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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집값 5000만원 오를때 강남 12억 뛰었다(머니투데이 2월3일자) 
부활한 ‘강남 불패론’, 文정부 끝나면 소멸될까?(조선일보 1월30일자)
거래절벽에 꽁꽁 언 시장…영끌·빚투서 분위기 급반전(세계일보 1월29일자)
서울 집값 13억 시대…‘탈서울 현상’ 가속화에 경기 새 아파트 인기(아주경제 1월21일자)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부동산 보도가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동산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서울 강남 3구 위주 보도’를 꼽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1년 11월12일부터 18일까지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보도 관련 온라인 설문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를 진행한 결과로, 최근 발간한 ‘부동산 보도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실렸다. 

1주택자 59.1%, 무주택자 27.6%, 다주택자 13.3%로 구성된 응답자의 79.9%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해 ‘만족한다’(20.1%)는 응답을 압도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데에는 40.8%가 동의했다. 4점 척도로 보면 보수 성향(1.54점)의 다주택자(1.77점)일수록 정부 정책에 부정적이었고, 진보성향(2.35점)의 1주택자(1.99점)일수록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중복 선택)에서 언론은 정부, 정치권, 투기권에 이어 4위를 나타냈다. 부동산 보도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평가에는 59.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그렇다’는 답변은 13.6%에 그쳤다. 부동산 보도가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84%로 매우 높았던 반면 ‘주택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36.5%에 그쳐 대조적이었다. 

부동산 뉴스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신속성(3점), 시의성(2.92점)은 상대적으로 높았고 객관성‧사실성(2.72점), 다양성(2.62점)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투명성 항목은 2.43점으로 가장 낮았다. 보도에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부동산 보도가 ‘정부 정책을 올바르게 비판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16.9%만 ‘그렇다’고 답했고, 42.6%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부정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부동산 이슈는 과잉 정치화되어 현 정부를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가장 신뢰하는 부동산 뉴스 유통경로는 지상파방송으로 3.41점(5점 만점)이었다. 보도전문채널은 3.3점, 경제지는 2.94점, 진보지는 2.67점이었다. 보수지는 2.55점으로 유튜브(2.58점)보다 신뢰가 낮았다. 부동산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취재원 3명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부동산114 대표’ 등 업계 전문가(56.8%), 국토교통부 장관(50.4%), 부동산학과 교수(36.8%)가 꼽혔다. ‘부동산 뉴스 취재원이 다양하지 않다’에는 73.4%가 동의했다.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동산 보도 행태로는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위주 보도(65.4%)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나치게 단순화된 해법을 제시하는 보도(60.1%) △아파트 입지, 분양, 수익률 등을 분석 또는 소개하는 광고성 보도(56.8%) △부동산 관련 어려운 용어를 쉽게 설명하지 않는 보도(55.2%) △부동산을 주거 복지 관점이 아닌 자산 가치로만 보든 보도(53.4%)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강남 3구 중심 보도를 가리켜 “노인‧청년‧1인 가구를 위한 주거 대책 이슈나 지역에 따른 집값 양극화 문제 등이 잘 다뤄지지 않게 될 뿐만 아니라 강남 지역 외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게 되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단기 시세 변화 중계 보도처럼 드러난 현상을 단편적으로 드러내며 불안감을 유발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분양 중인 단지가 로또 청약이라든가, 강남의 특정 재건축 단지가 정부 규제를 피했다는 식의 보도로 사회적 투기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언론은)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무주택자를 ‘벼락거지’에 빗댐으로써 박탈감을 유발하고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한 ‘패닉바잉’(공황 구매)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집값 폭등이 패닉바잉을 불러오는 과정에서 언론은 ‘미친’, ‘대란’처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데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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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앞서 2020년 12월 ‘언론과 부동산’ 주제 국회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보도는 기본적으로 어떤 상태를 제일 바람직한 상태라고 보는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집값이 장기적으로 올라야 한다, 안정돼야 한다, 떨어져야 한다, 그 전제 없이 평가와 비판 보도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나쁜 것이 되거나 이율배반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집값이 올랐다고 부정적으로 보도하면서, 동시에 부동산으로 자산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기사를 싣는 식이다. 

언론재단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기자들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국토부를 출입하는 종합일간지 기자는 “시시콜콜한 시장의 흐름을 이렇게 매일 중계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라면서도 “클릭 수가 상당히 나오니까 기사량을 줄이지 않는다. 일부 매체는 광고 수익과 관련 있어 콘텐츠 양을 떨어뜨리지 못할 것”이라 밝혔다. 부동산 담당의 또 다른 종합일간지 기자는 “서울에 아파트 가진 국민은 극소수다. 아직도 국민 10명 중 4.5명이 세입자다. 언론은 마땅히 약자 편에서 주거 안정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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