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방송 미술 담당 자회사인 MBC아트 구성원들이 자사 경영 상황에 대한 김원태 MBC 감사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석상 발언에 “무책임한 망언”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앞서 김원태 MBC 감사는 지난 22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MBC 자회사 결산 보고를 하면서 MBC아트를 두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2020년에는 흑자를 냈으나 이마저도 본사가 유상 증자를 해줘서 가능했고, 2021년엔 8억이 적자”라고 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아트지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김 감사는 명확한 사실관계는 생략한 채 마치 MBC아트가 자체 경쟁력을 상실한 결과 적자가 지속되는 양 호도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에 모멸감을 안긴 데에 사과하라”고 밝혔다. 

▲MBC 사옥. ⓒ연합뉴스
▲MBC 사옥. ⓒ연합뉴스

언론노조 MBC아트지부는 성명에서 MBC아트 적자 요인을 두고 김 감사의 발언을 반박했다. MBC아트지부는 “MBC아트 5인의 이사진 중 한 사람인 그의 말만 놓고 보면 MBC아트는 본사의 유상 증자가 아니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식물 조직”이라며 “작년 8억의 적자는 전임 임원이 대구숲 조성 사업(힐크레스트 조성 공사)을 진행하고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미수금을 대손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0년 유상증자는 MBC본사의 조직 슬림화 정책에 의해 이뤄졌다”며 “대대적 구조조정과 명예 퇴직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었고, 45명이 명예 퇴직한 뒤 그 차액분이 흑자로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지부는 “MBC아트는 국내 유일무이의 종합방송미술회사라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뒤 실제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는 이유로 낙하산 임원과 무책임 경영, 본사와의 불공정한 관계 등을 꼽았다.

▲MBC아트 홈페이지 갈무리
▲MBC아트 홈페이지 갈무리

먼저 “방송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낙하산 임원이 지속적으로 오다보니 이들이 매출 신장이나 영업 이익 상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손댄 사업들은 악성미수 채권을 만들기 일쑤이고 이로 인한 적자의 고통은 고스란히 MBC아트 구성원 몫”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책임 경영으로 말미암아 지금도 수십억 원의 미수금이 잔존하며, 그나마 현 임원이 부임하며 전담자를 지정해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저임금 구조도 인력 유출을 유발한다고 했다. “본사 대비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수준은 제쳐두더라도, 외부의 일개 개인 미술 회사 대비 70%에도 이르지 못하는 초저임금”이라며 “외부 미술시장에서는 (MBC아트 직원에게) 거절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하는 반면, 본사는 그저 비용으로만 보는 관점이 문제의 시초”라고 했다. MBC아트 직원 평균 임금은 4300만원대다.

지부는 또 “엄연한 독립법인이나 통합전산시스템을 통한 본사의 강고한 경영 지배로 자율 경영이 불가하다”며 “방송미술회사의 최고 콘텐츠이자 부가 가치 창출의 기반이 되는 지적재산권은 MBC아트 창사부터 지금까지 본사가 모두 소유한다”고도 밝혔다.

지부는 “본인의 망언으로 MBC아트의 브랜드 가치와 명예를 훼손하고 구성원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준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며 “이사진의 한 사람으로 재임 기간만이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MBC아트는 MBC의 방송미술 담당 자회사로, MBC가 MBC아트 주식의 89%, MBC플러스 11%를 가지고 있다. MBC 사장이 MBC아트를 비롯한 자회사 사장을 임명하며 MBC아트 역대 사장은 모두 MBC본사 출신이다. 최근 3인의 임원(사장)은 본사의 관계회사국, 문화사업부, 기술국 출신이다. MBC 감사는 MBC아트 등 MBC 자회사의 감사를 겸직한다.

김 감사는 27일 지부 성명에 “사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입장이 다른 것”이라며 “노조는 노조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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