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 불리기도 한다. 장애인복지법 제14조(장애인의 날)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로 하며, 장애인의 날부터 1주간을 장애인 주간으로 한다”고 명시돼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날의 취지에 맞는 행사 등 사업을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날 방송과 신문에서도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각종 특집 프로그램과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KBS는 시사, 드라마, 라디오, 스포츠 등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먼저 ‘시사기획 창’은 19일 3년 전 고등학생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송예하 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고 이후 생긴 골수염이 심해지면서 허벅지 아래쪽을 잘라내야 했던 송 씨는 의족의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해 매우 놀랐다. ‘시사기획 창’은 다리를 잃은 장애인들이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의족을 어떻게 구입하고, 어떤 의족을 쓰고 있으며, 어떻게 생활하는 지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KBS 시사기획창.
▲KBS 시사기획창.

19일 KBS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장애 이해 교육 드라마 ‘장애인의 날 특집드라마-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을 방영하기도 했다. 자폐성 발달장애인 ‘승모’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직업을 찾기 위한 이야기였다. 장애로 인해 직업 선택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 승모가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사회로 나아가 자립생활을 준비하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담았다.

장애인의 날(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당일인 20일 오후 2시 KBS 제3라디오에서 기념식 중계방송을 편성하고 21~22일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21일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의 ‘장애인의 날 주간 특별기획–새로운 도전으로 장애를 넘다’에서 코로나19로 변화된 장애인들의 삶을 토크쇼 형식으로 다룬다. 22일 용궁을 복지원으로 비유해 복지혜택을 차지하기 위한 에피소드를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한 ‘전래동화-신별주부전’이 방송된다.

18일부터 3일간 열리는 ‘홀트 전국휠체어농구대회’ 중계도 있다. 결승전은 20일 생중계됐다. KBS 측은 “휠체어농구 중계방송은 KBS가 장애인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편성했으며, 특히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해 작년 도쿄패럴림픽에서도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MBC는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준비한 특집 방송 ‘봄날의 기적’을 방영한다. 이 방송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가정 장애아동들이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도록 후원을 받는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이번 방송에서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라는 부제를 통해 장애아동조기 치료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봄날의 기적’ MC로는 가수 이석훈과 방송인 도경완, 배우 표예진이 나선다.

시각장애 판사 인터뷰한 조선일보,
“이동권 보장되어야 공부도 하고 일도 한다”

방송뿐 아니라 신문에서도 장애인의 날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장애인의 접근성이 높은 미국의 IT업계 소식(2면)과 외부 필진인 이길보라 감독의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라는 기고(16면)를 실었다. 이 기고에서 이길보라 감독은 장애 부모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장애인의날’에만 특별하고 거창하게 호명되는 것이 싫었다면서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날’로 부르자며 이러한 관점으로 싸워온 이들의 역사를 조명한다.

조선일보는 국내 두 번째 시각장애인 판사인 김동현 판사를 인터뷰했다. 김 판사는 연세대 로스쿨에 대니던 2012년 의료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 다음해 로스쿨에 복학해 우등상을 받고 졸업을 했다. 그는 “장애가 있어도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만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도움 덕분에 그럴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일 조선일보 25면.
▲20일 조선일보 25면.

이어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그동안 평등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며 장애인을 차별해왔다”며 “이동의 자유가 보장돼야 일도하고 교육도 받으며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1면부터 장애인의 날 관련 기획을 펼쳤다. 청각장애인인 반려견 미용사 박선희씨를 인터뷰했다. 박씨는 출산 과정에서 난청이 생겨 29살에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 실기시험장에서 쫓겨났었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뀌었고 반려견 미용사가 되었다. 그 외 8면에도 장애인 자살률과 우울증에 대한 기사를 배치했다.

▲20일 한국일보 8면.
▲20일 한국일보 8면.

한국일보의 경우 1면에서 8면으로 펼쳐지는 기획에서 장애인 직장인 3명이 말하는 ‘사회의 벽’을 보여줬다. 목사라는 오랜 꿈을 내려놓고 노들센터 동료상담 활동가로 활동하는 유진우씨, 청각장애인 택시 운전사 신명호씨, 시각장애를 가진 사무직원 이혜정씨 등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일을 얻기까지의 어려움이나 일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인터뷰에 담았다.

▲뉴스타파 '그럼에도 출근'. 
▲뉴스타파 '그럼에도 출근'. 

뉴스타파는 ‘그럼에도 출근’이라는 영상 기사를 통해 지난해 12월3일부터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의 출근길을 3개월 동안 카메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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