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리딩방, 유튜브 콘텐츠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피해민원은 3442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주식에 관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유료구독 매체 ‘미국주식 사관학교’가 등장했다. 네이버 유료구독 플랫폼인 ‘프리미엄 콘텐츠’ 전체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승우 미국주식 사관학교 대표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 구독자들도 미국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싶다”며 ‘구독 서비스’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금융 리터러시 교육을 한다는 마인드를 바탕으로 돈벌이 관련 모든 분야에 대한 정보의 간극을 없애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승우 ‘미국주식 사관학교’ 대표를 지난 18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만나 서비스 전략을 들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신승우 ‘미국주식 사관학교’ 대표를 지난 18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만나 서비스 전략을 들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그는 ‘언론’이나 ‘주식투자 업계’ 출신이 아니다. NC소프트에 재직 중인 연구원이다. 평소 금융, 기업, 경제 관련 ‘잡지식’은 많았지만, 전문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지는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뭘 모르고 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누군가가 한 미국 기업의 주식을 상장폐지 전날 사는 모습을 볼 땐 마음이 좋지 않았고, 주식 리딩방 같은 곳에서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를 보고 큰 손실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시장과 개인 모두의 입장에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회사 일과 사업을 겸하고 있다. 연구원이라는 직업 특성상 ‘업무가 끝난다’는 개념이 잘 없지만, 회사 업무를 하지 않는 시간엔 틈틈이 콘텐츠를 제작한다. 매일 원고지 20장 분량의 글을 작성해 구독자에게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은 신 대표와 그의 친구까지, 단 2명이서 전담한다.

‘미국주식 사관학교’의 월 구독료는 월 3900원이고, 현재 유료 구독자는 1350명이다. 서비스는 ‘지난주 실적과 이슈’ ‘시장경제의 이해’ ‘신기술과 테마’ ‘개별회사 소개’ ‘SEC공시분석 강좌’ ‘투자방법론’ 등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오픈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자동차’ ‘암호화폐’ ‘부동산’ 등의 사관학교도 열 계획이다. 신승우 ‘미국주식 사관학교’ 대표를 지난 18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만나 서비스 전략을 들었다.

-유료구독 서비스 ‘미국주식 사관학교’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금융 리터러시’ 교육을 하자는 마인드를 바탕으로 저와 유료구독자 모두가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금융 교육’ 자체가 많이 부재하다고 느껴서 이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리딩방같은 곳에 낚여서 돈을 날리는데 이는 시장과 기업, 개인 모두의 입장에서 좋은 게 아니다. 시장에 왜곡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여러 주제 가운데 미국 주식을 하게 된 이유는, 미국 주식을 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국내와는 달리 족보가 없었다.”

-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유료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나.

“지인 중에 기자분들이 꽤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를 알게 됐다. 처음엔 언론사만 입점할 수 있어서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추가 모집할 때 신청했고, 같은 해 9월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회사에는 시작하기 전에 미리 말씀을 드렸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미국주식 사관학교’의 콘텐츠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단순히 사실만 나열하는 콘텐츠가 아닌 맥락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1년에 8번의 브리핑을 했을 경우, 브리핑 내용만 말해주는 게 아니라, 브리핑 이후마다 나스닥 시장이 어떻게 흔들렸는지 맥락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미국주식 사관학교 콘텐츠.
▲미국주식 사관학교 콘텐츠.

-예를 들면 어떤 식일까.

“NVDA(엔비디아)와 AMD(암드)라는 두 그래픽카드 회사가 있다. 둘 다 매우 유망하지만, NVDA 칩에서만 딥러닝 학습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딥러닝, 혹은 현대 인공지능의 성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NVDA를 사는 것이 맞다. 이러한 디테일을 챙기지 않으면 둘 다 그래픽카드고, 그래픽카드가 인공지능에 필요하다는 생각만으로 잘못된 투자를 할 수 있다. 실제 두 종목은 2020년 초부터 2021년 말 사이 각각 396%, 221% 성장해 100%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디테일과 맥락을 잘 챙기는 것이 이렇게 큰 차이를 가져온다. 우리는 이런 부분에 집중한다.”

”유상증자의 경우 한국에서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는 악재라고만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상증자도 종류에 따라 다르다는 점도 알려준다. 또 GTT라는 미국 기업이 상장 폐지됐는데, investing.com에서 누가 상장폐지 전날 ‘10년 묵힌다’(장기 투자를 한다)는 말을 써놨다. 사실 이 기업은 1년 동안 공시를 하지 않았기에 상장폐지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사실 아는 사람이면 100% 상장폐지에 베팅했을 것이다.”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286개 유료 채널 중 4위다. 경제 채널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순위가 높다.

“우리 콘텐츠는 돈을 낼만 하다고 자부한다. 서비스 시작 전부터 여러 유료구독 채널을 살폈는데,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는 수준의 콘텐츠가 많았다. 검색해보면 다른 데서도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도 있다. 특히 언론사 유료구독 채널을 보면 기사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도 볼 수 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도 운영하고 있다. 고수들이 정말 많다. 10% 정도는 관련 업을 하는 사람들이 입장해있다. 여기서 정보를 교환한다. 이 카톡방에 먼저 들어왔다가 유료구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준 높은 지식을 교환하는 방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286개 중 미국주식 사관학교는 구독자 수 랭킹 4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286개 중 미국주식 사관학교는 구독자 수 랭킹 4위를 기록했다.

- 독자들의 유의미한 반응이 있었나.

“오픈채팅방에 다양한 직종이 있는데, 그중 고등학교 교사분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콘텐츠를 고등학교 경제 교육 시간에 자료로 쓰겠다고 했다. 제 기본 마인드가 ‘금융 리터러시’가 중요하다는 것이기에 흔쾌히 허락해줬다. 교육 자료로 쓰기에도 적합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콘텐츠당 길이가 길고 많은 내용이 집약돼 있다. 이런 콘텐츠를 거의 매일 한두 편씩 쓰는 것 같다.

“저와 친구가 함께 2명이 매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절박하게 쓰고 있다. 저희가 전업으로 하는 분들보다 훨씬 절박할 수도 있다. 돈을 벌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저와 동업자 모두 어렸을 때부터 잡지식에 관심이 많았다. 국제 정세와 금융 지식 등에 관심이 있었다. 제 직업이 개발자라 정보 검색에 능하기도 하다.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보통 5시간, 동업자는 보통 2시간 정도를 쓴다.”

-언제부터 구독자가 급격하게 늘었고, 주 독자층은 어떻게 되나.

“꾸준하게 는 것 같다. 9월 100명으로 시작해 11월에 600명, 12월 800명, 2월 1000명, 3월에 1350명까지 늘었다. 남녀 성비는 70:30 정도 된다. 유료구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보통 MZ세대를 타깃으로 삼는데, 우리는 35살 이상 구독자가 상당히 많다. 40대가 가장 많고, 60대도 있다.”

-월 구독료가 3900원이다.

“현재 월 수입은 500만 원이다. 두 명이 생활 가능한 금액을 벌고는 있다. 구독료 기준은 커피 한 잔 값으로 정해놓긴 했다. 사업 측면에선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킹알파(미국주식 관련 정보 제공 사이트, 일부는 유료) 같은 서비스도 만들고, 장기적으로 이 콘텐츠를 베이스로 교육하는 재무설계사를 양성하고 싶다. 학습지 선생님이 진입 장벽이 낮다. 표준화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무설계사들은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고 보험을 소비자에게 팔아 커미션을 받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재무설계사가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으니 고객과 재무설계사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콘텐츠가 먼저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입증이 되면 재무설계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 소개글에 ‘프리미엄 콘텐츠’로 열심히 돈을 벌어서 ‘카레라 4 GTS’ 차를 뽑겠다는 확실한 꿈을 갖고 있다고 썼다.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자동차’ ‘암호화폐’ ‘부동산’ 분야의 사관학교도 만들 것이다. ‘자동차 사관학교’는 이미 콘텐츠는 거의 다 만들어 놓은 상태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서비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동차 사관학교’는 중고차를 살 때 어떻게 하면 당하지 않을 수 있는지, 상품끼리 객관적인 비교를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인터넷에 나온 매물 중 매일 가장 싸고 괜찮은 매물은 무엇인지 소개해주고, 개인의 재무 구조와 현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소개하는 콘텐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사관학교’는 필진은 이미 섭외가 됐는데, 어디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고민이다. 부동산은 아직 준비 상태다.”

-유료구독 시장 얼마나 성장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처럼 하면 택도 없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이 270개나 있는데 돈 내고 볼만한 게 정말 없다. (남형도 기자가 운영하는) ‘소소소설’은 남형도의 체헐리즘을 좋아하기도 했고, 기부의 목적도 분명해서 구독해왔다. 또 매달 기부금 정산액을 보여주시는데 과거 후순위에 있을 때 바로미터로 삼기 위해 구독한 면도 있다. ‘픽쿨’의 미국 기업을 한국에 소개하는 유료구독 서비스도 볼만하다. ‘삼프로TV’도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꼭 봐야하는 정보를 요약해서 올려주는데 영상보다 시간을 아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의 채널은 본인이 쓰고 싶은 블로그 형식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우린 돈을 받고 글을 제공한다. 3900원의 구독료라 해도 다른 채널과 비교했을 때 싸다는 의미이지, 넷플릭스와 유튜브와 비교했을 때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이 가능한 정보 제공이 아닌 더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하면 다 망할 수밖에 없다. 쓰는 분들이 더 영혼을 갈아서 콘텐츠를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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