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이 계열사 중앙일보S의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이들 매체의 포털 뉴스제휴 ‘지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그룹이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HC 그룹에 이코노미스트, 일간스포츠 두 매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매체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받은 글’ 형식의 지라시를 통해 포털의 제휴 심사를 전담하는 뉴스제휴평가위의 재평가 대상이 될 거라는 내용이 유포됐다.

재평가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언론의 전반을 점검하는 평가로 기준점에 미달하면 제휴 등급이 떨어지거나 포털에서 퇴출되게 된다.

실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언론사를 양도양수할 경우 재평가(강등 및 퇴출여부를 판단하는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글은 규정상 근거가 있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2021년 2월 ‘양도양수’ 관련 재평가 규정을 마련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ㄱ) ‘제휴매체’와 ‘포털사’ 간 최초 제휴 계약 당시의 제휴 기준과 현재의 제휴 기준 사이에 변경이 있거나, 또는 제휴 내용이나 매체의 성격에 변경(제호·상호·법인명·도메인 변경, 매체양도, 영업양도, 지배구조 변동,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 발생)이 있고, ‘제1소위’가 재평가 대상 ‘제휴매체’로 의결한 경우 (ㄴ) 전호의 ‘제휴매체’의 재평가 진행에 관하여 전원회의에서 찬성 의결한 경우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휴심사규정은 해당 조항에 관해 ‘다음 각 목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 적용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즉, 매체 양도양수나 지배구조 변동 등으로 인해 매체 성격이 변경된다고 해서 무조건 재평가를 받는 게 아니라 내부 의결 절차를 통과한 경우에 한해 관련 규정을 적용한다. 제휴평가위원들의 입장이 어떻게 모이느냐에 따라 평가 여부가 갈린다.

해당 규정이 마련된 계기는 ‘양도양수’를 목적으로 한 제휴 심사 응시가 이어지면서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포털 검색 제휴 매체의 경우 노하우를 가진 업체들이 제휴심사에 통과하고, 통과 직후 언론사를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 대응이 필요했다. 일부는 양도양수 이후 완전히 다른 매체가 돼 심사가 무의미해진 경우도 있다.

따라서 판매를 위해 제휴심사를 받거나 매체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양도양수가 아닌 일반적인 지배구조 변경이나 매각은 재평가 대상으로 논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만일 ‘재평가’를 받게 된다면 포털 CP(콘텐츠 제휴사)인 이코노미스트는 제휴지위 강등 가능성이 있다. ‘재평가’는 입점 때와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를 해 점수에 맞게 제휴 등급을 재배정하는데 제휴평가위의 심사가 까다롭기에 가장 제휴등급이 높은 CP(콘텐츠 제휴사) 입장에선 ‘죽음의 트랙’으로 통한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세차례 재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재평가 대상에 오른 매체는 총 57개, 이 가운데 4개 매체가 강등됐고 52개 매체가 퇴출되는 등 90% 이상이 강등 또는 퇴출을 당했다. 

통상적으로 CP 언론사들은 재평가 결과 70점대 수준의 점수를 받는데, 이는 뉴스스탠드 강등 대상이다. 뉴스스탠드 제휴가 되면 모바일 언론사 구독판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고 포털로부터 기사 제공 대가(광고비)를 받을 수도 없다. 

실제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간스포츠는 지난해 부정행위 등 제휴규정 위반으로 재평가를 받은 결과 네이버 CP(콘텐츠 제휴)에서 뉴스스탠드 제휴로 강등됐다.

[용어설명]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독립 심사기구.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사 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초기부터 비판을 받았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변호사 단체 등을 포함해 외연을 확장하기도 했다.

△ 콘텐츠제휴(CP), 검색제휴 : 포털 뉴스 제휴방식. 검색제휴는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노출되는 낮은 단계의 제휴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콘텐츠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를 구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최상위 제휴다. 포털 검색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되지 않고 포털 사이트 내 뉴스 페이지에서 기사가 보이면 콘텐츠 제휴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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