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중소 지부 20여곳을 지원하는 정식 기구 ‘전국미디어연대협의회’ 발족이 중앙집행위원회의 내부 격론 끝에 무산됐다. 앞서 윤창현 위원장 공약 사항으로 중소조직 강화 특별위원회를 1년 간 가동했으나, 중집 결과 대다수 의견으로 정식 기구 전환이 부결됐다.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구 중소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속했던 23개 지부가 요청한 ‘정식 기구 결성’ 안건을 부결했다. 지난달 중집에서 중소조직특위 해산을 의결한 뒤 이날 새 협의회로의 전환을 부결시키면서, 특위에 속했던 지부들은 언론노조 교부금 등 지원을 받지 않고 비공식 조직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언론노조는 윤창현 신임 위원장 공약으로 기존 언론노조의 의사결정기구나 협의회가 포괄하지 않은 지부들의 노동 의제와 활동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중소조직특위를 세웠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로고
▲민주노총 언론노조 로고

특위엔 언론노조 대구MBC다온지부·MBC방송차량지부 등 비정규직 지부나 연합뉴스TV지부·MBN지부 등 언론노조 의사결정 기구에 속하지 못했던 사업장, 기독교타임즈지부·전기신문지부 등 중소규모 사업장 등이 포함됐다.

그러다 특위 활동 1년째인 지난 2월께 언론노조가 특위 해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산하 지부들이 반발에 나섰다. 특위 산하 25개 지부가 활동 연장을 요청하는 연서명을 제출했다. 대구MBC비정규직다온지부와 MBN지부 등은 특위 해산 안건이 상정된 지난 3월 중집에 참관해 활동 지속과 정식기구 전환을 요청했다. 일부 중집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소특위를 정식 협의회로 전환하면 향후 언론노조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특위 소속 지부들이 규탄 성명을 냈다. 

특위 소속 23개 지부는 당시 성명에서 “25개 조직이 하나의 조직으로 활동한 지난 1년은 우리 모두가 언론노조의 당당한 일원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언론노조 중집에서) 돌아온 것은 모욕적 언사와 배신감뿐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그동안 왜 수많은 조직을 협의회에 편입하지 않고 방치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힘없는 조직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해왔던 것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당시 언론노조 산하 중소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25개 지부들은 특위 정식기구 전환 요구를 담은 연서명부를 언론노조에 제출했다.
▲지난 2월 당시 언론노조 산하 중소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25개 지부들은 특위 정식기구 전환 요구를 담은 연서명부를 언론노조에 제출했다.

특위에 참여했던 한 중집위원은 협의회 전환 부결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전정남 동아일보신문인쇄지부장은 “(지부들의 요구를) 몇몇 조직의 근거도 명분도 없는 생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중소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직 MBC아트지부장은 “위원장 공약이던 중소조직 기구 구성이 노동자 당사자의 자발적 노력에도 무산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소특위에 참여했던 한 일간지 지부 A지부장은 “기존 언론노조 활동이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이뤄져왔다고 느낀다. 많은 지부가 언론노조 의사결정 사안에 의견을 내지 못하며 사업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고, 소통 창구도 없다고 느끼는 현실 자체를 곱씹어야 한다”며 “특위 목적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상황에서 특위가 해산됐고, 언론노조는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중소특위가 진행해온 법률자문과 의료혜택 서비스를 언론노조 본조에서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으며 “조직쟁의실의 일상적 활동을 수석부위원장이 직접 관리해, 그간 중앙에서 불찰해온 부분을 챙기겠다. 지난해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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