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3·1절 103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대다수 방송사가 생중계에 나섰다. 이중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과 채널A는 생중계에 나서지 않았다. TV조선은 “정규편성을 우선시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채널A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103주년 3·1절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기념식은 지상파 3사(KBS·MBC·SBS)와 JTBC, MBN 등에서 생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TV조선과 채널A는 기념식 생중계를 진행하지 않았다. 두 방송사는 지난해에도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MBN은 지난해 기념식 생중계를 진행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생중계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방송사들은 주요 국경일 기념식들을 생중계한다. 3·1절을 비롯해 제헌절, 광복절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해당 기념식에서는 대통령의 주요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한다.

마지막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기념사에 통합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다.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라며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이어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라며 “임시정부 산하에서 마침내 하나로 통합된 광복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라고 덧붙였다.

논란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첫 민주주의와 문화예술의 상관성을 언급하며 첫 민주 정부가 ‘김대중 정부’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라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했다.

▲TV조선과 채널A 저녁 메인뉴스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발언 관련 기사. 사진=TV조선·채널A 홈페이지 갈무리
▲TV조선과 채널A 저녁 메인뉴스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발언 관련 기사. 사진=TV조선·채널A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민주 정부를 언급하며 ‘김영삼 정부’를 빼놓은 것에 비판을 쏟아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뿌리를 두고 있는 문민정부를 애써 무시하려는 것인가”라며 “3·1절에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라기엔 믿기 힘든 매우 부적절한 인식이며 선거 개입 의도마저 엿보인다”고 했다.

기념식 생중계에 나서지 않았던 TV조선과 채널A는 저녁 메인뉴스에서 문 대통령 발언 논란을 비중 있게 다뤘다. TV조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관련 보도 직후 ‘文 대통령, 삼일절 기념식서 “DJ 정부가 첫 민주 정부”’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채널A는 10번째 리포트로 ‘文 대통령 “첫 민주 정부는 DJ”…野 “또 편 가르기”’라는 보도를 했다.

다만, 편성은 방송사 고유의 권한인 만큼 이 같은 지적이 편성 개입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해당 방송사들 역시 삼일절 기념식 대신 정규편성을 우선시했다는 입장이다.

TV조선 관계자는 “해당 시간에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 있었다”라며 “정규편성대로 방송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은 채널A 측에도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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