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인 어린이과학동아가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찬반 토론 주제로 다뤘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문을 냈다.

4월15일 발행된 어린이과학동아의 2022년 8호의 한 코너인 ‘시끌벅적 토론터’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주제로 구성했다. ‘시끌벅적 토론터’는 현안에 대해 쟁점을 소개하고, 찬반 입장을 고르게 하는 코너다. 온라인을 통해 댓글을 쓸 수도 있다.

▲ 어린이과학동아 지면을 촬영한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 어린이과학동아 지면을 촬영한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어린이과학동아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의 취지와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시민이 불편하더라도 장애인이 시위할 권리를 보장해요’와 ‘시민의 불편을 야기하는 장애인의 시위에 반대해요’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이후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충분한 설명이 없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시위를 찬반으로 다룬 점이 부적절하다는 지적 등이 잇따랐다.

논란이 되자 어린이과학동아는 15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김정 어린이과학동아 편집장은 사과문을 통해 “그간 소홀히 다뤄지던 주제에 대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함께 사는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 의도였다”며 “하지만 주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표현과 용어 찬반 명제 등을 좀 더 신중히 작성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번 일로 상처 입으셨을 장애인 분들과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비마이너.( 비마이너 측의 동의를 구한 사진 게재입니다.)
▲ 사진출처=비마이너.( 비마이너 측의 동의를 구한 사진 게재입니다.)

김정 편집장은 “장애인 이동과 시위에 대한 권리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며, 지하철이 지연된 시위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려고 했다”며 “하지만 잘못된 제목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찬성과 반대를 묻는 질문을 던지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정 편집장은 “장애인과 시민을 구분한 것처럼 오해되는 표현을 쓴 것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어린이과학동아는 해당 토론 주제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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