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안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민생입법, 대장동특검까지 모두 처리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언론중재법 개정안, 포털 규제법안의 경우 오는 5월까지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 활동이 남아있는데 새 정부 취임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미지수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의 경우 그동안 특위 논의결과를 종합해 수정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처리 시한을 두고는 새 정부 출범 전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선 패배후 혁신을 두고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철저한 자기반성의 토대위에서 민주당다운 혁신의 길을 걷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민주당 최고의 혁신은 책임 정치의 실현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출발”이라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대선에서 패했지만 원내 1당으로서 국정을 운영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남은 50여 일의 임기는 주요 입법 과제들과 여야 공통 공약들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잔여 임기내에 해결할 입법과제를 두고 윤 비대위원장은 다급한 민생 현안부터 챙기겠다면서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5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 △한국형 PPP 제도의 도입과 온전한 손실 보상 제도의 개선 △부동산 세제 부담 완화를 통해 ‘다주택자 중과세 한시적 유예’, ‘주택 취득세 인하’,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경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정치개혁과 관련해 “기득권 정치 구조 타파, 다당제 실현, 국민의 대표성 확대 등은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개혁 과제”라며 “6월 지방선거부터 새로운 정치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위성 정당 창당 방지, 국회 개혁과 더불어 여야 협치와 협력을 제도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윤 비대위원장은 개헌과 관련해 “이번에는 개헌 문제 역시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합리적으로 분산하고, 지방분권 확대, 국민 기본권 강화, 5·18 민주화운동 헌법전문 명시 등 개정해야 할 부분들이 제법 많다. 새 정부 임기 시작에 맞춰 국회 내에 헌법 개정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차기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비대위원장은 개혁입법을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최소한의 견제장치가 마련됐으나 최초 검찰 출신 대통령 당선인이 등장함으로써 검찰 개혁이 좌초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높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엄격히 분리해 검찰의 권력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똑바로 바로잡고 검경유착, 검정유착의 고리를 확실히 차단하겠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윤 비대위원장은 “국민통합과 국민의 알권리 보장, 언론의 독립성 등을 위해서도 언론 개혁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드리기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 중심의 뉴스 운영 체계 개혁, 인권 보호를 위한 언론중재법 처리 등 관련 개혁 과제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법안들은 언론미디어 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5월까지 활동하도록 돼 있어 언론계 등 여론수렴과 시기 조율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 비대위원장은 ‘검찰개혁, 언론개혁은 본회의에 올라있는 중재법부터 처리할 것이냐’는 질의에 “검찰개혁 관련해 법사위에서 여러 법안 이 제출돼 있기 때문에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언론중재법의 경우 본회의 계류중이나 미디어제도개선특위에서 그동안 논의된 결과가 있기 때문에 논의된 결과를 종합해서 수정안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아울러 방송지배구조 개선이나 포털관련 뉴스편집 규제에 관해서는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처리할 법안을 논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언제까지 처리할 것이냐는 질의에 윤 비대위원장은 “시한을 정해서 말씀드리지 않겠으나 새정부 출범 전에 법안이 처리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윤 비대위원장은 “지금 대선이 끝났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당선된 상황이어서 검찰개혁의 추가 완성이 어려울 수 있으며, (문재인 정부 때 했던) 1차 개혁조차 후퇴할 수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됐다”며 “이미 당선인측은 검찰 문민통제를 차단하고 검찰에 예산권을 주겠다는 주장까지 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권이 바뀌기 전에 검찰개혁을 마무리지어야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윤 비대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깔끔하게 털어내야 한다”며 “신속한 특검 도입을 위해 상설 특검법을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별도 특검은 시간만 끌고 진상 규명만 방해할 뿐”이라며 “대장동 사건의 뿌리에서부터 가지, 줄기, 잎사귀까지 모든 의혹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평등법 제정에도 나서겠다고 윤 비대위원장은 밝혔다.

구체적으로 특검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윤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제출한 상설특검에 의한 수사요구안이 중립적인 안”이라며 “야당 특검법은 이재명 특검법으로, 그렇게 수사범위를 넓히다 보면, 윤석열 당선자의 본부장 비리 특검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대장동에 관련해서는 우리 제출한 검찰 특검 수사요구안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패인의 진단과 반성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윤 비대위원장은 “여러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으나 선거패배의 원인을 당에서 찾겠다고 말씀드리겠다”며 “다른 부분이 고정된 상수라면 그걸 극복하고 선거 승리로 이끄는 책임은 당이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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