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캠프 첫 인선으로 영입하면서 지난해 6월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캠프와 국민의힘 선대위를 거치며 수많은 전직 언론인을 영입했다. 이에 4일 현재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영입한 언론인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언론인 출신이지만 이미 국회의원 등에 입문해 정치인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인사는 제외했다. 윤 후보의 정치행보로 정치권에 본격 발을 디딘 인사, 캠프나 선대위가 언론·방송 이력을 주요경력으로 발표한 인선을 중심으로 추리면, 윤 후보가 영입한 언론·방송인은 73명으로 나타났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지난해 12월30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전직 언론인 6명 추가인선을 발표했다. 박용찬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모두가 미래인재 정책특별본부’ 소속 문화미디어컨텐츠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고, 공동 공보특보단장으로 이목희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정흥보 전 춘천MBC 사장을, 공보특보로는 고주룡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홍보특보단의 홍보특보로는 조인석 전 KBS 부사장과 임현찬 전 조선영상비전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조인석 전 부사장은 고대영 전 KBS 사장과 함께 제작자율성 침해 등을 이유로 KBS 시사교양PD들에게 퇴진 요구를 받은 바 있다. 

12월29일 선대위는 상임공보특보단에 공보특보로 4명을 임명했다. 2명은 전직 언론인인 박현 전 광주MBC 보도국장과 남궁헌 전 서울신문 출판부장이었고, 나머지 두명은 종합편성채널 패널이었다. 최단비 원광대 로스쿨 교수와 함인경 TV조선 사건파일24 법률 패널이었다. 

12월28일 선대위는 지역언론자문단에 18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부산자문위원에 이종훈 전 부산MBC 보도국장, 김경국 국제신문 서울본부장(선임기자)을 인선했다. 선대위는 김경국 국제신문 기자를 현직 언론인으로 표기했는데 그의 가장 최근 기사는 선대위 합류 일주일 전인 12월22일자 보도였다. 인천자문위원에는 이상원 전 문화일보 기자, 김종술 전 KBS 취재기자(전 YTN 국제부장), 김창수 현대일보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창수 사장은 지난해 9월말 사장을 퇴임했다. 

▲ 지난해 12월20일자 국제신문 김경국 선임기자 칼럼
▲ 지난해 12월20일자 국제신문 김경국 선임기자 칼럼

광주자문위원에는 김연욱 전 전남일보 기자, 대전자문위원에 임도현 전 조선일보 기자, 울산자문위원에 오정범 전 울산MBC 보도본부장, 세종자문위원에 변상섭 전 대전일보 논설위원, 경기자문위원에 박흥석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 강원자문위원에 손원교 전 춘천MBC 보도국장, 충북자문위원에 김태순 전 세종데일리 대표(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충남자문위원에 이우명 전 연합뉴스 대전충남지사장과 김주완 전 중도일보 편집국장, 전북자문위원에 허상동 전 전주일보 정치부장, 경남자문위원에 김일곤 전 경남MBC 대표, 제주자문위원에 김동주 전 제주KBS 총국장과 김철웅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을 임명했다. 

12월24일 선대위는 6명의 전직 언론인을 영입했다. 

후보비서실 정무위원에 김상민 전 MBN 경제부장, 글로벌비전위원회 위원으로 손지애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을 각각 영입했다. 

▲ 손지애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 손지애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직능총괄본부 소속 금융산업지원본부장에는 조준희 전 YTN 사장(전 IBK기업은행장)을 임명했다. 조 전 사장은 지난 2015년 7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존경하는 사장님 경하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낸 바 있고, 최서원(구 최순실)씨를 통해 청와대가 조 전 사장을 YTN 사장에 추천했다는 ‘낙하산 사장’ 논란이 있었다. 

▲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조준희 전 YTN 사장에게 받은 문자 일부. 사진=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조준희 전 YTN 사장에게 받은 문자 일부. 사진=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총괄특보단 소속 공보특보에는 김환열 전 대구MBC 사장을 임명했다. 김 전 사장은 곽상도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 재보궐선거에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총괄특보단 소속 기획특보에는 박강수 시사포커스TV 회장, 이용석 전 충북MBC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12월21일 선대위는 두명의 언론인을 추가 인선했다. 

채일 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뉴스국장을 공보특보로 임명했고, 황상무 전 KBS 앵커를 언론전략기획단장으로 영입했다. 선대위는 황 전 앵커를 영입하면서 “황씨가 메인앵커를 하던 2015~2018년 KBS 뉴스9는 시청률 압도적 1위와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등을 기록할 만큼 국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언론인이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2018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기자들에게 그는 탄핵 국면과 고 백남기 사망 사건 등을 왜곡보도했다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12월17일 공보단 산하 언론자문위원회를 만들고 언론인 22명을 영입했다. 

언론자문위 위원장으로는 황희만 전 MBC 부사장을 세웠다. 지난 2010년 4월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가 추천한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언론노조 MBC 본부는 황 부사장 임명 철회 등을 주장하며 사측과 대립했다. 황희만 위원장은 MBC 정치부장, 울산MBC 대표, MBC 프로덕션 대표 등을 지냈다. 

▲ 황희만 전 MBC 부사장. 사진=유튜브 국가미래연구원
▲ 황희만 전 MBC 부사장. 사진=유튜브 국가미래연구원

위원회 부위원장에는 하남신 전 SBS 정치부장, 이정옥 KBS 파리특파원, 이유식 뉴스1코리아 대표이사, 송태권 한국일보 상무, 최수묵 동아일보 기획위원을 임명했고, 간사는 김종서 전 한국일보·서울경제 부국장이 맡는다. 

위원은 총 15명이다. 조윤정 전 KBS 리포터, 김경중 전 MBC 정치부장, 김근식 전 CBS 정치부장, 김명호 전 국민일보 편집인, 김인배 전 데일리안 편집국장, 노동렬 전 KBS제작단 PD, 박경아 전 동아일보 기자, 백현주 전 서울신문NTN 대표, 손희식 전 한국경제매거진 대표이사, 신화수 전 전자신문 편집국장, 옥대환 전 조선일보 CS본부장, 원만식 전 MBC 예능본부장, 이대현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화순 전 시사뉴스 국장, 최성범 전 서울경제 부장 등이 언론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12월14일 선대위 산하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내기대위)’ 공동 부위원장에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임명했다. 김 전 국장은 당내 경선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언론미디어정책총괄을 맡았다. 내기대위에는 변재현 전 서울경제 기자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선대위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위원으로 이재호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합류했다. 불교지원 부본부장에는 백승진 전 불교TV 제작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12월13일 여성본부 부본부장에 백현주 전 서울신문NTN 대표이사, 여성본부 대변인단 단장에 이수희 종편 방송패널 등을 각각 임명했다. 문화트랜드선도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세원 전 동아일보 파리특파원을 임명했다. 12월10일 홍보미디어총괄본부 부본부장으로 최재혁 전 제주MBC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그 외에도 후보특별고문에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SBS 정치부 기자 출신인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이 언론인 출신이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지난해 8월말 영입했다가 해촉한 뒤 지난해 10월 시민사회총괄본부 대변인으로 최종 임명됐다. 

윤석열 캠프 시절에 영입했다가 사퇴한 조선일보 출신의 이동훈 대변인을 제외하면 동아일보 법조팀장 출신의 이상록 대변인, KBS 기자 출신 김기흥 수석부대변인, 조선일보 출신의 우승봉 공보팀장 등은 선대위에서 주요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 고대영 전 KBS 사장.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고대영 전 KBS 사장.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영 전 부산MBC 사장은 지난해 10월31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힘을 실었다. 

윤 후보 정치선언 직후인 지난해 7월1일 언론인권센터는 “언론인의 정치권 직행, 심사숙고해야 한다”란 논평에서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KBS 김기흥 기자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 “권언유착으로 인한 권력 비판, 감시 기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며 언론인이 정치권 직행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고위직 기자들의 잦은 대선캠프 행은 언론의 권력 비판과 감시의 기능이 쇠퇴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이 무색하게 이후 윤 후보는 언론·방송인 출신 70명 이상을 영입하면서 거대한 선거조직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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