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는 현장을 찾은 취재진 중 질문하는 기자가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질의응답 이전 국민의힘 차원에서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고 이에 따라 현장 취재 기자들이 질의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경력 허위 기재 논란에 관해 공개 사과를 했다. 김씨는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으며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김씨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같은 입장문을 약 8분가량 읽은 뒤 바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질의응답 과정이 빠졌으나 취재진은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취재진의 질의 응답이 없던 이유는 당초 국민의힘 차원에서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다. 실제 입장 발표에 앞서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이 약 10분 간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며 소통하는 과정이 있었다.

김 의원은 “기자들이 궁금해했던 궁금점, 학력이나 경력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에 대해 일괄적으로 리스트업 했다”며 “그 내용을 기자들에게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질의응답을 해드리는 것이 성의인데 김씨가 정치와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했던 분이다 보니 오늘 상황이 낯설 것”이라며 “혹시나 진심으로 드리고 싶은 말과 다른 말이 나오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으니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차 한 기자가 “김씨가 질의응답을 받는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따로 질의응답이 없이 본인이 직접 쓴 입장문을 읽고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김건희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응답이 없었다고 지적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조 전 장관 트위터 갈무리
▲김건희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응답이 없었다고 지적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조 전 장관 트위터 갈무리

국민의힘 역시 김씨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충분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처럼 정치권에서 몇십 년간 단련된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정치와 전혀 관계없던 곳에서 일해왔기 때문에 이를 두고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백브리핑에 3차 백브리핑까지 하며 선대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여권 일각에서는 현장을 찾은 취재진이 질문하지 않은 점을 부각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김씨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손들고 질문하는 기자가 없다. 참 온순하다”라고 적으며 지난 2019년 9월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현장 앞에서 중국집 배달원에게 메뉴를 묻던 취재진 사진을 첨부했다.

이어 “기자는 받아적는 직업이다”라고 적으며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직전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신년 간담회를 하고 있는 사진, 김씨의 기자회견 사진 속 타이핑을 하고 있는 취재진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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