입기자로 받았다. 

청와대 춘추관의 출입명단을 그대로 인계받지 않고 새 정부가 별도로 출입등록을 받는 것에 더해 ‘추후 조정 가능’이란 단서까지 종합하면 ‘(가칭)대통령실 출입매체’를 새로 선별하겠다는 뜻이다.

관련해 당선자 대변인실 관계자는 “(춘추관 때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프레스센터 공간이 확정되지 않았고, 춘추관장에 해당하는 ‘(가칭) 대통령실 프레스센터’ 책임자가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청한 매체 중 탈락매체가 있을지’ 등 최종 결과를 현재 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어떤 곳?

이번에 새 정부가 출입기자 조건으로 내건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협회장 강길모)를 두고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2007년 설립한 협회로 지민호 프리존뉴스(현 뉴스라이브) 사장, 강길모 프리존뉴스(현 뉴스라이브)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이 회장을 지낸 곳이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유명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이기도 하다. 

해당 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임원으로는 부회장에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정인대 뉴스프리즘 대표, 故 류태현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대표, 박종덕 데일리안 호남본부 대표, 김범수 미래한국 대표 등이 있다. 약 6년전 사망한 인사도 명단에 포함한 것을 보면 홈페이지가 제대로 업데이트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고문에는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 현소환 뉴스앤뉴스 대표,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등이, 운영위원에는 박한명 폴리뷰 편집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 편집장은 지난 2014년 백종문 당시 MBC 미래전략본부장, 정재욱 법무팀장이 MBC 파업 참가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와 프로그램 간섭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당사자다.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으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백종문 본부장의 발언이 알려졌다. 

협회사는 내외신문, 뉴데일리, 뉴스라이브(프리존뉴스), 뉴스앤뉴스(대표 현소환, 고문), 뉴스타운, 뉴스프리즘, 더타임즈, 독립신문(대표 신혜식), 마이미디어, 미래한국신문, 부채질닷컴, 빅뉴스(대표 변희재), 사이버 디펜스, 서울포스트뉴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시큐리티뉴스, 아우어뉴스, 업코리아, 올인코리아, 인터넷타임즈(대표 양영태), 자주국방네트워크, 조갑제닷컴, 코나스, 투데이포커스, 파이널뉴스, 기업일보, 프런티어타임스, 한국푸른쉼터신문, 노동일보(프레스24), Poll-tv, 뉴스쉐어 등이다. 

강경보수 성향의 매체들이 중심이 된 협회로 볼 수 있다. 인터넷미디어협회는 지난 2008년 5월 미국산 소고기 안전문제를 둔 사회적 논란 당시 성명을 내고 “사실상 치밀하게 조직화된 특정 정치세력과 미디어다음 등의 좌익 포털들이 이러한 여론을 주도하고 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좌익들의 준동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 지만원씨 음모론 글을 게재한 뉴스타운 화면 갈무리
▲ 지만원씨 음모론 글을 게재한 뉴스타운 화면 갈무리

 

회원사인 뉴스타운은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의 글을 실어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다. 그 외에도 4·15 총선 부정투표 음모론, 미국 대선 부정투표 주장을 칼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뉴스타운 퇴출을 결정했다. 뉴스타운은 전재료를 받지 않고 포털에서 검색하면 기사가 뜨는 ‘검색제휴’ 매체였는데 퇴출돼 포털에서 검색해도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없게 됐다. 뉴스타운 유튜브 채널인 뉴스타운TV는 같은해 8월 채널 자체에 ‘수익창출 중단’ 조치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사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경남 양산시(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선언 하면서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혔으나 입당하진 않았다. 이후 다시 문재인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5·18 북한군 침투설’ 뉴스타운 네이버 다음 ‘퇴출’]

협회 소속 중에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매체도 있었다. 올인코리아 사이트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 나오는 기사가 약 2년4개월 전인 2020년 1월에 작성됐다. 

▲ 올인코리아 첫 화면 갈무리
▲ 올인코리아 첫 화면 갈무리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지난 2015년 7월 “국정원은 지금 김대중 망국 귀신에 홀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00%, 조경태 의원 빼놓고 100% 다 해킹해야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의 무덤을 파고 부관참시를 해야하는 이유는 그렇지 않는 한 대한민국이 정상화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주장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올인코리아는 박근혜씨 탄핵무효 등의 주장을 보도해왔다. 조 대표는 종북좌익척결단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미래한국신문은 지난 2002년 창간한 주간지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미래한국 홈페이지를 보면 현재 발행인은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자문위원에 국민의힘 소속 김미애·신원식·유상범·윤창현·전주혜·정찬민·최형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편집고문에 박근혜정부 때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새누리당·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황우여 전 장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파이널뉴스’, ‘Poll-tv’ 등은 포털이나 유튜브에서 검색되지 않는 곳이었다. ‘시큐리티뉴스’, ‘업코리아’ 등은 홈페이지 주소는 확인할 수 있지만 접속이 되진 않았다. ‘부채질닷컴’은 약 15년전 인기있던 커뮤니티로 현재는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곳이다. 

▲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이 회원사로 밝힌 시큐리티뉴스의 경우 홈페이지 접속이 되지 않는다
▲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이 회원사로 밝힌 시큐리티뉴스의 경우 홈페이지 접속이 되지 않는다

 

미디어오늘은 ‘춘추관 기준에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없었다’며 해당 협회 포함 경위를 다시 질의했다. 당선자 대변인실 측은 3일 오후에도 “청와대 기준과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과 다른 답만 전했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에도 이날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답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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