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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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세상(Read to Earn).” 포털에 갇힌 뉴스생태계에 ‘탈(脫) 포털’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테크 미디어 기업 ‘퍼블리시’의 모토다. ‘프로토콜 경제’(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공정 분배와 상생을 달성하는 개념)를 지향하는 퍼블리시는 “읽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콘셉트로, 핵심은 ’뉴스(NEWS)코인‘이다. 

개념은 이렇다. 뉴스이용자는 스마트폰에 퍼블리시 앱을 깔고 아이디를 받는다. 신분인증을 하면 뉴스 코인을 받는다. 뉴스를 많이 보고 많이 공유할수록 해당 언론사로부터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역으로 이용자가 코인으로 뉴스에 후원할 수도 있다. 현재 언론사 한 곳 당 하루 최대 2000원 가치의 코인을 받을 수 있게끔 설정해놨다. 일반적인 뉴스이용자가 일주일간의 뉴스이용으로 치킨 한 마리는 시켜 먹을 정도의 금액이 모일 수 있게끔 하는 구조로, 언론사 사이트 직접 방문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뉴스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언론사도 위젯 형태로 구현되는 퍼블리시 LINK(API)를 설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퍼블리시는 앤디소프트와 MOU를 맺고 전략적 관계설정에 나섰다. 언론사는 퍼블리시를 통해 이용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한종훈 퍼블리시 전략기획팀장은 ”독자에겐 충분한 보상, 언론사에겐 충성도 높은 독자 확보를 기반으로 뉴스이용자와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몇 명이 읽고, 몇 초 정도 머물렀는지 정도를 알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의 매우 구체적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부문이 맞춤형 온라인 광고다. 퍼블리시는 자체 AD 프로그램을 활용해 광고대행사‧미디어렙이 없는 생태계를 구축, 언론사에 기존보다 높은 온라인 광고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네이버‧다음에서 아무리 뉴스를 봐도 보상이 없다. 해외에선 이미 개인의 온라인 활동을 일종의 ’데이터 노동‘으로 보는 움직임도 있다. 2019년 11월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민법 개정안에는 개인 정보 등 데이터를 민법상 ’물건‘의 정의에 포함하기도 했다. 

뉴스코인은 데이터노동에 대한 일종의 대가일수도 있고,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응원‘이 될 수도 있다. 2018년 10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출발한 퍼블리시는 ”언론산업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 해결“을 기업 목표로 내세웠다. 퍼블리시의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지만, 적어도 뉴스이용자에 대한 ’보상‘ 개념은 언론계가 ’탈 포털‘ 전략을 논의함에 있어 유의미해 보인다. 앞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디어바우처 법안을 준비하며 바우처 사용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퍼블리시.
▲퍼블리시.

이용자는 개인 정보 제공에 대한 보상을 받고, 언론사는 이용자 정보를 얻고, 광고주는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게 되는 퍼블리시 모델의 관건은 뉴스코인의 현금화다. 퍼블리시는 현재 원화거래소에서 뉴스코인 현금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추진함과 동시에 키오스크를 통한 상품 결제가 가능할 수 있게끔 준비 중이다. 퍼블리시는 뉴스코인 결제 수수료와 뉴스코인의 가치 증가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최종적 목표는 ’포털에서 벗어나, 블록체인으로 자생할 수 있는 인터넷신문 생태계 구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태계 구축에서 한 가지 빠진 대목이 있다. ’기사를 잘 쓰는 것‘이다. 자사 사이트에서의 뉴스이용량 증가가 곧바로 저널리즘의 질적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순 없다. 때문에 퍼블리시가 주목하는 것은 ’기자의 자질‘이다.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 소장인 김위근 최고연구책임자(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는 “기사를 잘 쓰기 위해선 기술적 도움도 받아야 하겠지만, 기자의 자질도 필요하다”며 퍼블리시가 뉴스생태계 연구와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한 교육, 언론 전공 연계 교육 등을 병행할 것이라 밝혔다. 최근에는 강미혜 ’더피알‘ 편집장이 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합류했다. 

퍼블리시는 뉴스타파와 독립언론 인큐베이팅에도 나선다.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생 가운데 기성언론이 소홀히 하는 의제를 탐사 취재하겠다며 독립언론 창업에 나설 경우 홈페이지, CMS를 비롯해 1년간의 운영 예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을 거쳐 창업한 언론은 ’뉴스타파 독립언론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김위근 최고연구책임자는 “퍼블리시는 포스트 뉴스 플랫폼을 준비하고 실현하는 곳”이라고 전한 뒤 “포털의 한계와 해법은 명확하다. 우리는 포털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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