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자표 ‘식사 정치’가 정치권을 넘어 언론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자는 당선 직후부터 최근까지 주요 언론사 보도국장과 편집국장들을 비공개로 만나며 ‘언론 프렌들리’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자신에게 비우호적이었던 언론사들을 상대로 다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 건물 앞 임시 기자실(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 건물 앞 임시 기자실(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윤 당선자는 당선 직후 비공개 일정으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종합일간지 2곳 보도국장·편집국장들과 서울 소재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가졌다. 자리에는 김은혜 윤 당선자 대변인도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가벼운 스킨십 차원의 대화들이 이어졌다. 현안 질의보다는 대선 과정 이야기, 모 기자들과의 인연 등에 대한 이야기 등이 오갔다고 한다.

인수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된 최근에도 윤 당선자는 보도국장·편집국장들과 식사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주요 매체 보도국장·편집국장들과 오찬을 가졌다. 다음주 중으로도 주요 종합일간지 편집국장 등과의 식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 같은 윤 당선자 행보는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라 불리는 당선 초기에 발맞춰 언론과의 친화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스킨십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윤 당선자가 불편함을 호소했던 언론사들을 상대로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선 인사 차원으로 식사 자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비판받을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윤 당선자가 언론에 대한 불만을 선거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 대해 당선자 위주의 인사가 아니고 언론인들이 주도적으로 당선자에게 언론관을 묻는 자리가 필요하지 않았는가 싶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 건물 앞 임시 기자실(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 건물 앞 임시 기자실(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이어 “인사만 하고 그치는 자리라면 개별적인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지금 국민들이 언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윤 당선자에 대해 지나치게 굽히고 들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눈치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보도들이 많이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선자와 언론사 보도국장·편집국장들이 만난다는 것은 윤 당선자가 언론에 협조 요청을 하는 듯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언론인들이 우리는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도 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그런 말들이 오갔어야 하는 자리가 됐어야 했다”며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언론사 보도국장·편집국장들과 연일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윤 당선자 행보가 어떠한 취지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 대변인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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