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박성중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방송통신 관련 업무를 전담하며 ‘언론 공세’를 주도한 인물이다. 

인수위는 17일 “박성중 의원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고 계실 정도로 방송통신분야에 대한 애정과 식견이 깊은 국회의원”이라며 “꾸준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이어오고 계시며, ICT분야의 고도화 및 융합화에 따른 정보통신설비 및 시공 문제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국민의 삶과 결코 유리될 수 없는 통신분야의 세세한 정책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수위원회에서는 ‘방송통신’ ‘언론’ 부문에 대한 명시가 없어 언론·미디어 분야 전담이 분명하지는 않다. 다만 인수위가 박성중 의원을 가리켜 ‘방송통신 분야의 애정과 식견’ ‘ICT 전문성’ 등을 강조한 데다 박 의원이 미디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한 점을 감안하면 ‘과학기술교육’ 분야에서 미디어 조직개편과 정책 등을 포괄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

박성중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하며 미디어특별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 등으로 활동하며 문재인 정부 미디어 기구와 국민의힘과 성향이 다른 언론에 적극 공세를 펴왔다.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 민중의소리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 민중의소리

박성중 의원은 방통위와 방통심의위 및 기관장들을 향한 날 선 발언을 다수 했다. 그는 2019년 국정감사 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편향적이라고 지적하며 “있어선 안 될 조직이다. 공공성은 지랄이고 친정부 방송, 친문재인 방송은 몰라라 하고, 진짜 중요한 건 1%도 안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9년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 때 박성중 의원은 “학교 다닐 때 완전히 운동권이었다. 주사파였나”라고 물은 뒤 “좌파 생계형 변호사시다. MBC를 비롯해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등 전부 좌파성향 언론에서 소송 하셨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성중 의원은 한상혁 위원장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을 문제 삼으며 “민언련은 문재인 정부 언론장악을 위한 좌파들의 아지트, 관변단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성중 의원은 개별 언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발언해왔다. 지난해 9월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는 “김어준은 더 이상 언론의 품격과 신뢰를 더럽히지 말고 국민께 사죄하는 뜻으로 속히 하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은 JTBC도 지속적으로 비판했으며 손석희 JTBC 사장의 폭행 혐의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봐주기 수사를 하려는 꼼수였다”며 “친 정권 인사 비호”라고 주장했다. 2019년 대정부 질문 때는 “손 대표가 김모 기자 폭행 및 회유 사건 등 각종 추문에도 홍 회장이 감싸는 이유는 손 대표가 정권과의 연락통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대정부 질문 당시 “최근 방송이 좌편향 일색으로 흐른다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신다”며 “주진우, 김어준, 김제동, 김용민 등 좌편향 친정부 인사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은 그간 YTN, KBS, MBC, 네이버 등 항의 방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성중 의원은 2019년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 때 ‘언론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가 사흘만에 철회한 전력도 있다. 그는 “좌편향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미디어 환경을 바로세우고자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삼진아웃제’를 실시한다”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입장에서 편파, 왜곡보도가 반복되면 출입 정지를 시키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러면서 박성중 의원은 “MBC측에 사전 경고한다. 최근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MBC는 TV, 라디오를 가리지 않고 문재인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MBC를 정조준했다.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성중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등이 지난 2월 14일 MBC 상암본사 진입을 저지하려는 시민와 취재진 등 인파에 휩쓸리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성중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등이 지난 2월 14일 MBC 상암본사 진입을 저지하려는 시민와 취재진 등 인파에 휩쓸리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2월 14일 MBC를 항의방문한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이 언론노조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여 항의를 받는 모습.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 2월 14일 MBC를 항의방문한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이 언론노조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여 항의를 받는 모습.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중 의원의 거친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20년 국정감사 때 발언 시간을 두고 이원욱 과방위원장과 대립하다 이원욱 위원장이 “야 박성중”이라고 소리치자, 박 의원은 “건방지게. 나이 어린 XX가”라며 욕설을 했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가리켜 “상당히 또라이”라고 발언했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 1월 부산일보 보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내가 (부산일보측 전화번호를) 찾아서  완전 엉터리라고 하려고 하는데, 시골이라서 전화번호를 안 가지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언론중재법’ 국면에서 박성중 의원은 여당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입법에 반대 입장을 냈다. 그는 “국내에 명예훼손 형사처벌이 있어서 징벌적 손배는 이중처벌”이라고 했으며 “똑같은 크기분량의 정정보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크기분량까지 정해버리면 언론사가 받아들이겠나. 역효과 나온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34개 법안 중 16개 법안이 과방위 소관이다. 대표적으로 구글 앱 결제 수수료 문제 개선(갑질 방지법) 법안을 냈다. MBC를 감사원 감사 대상에 포함하는 방송법 개정안, 정부 조직에 국가데이터위원회를 설치해 데이터 경제 정책을 활성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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