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내년 목표로 8600억 원 이상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축소했던 드라마 투자를 활성화해 OTT 플랫폼 부상 등으로 인한 K콘텐츠 활황기에 올라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 MBC는 매출 7000억 원 이상, 흑자 150억 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박성제 MBC 사장은 21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2022년 기본운영계획안 보고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방송광고 호조 등이 큰 요인이었다. 제작비의 효율적 집행 등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자평했다.

내년 목표로는 ‘매출 8600억 원 이상, 영업이익 400억 원 이상’을 제시했다. 주요 경영지침은 △글로벌 K콘텐츠 시대 MBC 경쟁력 강화 △미디어기업으로서 지속적 성장플랜 마련 실현 △공영성 강화를 통한 공적책임 구현 △‘원(One) MBC’와 지역성 조화 등이다.

박 사장은 “(영업이익 목표가) 올해 영업이익보다는 적은데 줄어든 이유는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 때문”이라며 “압도적인 K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신뢰도 제고,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방송, 보편적 접근성 확대, 시민에게 봉사하는 공영방송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서울 마포구 MBC 사옥

MBC는 내년 드라마 제작에 1300억 원을 투입해, 올해 축소했던 드라마 제작 편수를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날 “글로벌 OTT가 속속 상륙하면서 K콘텐츠 투자가 확대되고, K콘텐츠는 지역화 수단을 넘어 글로벌에 통하는 킬러 콘텐츠로 부상했다”며 “이 트렌드에 반드시 MBC가 올라타야 한다.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절대로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 국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 전망을 보면 2023년 이후 메타버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 예측된다”며 “MBC가 메타버스나 IT 전문기업은 아니지만 가능성과 역량 있는 파트너와 융합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을 만들어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다만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 확보에 대해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 박 사장은 이날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대목에서도 “도쿄올림픽 당시 경험했지만 윤리기준을 다른 기업보다 한층 엄격하게 둬야 한다. 특히 내년에는 대형 이벤트가 많기에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며 ‘ESG 경영 핵심 목표’를 조직 목표에 합치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MBC는 도쿄올림픽 방송사고를 계기로 출범한 ‘MBC공공강화위원회’를 통해 조직 전반의 혁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MBC 민영화’ 주장이 떠오른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공영방송 위기론이 재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KBS도 수신료 인상 문제로 고초를 겪고 있고, MBC 역시 수신료와는 다른 또 다른 형태의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영방송 존재감을 각인시킬 좋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MBC가 보편적 접근권 보장 방안으로 제시한 ‘MMS’(Multi Mode Service) 관련해선 일부 방문진 이사들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MBC는 기존 주파수 대역을 2개 이상의 채널로 나눠 송출하는 MMS 기술을 활용해 ‘MBC2’ 채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MMS 채널은 IPTV 등 유료방송가입 가구는 시청할 수 없다. 

김도인 이사는 “MBC가 KBS처럼 법적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MMS처럼 한물 간 걸 하면 비용은 어떻게 하느냐”며 “(시청자가) OTT로, 스마트TV로 넘어가고 뉴스 시청 패턴도 바뀌었다. MMS는 깊이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석환 이사도 “MMS는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