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간부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사무처 직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측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줄곧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내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해놓고, 간부들이 저녁 자리를 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김진석 방통심의위 사무총장과 국장급 직원 중 한 명 등 2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통심의위 사무총장은 사무처를 대표하고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직책이다. 김진석 사무총장은 미디어오늘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회사 근무하는 분들한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지난 16일 이광복 방통심의위 부위원장과 김 사무총장은 국장급 직원 2명과 함께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김진석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코로나19 자가키트를 이용해 검사한 결과 양성이 뜨자,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국장급 직원 중 한 명도 자가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광복 부위원장과 다른 국장급 직원 한 명은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방통심의위 ‘그룹웨어’에 알려졌다. 그러자 익명 커뮤니티 기반 블라인드 앱과 노동조합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블라인드 앱 ‘방통심의위’ 라운지에는 ‘술파티의 종말을 고하다’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총장이 오늘(17일) 자가키트 확진 나왔는데 어제 부위원장, 방송심의국장, 권익보호국장과 같이 술 파티 벌였다는 게 사실이냐’ ‘직원들 근태 문제 있다며 승진도 안 시켜주더니’ ‘직원인사도 한 건지. 다들 대기 중인 상태고 사무처가 정리 안 된 상태로 뒤숭숭한데 오늘 국팀장들 줄줄이 검사받으러 가고’ ‘오늘 통신소위도 취소되고. 다음주 회의들은 어떻게 하는 거냐’라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나오자, 지난 17일 예정됐던 통신심의소위원회는 별다른 공지 없이 취소됐다.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사무총장이 자가키트 양성 결과가 나온 직후 통신소위도 중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왜 통신소위 취소를 공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공지하지 못했다. 내부에는 전달했는데, 기자들한테는 그날 따로 공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조에도 비슷한 내용의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후보들 모두 규제기구를 통합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선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 없어 보이고, 간부급 인사만 끝낸 채 직원들 인사는 손 놓고 있다는 지적 등이 빗발치는 상황.

방통심의위 노조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노조에 제기되는 문제 제기에 대해 정확한 확인 후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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