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4일자 YTN '돌발영상' 화면 갈무리.
▲3월14일자 YTN '돌발영상' 화면 갈무리.

3월14일자 YTN ‘돌발영상’에서 한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정말 외람되오나…”라며 질문을 한 장면이 등장해 도마에 올랐다.  

‘돌발영상’은 지난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 발표 당시 취재진과 윤석열 당선자의 질의응답 장면을 내보냈다. 한 기자는 이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장동 특검법안 3월 임시국회 처리 방침을 밝히며 “윤석열 당선자께서 특검에 동의한다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윤 당선자 입장을 물으며 “정말 외람되오나”라는 표현을 썼다. 윤 당선자는 “진상규명을 위한 어떠한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영상에는 “(윤 당선자가) 답을 주셔서 아주 성은이 망극할 듯”, “기자가 질문조차도 눈치 봐가면서 하네...정말 끔찍한 현실이다”, “기자가 저렇게 공손한 거 처음 보네요”, “기자분들은 사람 가려가며 단어 쓰시나 봐요”, “아예 납작 엎드려서 아뢰지 그랬냐”, “저 기자는 바람이 불기도 전에 쓰러지는 타입이구나”, “조선 시대도 아니고 언론의 주인이 누군지 알겠네”와 같은 비난‧조롱의 댓글들이 달렸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의 반응도 유사했다.  

해당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당 지도부가 아닌 당선인한테 타당 지도부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답변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인수위 관련 발표를 하기 위한 질답을 받는 자리에서 다른 정치 현안을 묻는 부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1인 1질문 체제에서 질문을 연달아 두개 하는 부분에 대한 양해를 총체적으로 구하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현장에서 두 개의 질문을 잇따라 하는 과정이었고, 기자회견 주제와 관련 있는 첫번째 질문을 할 때는 ‘외람되오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기자는 “질문 2개를 하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의미와, 당사자에겐 민감할 수 있는 특검 수사에 대해 묻고 답변을 얻어내기 위한 차원도 있었는데, 이런 상황은 무시한 채 ‘외람되오나’를 부각한 점, ‘질문의 내용’을 자막으로 처리한 다른 사례와 달리 질문의 내용이 아닌 ‘외람되오나’를 자막으로 처리한 점 등 의도성이 다분한 만큼, (YTN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기자가 저렇게까지 위축되어 공손한 경우는 찾기가 힘들다. 이례적인 장면”이라면서 “아무리 사정이 있더라도 국민 입장에선 취재 태도로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질문해서 죄송하다는 느낌이 전달될 정도”라고 말했다. 

‘외람되오나’는 ‘외람되다’의 활용형으로, ‘외람되다’는 ‘하는 짓이 분수에 지나치다’라는 뜻이다. 직역하면 질문이 분수에 지나치다는 의미인데, 국민의 알 권리를 대변하는 기자가 취재를 위해 공적인 브리핑룸을 찾았음에도 마치 ‘질문’이 양해를 구해야 하는 행위인 것처럼 사과하듯 발언한 것은 예의를 갖추기 위한 표현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 미디어오늘 첫 보도 이후 발언 당사자인 기자가 입장을 추가로 전달해와 이를 반영했습니다. 17시 35분 입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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