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화면을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와 나눈 통화에 정치권이 요동친 가운데, 여권의 대표 인플루언서가 악의적 조작 게시물을 유포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가짜뉴스임을 확인하고 즉각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24일 자신의 SNS에 “10-20대에 대한 김건희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영상 캡처 화면을 게시했다. 게시물은 김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한 발언에 자막을 단 것으로, 김씨가 청년 세대를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화면을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화면을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김씨가 “한국의 10대 20대들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너도 봤잖아. 진짜 웃겨. 저능아들이야 솔직히”, “여론 보고 있으면 걔네들은 자존감 따윈 없어 속에 악만 남았어. 왜? 지들이 되는 것 없고 인생이 멍청하니까”, “보수화되면 우리가 챙겨줄 줄 아나봐. 미치겠어. 그걸 잘 이용해 먹어야 해”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조작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씨 통화 녹음에 없는 내용을 조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네티즌을 고발했다. 이 네티즌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방송 화면을 캡처한 뒤 김씨가 1020세대를 모욕한 것처럼 자막을 조작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지난 18일 “김씨는 그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의도적으로 조작된 게시물이 인터넷상에 무분별하게 유포돼 김씨는 물론 윤 후보에게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며 “그동안 네티즌에 대한 법적 대응은 최대한 자제해왔지만 누구라도 속고 속이기 쉬운 영상과 자막까지 조작해 국민 여론을 왜곡시키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25일 미디어오늘에 “누가 보내줘 올렸다가 가짜뉴스임을 확인하고 즉각 삭제한 후 (해당 게시물이) 가짜뉴스라는 기사를 대체해 올렸다”고 해명했다. 현재 조 전 장관 SNS에는 국민의힘이 조작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공유돼 있다. 허위사실을 담은 게시물이라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삭제하고 바로잡는 기사를 공유했다는 취지다.

지난 16일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2019년 조국 사태에 관해 “조국 수사를 이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조국 수사를 많이 공격해 검찰과의 싸움이 됐다”며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계속 키워 갖고….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KBS가 25일 오전 공개한 녹취를 보면, 김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객관적으로 조국 장관이 참 말을 잘 못했다고 본다”고 했다.

김씨는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 나는 딸 저렇게 고생하는 걸 보면 속상하다”며 “쟤(조민씨)가 무슨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 처음에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애들한테 그게 무슨 짓이냐”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김건희 녹취록’ 보도 이후 관련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SNS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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