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웠나’. 그리고 ‘왜 지우지 않았나’. 유튜브 콘텐츠 심의를 향한 두가지 측면의 비판이 있다. 가로세로연구소 등 극단적 주장을 하고 특정인을 괴롭히는 영상이 버젓이 남아있는가 하면 ‘함익병 영상 삭제’ 논란처럼 논쟁적이지만 삭제할만큼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지워지기도 한다. 

클레멘트 울프(Clement Wolf) 구글 공공정책부문 정보진실성 담당 시니어 매니저(Senior Manager, Information Integrity Google Public Policy)는 20일 한국 기자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유튜브를 비롯한 구글의 허위정보 대응 현황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 클레멘트 울프(Clement Wolf) 구글 공공정책부문 정보진실성 담당 시니어 매니저가 20일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클레멘트 울프(Clement Wolf) 구글 공공정책부문 정보진실성 담당 시니어 매니저가 20일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함익병씨 영상 삭제 논란 관련, 삭제 후 복구됐는데 첫 대응이 과했던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그 사안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동화 업무 영역이 늘어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의사 함익병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코로나19 백신의 방역 실효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영상이 삭제돼 논란이 됐다. 이후 함익병씨의 영상은 복구됐다. 

유튜브가 영상 삭제 후 복구한 데 대해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당사자가 삭제 조치가 부당했다고 생각하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그러면 유튜브 내의 다른 팀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한번 더 검토하고 있다”며 “말씀주신 사례는 아마도 유튜버의 문제 제기 이후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능성이 있기에 문제제기 절차를 항상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미국 서비스이기에 영어권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져 비영어권 콘텐츠의 경우 문제가 있어도 방치되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언어 측면의 지적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 올라온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비온뒤 갈무리
▲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 올라온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비온뒤 갈무리

그러면서 그는 “저도 불어가 모국어다. 모든 언어에 대해 동일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글에는 2만 명의 직원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저들이 있기에 그들의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있다”며 “그럼에도 지적해주신대로 완벽하지 않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한국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 등 검색결과에 맥락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구체적인 사례와 효과에 관한 질문에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관련 내용이다. 구글에서 검색하시면 최상단에 공신력 있는 정보를 배열하고, 이어 코로나19 관련 통계수치 등 관련 정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권고사항 등이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물론 이러한 정보가 있어도 허위정보가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최상단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노출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접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허위로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지 묻자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 정치적인 허위정보, 특히 선거 관련 허위정보 판별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의 퀄리티를 반영해 양질의 콘텐츠가 계속 높은 순위(노출이 잘 되는 위치)에 오르도록 부각하고 있고, 저질 콘텐츠는 계속해서 부각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 유튜브와 구글 화면. 코로나19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맥락 정보(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 당국의 정보 등을 띄운다.
▲ 유튜브와 구글 화면. 코로나19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맥락 정보(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 당국의 정보 등을 띄운다.

그는 유튜브에 관해서도 “유튜브상의 추천 알고리즘이 선거, 시민사회 관련된 이슈 등은 공신력있는 정보를 더 부각하기 위해 설계돼 있다”고 했다.

2020년 닐 모한(Neal Mohan)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CPO, 구글 수석 부사장)는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KBS뉴스, YTN, 연합뉴스 등과 같은 공신력 있는 뉴스채널 영상이 더 부각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검색 결과 상단에 이들 언론의 콘텐츠를 우선 배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이용자 평가 등을 바탕으로 공신력있는 채널 순위를 정해 반영한다. 

클레멘트 울프 매니저는 “한국 대선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악의적 행동이나 콘텐츠, 누군가에게 부당한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들을 찾아내고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거기간이 되면 언제라도 한국에 이슈가 발생하면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한국어를 쓰는 검토자들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이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유튜브, 앱스토어, 구글 검색 등의 검색 순위 시스템이 있어 ‘관련성’과 함께 ‘공신력’을 중요하게 살핀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얼마나 전문적인 콘텐츠인지 판단하고, 이를 더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유튜브 코로나19 관련 심의 기준
▲ 유튜브 코로나19 관련 심의 기준

이어 그는 “허위정보 대응을 위해 유튜브에 코로나19 관련 정책을, 구글플레이엔 딥페이크 관련 정책을 수립했다”며 “머신러닝을 활용해 잠재적으로 정책 위반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거르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는 현재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별 심의 기준을 공표하고 있다

이 외에도 △ 투명성 보고서 등 정기 보고서 발간 △ 각 국가의 보건당국과 협력 △ 팩트체커 및 기관과 협업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차원의 국내외 기관과 협업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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