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역 민심을 청취하겠다며 지역 순회를 하는 가운데 정작 지역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기자협회 소속 지역기자협회 일동은 20일 “윤석열 당선자는 지역 언론에 대한 취재 통제에 대해 즉각 진상규명하고 사과하라”는 공동성명을 내고 “지역 민심을 듣겠다는 윤 당선자는 정작 지역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 대구·경북에서도, 오늘 전북과 광주·전남을 방문하는 자리에서도 지역 언론의 취재를 극구 거부했다”고 전했다. 

성명에 참여한 기자협회는 부산, 대구·경북, 인천·경기, 광주·전남, 대전·충남, 강원도, 충북, 전북, 경남·울산, 제주도기자협회 등 10곳이다. 

지역기자협회 일동은 “바꿔말하면 지역기자들이 윤 당선자의 경호와 보안에 큰 방해가 된다는 것인데 그 정도로 국가 VIP 경호와 보안이 허술하다는 걸 취임 전부터 스스로 공표하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자가 5년 후 임기가 끝날 때 모든 국민에게 진정 지역에 진심을 갖고 있던 대통령이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라며 “초지일관 지역 언론사 취재를 거부한 사태는 당선자의 의지가 취임하기 전에 퇴색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약속과 민생의 행보' 일환으로 광주 첨단3단지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약속과 민생의 행보' 일환으로 광주 첨단3단지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지역기자 취재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지역기자협회 일동은 “윤 당선자의 의지를 지역민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당선자 측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지역 현안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성공적인 대통령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의무도 지역 기자들의 몫임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지역기자협회 일동은 “윤 당선자가 최근 보여주는 태도는 진정 지역 민심을 청취하러 온 것인지, 대통령 취임 초 각종 정치적 사안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진 새 정부의 탈출구를 ‘보여주기식 관광성 유람’ 형식의 지역 탐방으로 무마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사태에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다면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 지역민의 알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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