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JTBC, YTN, 연합뉴스TV 등이 오는 9일 개표방송에서 활용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 촬영을 끝내 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방송사들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측은 끝내 크로마키 촬영을 하지 않은 일부 방송사에 캠프에서 제공한 사진을 쓰라고 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B방송사 관계자도 “사진 여러 장을 주면서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쓰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로마키는 배경이나 인물을 촬영한 뒤 분리해 다른 카메라에 옮겨 이미지를 작업하는 기법이다. 보통 방송사들은 선거 전 후보들을 불러 개표방송 콘셉트에 맞게 쓸 사진, 영상 등 촬영을 해왔다. 

그러나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기준 윤 후보는 MBC, JTBC, YTN, 연합뉴스TV 등 4개 방송사에는 크로마키 촬영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윤 후보는 KBS도 촬영을 해주지 않았는데,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세 번째 법정 토론 당시 KBS에서 사용될 크로마키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달 21일 중앙선관위 주관 첫 번째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 참석을 위해 MBC를 찾았을 당시엔 크로마키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TV조선과 채널A, SBS, MBN 등 4개 방송사와는 크로마키 촬영을 마쳤다.

촬영하지 못한 방송사 4곳은 다른 사람의 몸에 윤 후보의 얼굴을 붙이는 방식을 택하거나 스틸사진(동영상 속 정지 사진) 혹은 AI윤석열 영상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A방송사 관계자는 “국민의힘 선대위 홈페이지에서 얼굴을 따다가 몸 부분을 다른 사람 대역으로 크로마키를 따서 얼굴 사진을 합성하는 그래픽 작업을 했다. 계속 요청했는데 응답이 없어서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다”며 “그래픽이 자연스럽지 않다. 어쩔 수 없다. 자연스럽게 방송하고 싶은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C방송사 관계자도 “국민의힘에서 제공한 윤석열 후보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D방송사 관계자는 “할 수 없이 대안으로 ‘AI윤석열’을 활용해 멘트를 달라고 요청했고, 그 동영상을 받아서 개표방송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공보단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미디어오늘에 “일정이 안 맞아서 진행을 못했을 뿐”이라며 개표방송 전에 모든 방송사의 크로마키 촬영을 마칠 거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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