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가난은 정신병’이라고 표현한 영상 광고가 논란이 됐다. 부적절한 표현을 담고 있지만 유튜브는 자체 심의에서 걸러내지 않았다.

최근 유튜브에서 대대적으로 나온 한 온라인 교육 업체의 광고를 보면 해당 업체 강사인 한 남성이 출연해 “이 나라에서 가난한 건 죄”라며 “이렇게 고도성장한 나라에서 여전히 가난하다? 그건 정신병이라고 보시면 돼요”라고 말한다. 

▲ 한 온라인 교육업체 광고 갈무리
▲ 한 온라인 교육업체 광고 갈무리
▲ 한 온라인 교육업체 광고 갈무리
▲ 한 온라인 교육업체 광고 갈무리

자신의 강의를 들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가난을 ‘정신병’으로 언급한 대목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실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 광고가 황당하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가난은 정신병이라는 요즘 유튜브 광고 수준’ ‘가난은 정신병이라는 유튜브 광고’ ‘살다살다 가난한 건 죄고 정신병이라는 광고도 보네’ 등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유튜브는 광고주가 광고를 신청할 경우 적절성 여부를 심의하고, 사후에도 문제적 광고를 거르지만 해당 광고는 지속적으로 유통됐다.

해당 광고는 유튜브 자체 콘텐츠 및 광고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유튜브는 “구조적 차별이나 소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특징을 근거로 특정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증오, 차별, 비하를 조장 또는 홍보하는 콘텐츠”를 금지한다. 이 광고는 가난을 ‘정신병’으로 매도한 점,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담은 점 등이 유튜브 규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 광고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2020년에는 몸매가 부각된 여러 여성을 세워두고 한 여성을 선택하게 하는 등 인신매매, 성매매를 연상케 하는 게임 광고 시리즈가 무분별하게 노출돼 논란이 됐다.

▲ 과거 논란이 된 게임 유튜브 광고 갈무리
▲ 과거 논란이 된 게임 유튜브 광고 갈무리

유튜브는 국가별 심의 인력을 공개하지 않는데 영어권 서비스이기에 비영어권 콘텐츠 심의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클레멘트 울프(Clement Wolf) 구글 공공정책부문 정보진실성 담당 시니어 매니저는 지난달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지적에 “완벽하지 않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한국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은 구글코리아 홍보대행사에 지난 18일 해당 광고영상이 게재된 이유와 조치 사항 등을 물었다. 구글코리아는 25일 오후 서면 답변을 통해 “유튜브는 이번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러한 광고들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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