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851년 창간했다. 올해 창간 170주년이다. 창간호는 4페이지 분량에 가격은 1페니였다. 인쇄공 출신 독일계 유대인 아돌프 옥스가 1896년 인수하며 오늘의 NYT에 이르렀다. 옥스는 사주로서 첫 신문을 내던 사설에서 “정당이나 정파 혹은 이해관계와 관계없이, 어떠한 두려움이나 선호 없이 불편부당하게 뉴스를 전달하는 것, 모든 종류의 의견으로부터 지적인 논의를 하는 게 진지한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확인을 거친 사실과 분석, 뛰어난 문장’이라는 제작원칙을 추구했다. 

2. 19세기 후반 뉴욕에서 발행되던 8개 조간신문 가운데 판매부수 최하위였다. 옥스는 지면 변화에 나섰는데, 미국 신문업계 최초로 서평 섹션을 시작했다. 부수 확장을 위해 전화 판촉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업계 최초였다. 신규 독자 중 100명에게 프랑스‧영국 자전거 투어 경품을 제공했다. 1898년 신문 판매가격을 1부당 3센트에서 1센트로 낮췄다. 1센트에 황색신문을 보던 독자들이 옮겨왔고, 발행부수와 매출이 급증했다.

3. 1912년 타이타닉 침몰 사건 당시 무선 전신 기록을 단독 입수해 다른 신문보다 이틀 빨리 보도했으며, 24개면 중 15개 면을 참사 관련 기사로 채웠다. 옥스는 취임 후 25년간 누적 1억 달러 매출을 올렸으며, 이익금의 3%만 주주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신문사에 재투자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당시 광고매출이 급감하며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1942년부터 ‘십자말 퀴즈’ 연재를 시작했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폭격기에 NYT 기자가 동승했다. 

▲1912년 타이타닉 침몰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1912년 타이타닉 침몰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4. 1960년 실린 의견광고를 두고 앨라배마주 경찰국장 설리번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고 5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1964년 NYT 승소 판결을 내리며 언론사가 허위를 인식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보도했다는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를 공직자 스스로 입증해야 명예훼손 처벌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설리번 사건은 언론자유를 위한 강력한 판결로 남았다. 

5. 베트남전쟁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거짓말과 치부를 폭로한 펜타곤 문서는 ‘프로젝트X’라는 이름으로 수개월 간 준비 끝에 1971년 6월13일 1면에 등장했다. 닉슨 행정부는 국방부 기밀문서 보도는 간첩죄라며 보도중단을 요구했고, 펀치 설즈버거 발행인이 거부하자 미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기사게재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국가이익을 해친다”는 임시명령을 내려 보도 정지 판결을 냈다. 그러자 펜타곤 문서 제보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문서를 줬고, 워싱턴포스트 역시 국가기밀 누설혐의로 법원에 갔다. 연방대법원은 6대3으로 두 신문사에 보도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언론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근거해 행정부 청원을 기각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6. 옥스-설즈버거 가문은 1896년부터 지금까지 NYT를 지배하고 있다. 옥스 설즈버거 가문이 이사회의 70%를 선출한다. 가문 구성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단합이다. 1957년 설즈버거 가문 주주들은 의결권 있는 클래스B 주식과 의결권 없는 클래식A 주식으로 이중 주식구조 채택을 결정했다. A주식은 일반인 거래를 허용했다. 가문 구성원이 B주식을 팔 경우엔 가문 구성원에게 우선 내놓고 매입자가 없으면 NYT컴퍼니에 A주식과 동일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이 장치는 누가 주식을 팔아도 경영권이 영향받지 않도록 했다.

7. NYT 보통주식의 50.1%를 소유한 ‘옥스신탁’이 1935년 세워졌다. 여기서 클래식B 주식 대부분을 소유한다. 1997년 신탁 명칭은 ‘옥스-설즈버거 가문신탁’으로 달라졌다. 가문신탁의 목표는 “뉴욕타임스가 외부 영향에서 자유롭고, 전적으로 두려움이 없으며, 사심없이 공공의 복리에 헌신하는 독립적인 신문으로 존속하는 것”이다. 

8. 1897년 2월10일자부터 지금까지 종이신문 1면 상단 제호 옆 슬로건은 ‘인쇄하기 적합한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다. 현재 평일 판은 42면~54면, 일요일판은 100면이 넘는다. 일요일판은 평일 판의 두 배 가격인 6달러다. 하루에 출고하는 뉴스 스토리(기사)는 150~200건이다. 해외 31개 지국에 200명이 넘는 특파원이 일하고 있다. 발행 부수는 2000년 113만부(평일판 기준)였으나 2019년 44만부를 기록했다. 

9. 신입 기자 대부분은 스카우트된 경력직이다. 2000년 1만4000명 수준의 정규직 사원은 2010년 7414명, 2020년 4700명으로 줄었다.기자 입사 연봉은 평균 10만4600달러(약 1억2400만원)이며 이는 미국 신문기자 평균 연봉보다 두 배 이상 높다. 2018년부터 차세대 저널리즘 인재 충원을 목표로 1년간 본사에서 정규기자들과 똑같이 근무하며 기자들의 멘토링과 피드백을 받는 ‘편집국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최소 20명 정도 뽑는데 2020년의 경우 전 세계 16개국에서 2200명이 지원해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급여를 받고, 노조 가입도 보장된다. 펠로우십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곧바로 채용된다.
 
10. 1978년 여성차별 집단 소송에 직면한 뒤 여성들이 대거 입사했다. 1980년 편집국에서 22%에 불과했던 여성 비율은 2019년 51%를 기록했다. 간부진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각각 49%, 21%다. 1940년대 후반까지 NYT에서 흑인은 짐꾼이나 엘리베이터 기사뿐이었다. 2021년 40년 경력의 과학전문 기자 도널드 맥닐이 2019년 페루 현지 NYT 학습투어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명예 퇴사했다. 2021년 2월 기준 저널리스트는 1700명이며, 직원들이 사용하는 언어 종류는 55개다. 

11. 총기 규제, 낙태, 동성애, 마리화나 소지 허용에서 일관되게 진보적 입장을 지켜왔다. 2020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CNN에 이어 미국 진보층이 신뢰하는 미디어 2위를 기록했다. 1917년부터 시상한 퓰리처상 수상 횟수(2020년 12월 말 기준)에서 130회로 압도적 1위다. 2위는 워싱턴포스트로 65회다. 

▲뉴욕타임스 제호.
▲뉴욕타임스 제호.

12.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이 있다. △윤리적 저널리즘 가이드북 △성실성 가이드라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기사댓글 운용 가이드라인 △컨퍼런스와 이벤트에 대한 표준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다. 윤리적 저널리즘 가이드북은 14개 항목 155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고의적인 가이드라인 위반이 드러나면 해고할 수 있다. 2004년 익명 취재원 사용 정책을 제정했다. 기자의 전적인 취재원 비밀보장 요청을 승인할 수 있는 사람은 편집인 1명이다. 특종을 놓치거나 시간을 더 쓰더라도 실명 사용이 중요하다. 익명 보도는 신뢰도를 훼손하는 첫 번째 주범이라 밝히고 있다. 

13. 직무와 관련 있거나 그럴 가능성 있는 기업의 주식을 소유해선 안 된다. 건강 담당기자의 제약회사 주식 보유, 미디어 담당기자의 미디어 기업 주식 매매가 금지되는 식이다. 스포츠 취재 담당자는 경기장 출입증 외에 식사, 선물 등 어떠한 특혜도 제공받을 수 없다. 레스토랑 리뷰 담당기자는 반드시 익명으로 하고, 식당 예약도 가명으로 해야 한다. NYT 기자가 쓴 책을 NYT 서평에 소개할 경우, 경쟁사 기자가 쓰도록 한다.

14. 직원들은 회사 승인 없이 외부 강연에 나설 수 없다. 회사가 참가를 승인해도, 회사가 강연료를 지불한다. 외부 강연료를 받아선 안 된다. 단 교육 목적이거나 비영리단체 활동의 경우 강연료, 사례비, 경비, 교통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 SNS 활동에 대해서는 ‘내가 포스팅하려는 견해가 NYT에 실려도 괜찮은 내용인지, 앞으로 공정한 취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동료들이 해당 업무를 하는 데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권고하고 있다.

15. 2003년 1면부터 4면에 걸쳐 7239단어 분량의 정정보도 기사를 실었다. 당시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기사를 표절‧조작하고 도용한 사실을 사과하며 “자체조사 결과 블레어가 2002년 10월 이후 작성한 73건의 기사 중 최소 36건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해당 기자는 떠났고 편집인과 편집국장은 동반 사퇴했다. 2007년 한국언론정보학보에 실린 ‘한국과 미국 일간신문의 정정보도 기사 비교 연구’에 의하면 뉴욕타임스의 정정보도 기사 건수는 한국보다 2배 가량 많다. 1853년 1월20일자 기사의 오자를 발견해 2014년 3월4일 바로잡기도 했다. 

16. 오피니언(논설) 에디터는 편집인을 거치지 않고 발행인에게 직접 보고한다. 논설실과 편집국은 높은 장벽이 있다. 의견을 담은 칼럼과 사실을 다루는 기사의 분리 원칙 결과다. 2021년 1월 기준 13명의 논설실원 중 7명은 NYT에서 일한 적이 없다. 보스턴글로브와 워싱턴포스트 출신도 있다. 남성 7명, 여성 6명이다. 오피니언면에는 얼굴 사진을 쓰지 않는다. 2021년 1월 기준 15명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에게는 사무실과 전문 리서처, 비서가 배속된다. 사설과 칼럼 논조는 진보적이다. 매주 1~2건의 칼럼을 쓰고, 강의 등 외부 활동도 자유롭다. 폴 크루그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퓰리처상 수상자들이 눈에 띈다.
 
17. 2020년 10월6일 사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대선 후보자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는 1860년 링컨 대통령 공개지지를 시작으로 모두 34차례 이뤄졌다. 민주당 후보는 27차례, 공화당 후보는 6차례 지지했다. 공화당 후보 지지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6년)가 마지막이다. 제3의 정당 후보 지지는 1896년에 한 차례 있었다.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18. 2020년 12월 말 기준 세계 232개국에서 디지털 유료구독자 669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509만명이 뉴스 콘텐츠 구독자이고, 쿠킹·게임 같은 非뉴스 콘텐츠 구독자가 160만명이다. 디지털 유료구독자 10명 중 2.7명은 ‘뉴스 아닌’ 상품을 돈 내고 이용한다. 

19. 2011년 온라인 유료화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다. 구독료는 4주 17달러(약 2만 원). 매월 전 세계에서 뉴욕타임스를 찾는 순방문자(UV)는 1억5000만명 수준으로, 최근 10년 사이 3배 증가했다. 2020년 총매출액에서 구독 비중은 67%, 광고 부문은 22%(디지털 13%+종이신문 9%)다. 임대료 등 기타 수입은 11%. 2012년부터 구독 수입이 광고를 추월했다. 2020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디지털 구독 매출(34%)이 종이신문 구독 매출(33%)을 앞질렀다. 20년 전인 2000년의 경우 종이신문 광고 수입이 70%, 종이신문 구독 매출이 23% 비중이었다. 

20. 2020년 6월29일 애플의 ‘뉴스 플러스’와 파트너십을 종료하며 애플의 뉴스피드에서 빠졌다. “유료이용자들과의 관계를 맺어 저널리즘 가치를 유지하는 우리의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2017년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턴트 아티클’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 또한 중단했다. 이후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 ‘뉴스 탭’에 기사를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고 있다. 구글 뉴스에도 이용료를 받으며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21. 인터넷 보급으로 신문광고가 줄어들자 2005년 전체 직원의 4%에 해당하는 500명을 해고했다. 2009년 4월부터 12월까지는 전 직원에게 10일간의 무급휴가와 급여 5% 삭감을 결정했다. 당시 생존 방안은 자산 매각과 경비 절감이었다. 2007년부터 종이신문 가로 길이를 4cm 줄여 매년 1200만 달러를 아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여섯 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디지털에 집중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도 연간 2억 달러 수준의 편집국 예산 감축을 최소화하고 경쟁사 기자를 스카우트했다. 

22.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종이신문 기반의 광고와 구독매출이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했다. 평일판 발행부수는 2009년 96만부였으나 2019년 44만부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종이신문 광고매출액은 2000년 13억 달러에서 2020년 3억9200만달러로 3분의1 이하로 급감했다. 창간 이후 158년간 지켜온 1면 ‘무無광고’ 원칙이 2009년 1월6일 깨졌다. 

23. 2011년 3월28일 매월 20건까지 무료기사 열람을 허용하고 그 이상을 볼 경우 돈을 받는 계량형 요금제(meterde paywall)를 시작했다. 미국 종합일간지 중 최초였다. 2012년 4월에는 10건으로, 2017년 12월에는 5건으로 낮췄다. 2019년 7월부터는 무료기사를 월 2건으로 줄였다. BBC 사장 출신 마크 톰슨이 2012년 11월 CEO에 취임해 8년간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2014년 5월 그 유명한 ‘혁신보고서’가 공개됐다. 신문 중심 제작 관행을 벗어나 강도 높은 각성과 혁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7년 1월엔 ‘독보적인 저널리즘’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2014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2014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24. 온라인 기사 유료화를 도입한 2011년 회사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76% 감소했다. 이미 2010년 이전 두 차례 온라인 기사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상황이었다. 설즈버거 주니어 발행인은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도전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우리를 차단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2년 넘게 전 세계 30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내부적으로는 정밀 통계분석 방법인 컨조인트 분석과 포커스그룹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한 맥킨지컨설팅에 의뢰해 종이신문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파악했다. 답은 디지털 확장성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 공략이었다. 

25. 2011년 당시 NYT 페이월 구독료는 PC+스마트폰 기준 4주 15달러였다. 1년 구독료는 195달러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을 통해 유료화 장벽을 피해 기사를 공짜로 보는 행위는 내버려 뒀다. 이들도 언젠가 구독자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2011년 유료화는 무작정 시작한 게 아니었다. 2007년 개발자와 기자가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뉴스 기술팀을 만들었고, 2009년 소셜미디어 에디터 직책을 만들었다. 

26. 유료화 시작 이후 인터넷 트래픽이 감소했지만 경영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2014년 최초의 스마트폰 전용 앱인 ‘NYT Now’를 만들었다. 4주 8달러 가격에 종이신문 기사 중 매일 30~40건을 큐레이션 해 제공했지만 이듬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실패였다. 혁신보고서팀은 “편집국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종이신문 1면에 대한 자부심과 집착을 버리고 디지털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후 디지털 유료 가입자 증대를 위해 ‘이용자의 로그인 등록 확대’에 집중했다. 이용자 행태분석→유료 가입자 증가→광고매출과 트래픽 상승→고품질 저널리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27. 마크 톰슨 CEO는 사내에서 끝장 토론을 벌였다. 온라인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늘어난 트래픽으로 디지털 광고매출을 늘리면 된다는 믿음이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키웠다고 판단했다. 또한 광고로 벌어들인 매출이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한 안정적 수익원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백만 명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강력한 저널리즘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구성했다. 톰슨은 “우리가 편집국에 투자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끊임없이 양질의 TV콘텐츠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모바일 메인 화면.
▲뉴욕타임스 모바일 메인 화면.

28. 스마트폰 뉴스를 집중 소비하는 오전 7시대 뉴스 제작을 늘리고 ‘아침‧저녁 브리핑’ 아이템을 만들었다. 이용자가 어떤 기사에 오래 머무는지, 한 기사를 본 뒤 어느 기사로 넘어가는지 등을 체크하고 독자들의 행동 패턴을 참고로 기사를 작성하고 홈페이지 화면을 배치한다. 뉴스레터를 통해 독자와 만나는 데에도 성공했다. 2021년 3월 현재 73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보내는 ‘더 모닝’부터 주2회, 매주, 격주, 매월 등 보내는 뉴스레터가 나뉘어 있다. 뉴스레터는 뉴스 브리핑&정치, 비즈니스, 테크, 라이프스타일, 아트&컬처, 오피니언 등으로 구분된다. 뉴스레터를 열어보는 비율은 50% 정도다. 

29. 2015년까지 전체 광고 부문 인력의 75%를 데이터 및 디지털 기술 전문가로 물갈이했다. 웹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비디오그래퍼 등을 상당수 뽑으며 편집국에 이어 ‘디지털 상품&기술팀’이 700여명으로 두 번째 규모를 이루게 됐다. 2020년에만 디지털 상품 개발에 1억3243만달러(약1457억원)를 지출했다. 그해 총 매출의 7%를 연구개발에 쓴 것이다. 

30. 십자말 퀴즈 등 게임, 쿠킹, 오디오 상품은 편집국 기자들이 관여하지 않는 독립상품이다. 쿠킹에선 2만여 개의 레시피와 콘텐츠를 유료회원에게 제공한다. 구독료는 1년 40달러. 2020년 12월 말 유료회원은 72만6000명이다. 2018년 11월 HBO PD 출신을 영화TV책임자로 영입하고 영상팀을 출범했다. 2019년 6월부터 ‘더위클리’라는 다큐를 제작하고 있다. NYT 기자들의 퓰리처상 수상 기사 등을 소재로 30분 분량이다. 이밖에도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OTT에 다큐멘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31. 머신러닝으로 문제가 될 만한 댓글 수십만 개를 학습한 AI ‘퍼스펙티브’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댓글을 걸러내고 있다. 편집국 커뮤니티 데스크 담당자들은 퍼스펙티브로 걸러진 댓글을 읽으며 게재 여부를 결정한다. 블록체인 기술로 가짜 사진도 차단하고 있다. 마우스 커서를 이미지 위에 올려놓으면 언제 어디서 촬영돼 어떤 보도에 사용됐는지와 사진의 진위 여부가 드러난다. 딥페이크 대응에 유용하다.

32. 2001년 9‧11 테러 당시 3개월간 ‘도전받은 나라’(A Nation Challenged) 특집 시리즈 기사를 실었다. 1면에 게재된 기사를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분석한 결과 2011년 탐사보도 비중은 3.19%로 20년 전 0.34%보다 9배 이상 높았다. 2006년엔 5.43%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폭로 탐사보도는 전 세계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사라 니르 기자는 13개월간의 취재 끝에 뉴욕 네일 업계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폭로하는 탐사보도를 내놨다. 브라이언 로젠탈 기자는 450명의 택시기사를 만나 “택시면허 가격이 왜 100만 달러나 되는가”라고 똑같이 물었다. 이를 통해 대출의 늪에 빠진 기사들의 실태를 드러냈다.

33.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에 “NYT는 진정으로 국민의 적”이라고 썼다. 그는 백악관에서 NYT와 워싱턴포스트 구독을 중단시켰다. 트럼프가 대통령 시절 트위터로 가장 많이 비판한 매체는 CNN(251회)과 NYT(241회)였다. NYT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했지만, 최종 승자는 NYT였다. 그러나 트래픽 조사 전문 회사 콤스코어 집계에 의하면 NYT의 2021년 2월 트래픽은 1년 전 같은 달 대비 16% 감소했다. 트럼프 효과다. 

34. 2016년 11월 트럼프vs힐러리 선거 개표 당시 3일만 모든 기사와 동영상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고, 그 결과 유료 이용자가 급증했다. 2016년 10월1일부터 12월1일까지 두 달 사이 20만 명이 디지털 유료구독자로 등록했다. 평소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2020년 11월 트럼프vs바이든 선거에서도 3일간 유료화 장벽을 없앴다. 크리스마스 시즌 프로모션 가격정책도 효과를 거뒀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기사와 가이드‧정보를 유료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유료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

35. 1998년부터 홈페이지에 10대 학생 및 교사 등을 상대로 디지털과 종이신문 활용 학습을 지원하는 ‘학습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초등학생 전용 ‘어린이 뉴욕타임스’ 섹션을 발행한다. 2018년 한 해 195명의 미국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어린이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면에 글을 썼다. 

36. 2017년부터 이용자 소통 전담 조직인 ‘독자센터’를 편집국 내부조직으로 만들고 기자 8명을 배치했다. 자사 취재전담 미디어 담당기자가 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퍼블릭 에디터’(공익 편집인)는 익명 취재원부터 기사 표절, 기자 개인의 이익과 저널리즘 원칙 충돌 등의 문제를 다뤘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존속됐다. 이들의 책무는 ‘NYT에 대한 독자들과 공공의 우려와 관심을 신문사 안으로 전달하고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송의달, 나남, 2021)을 중심으로 요약·정리한 원고입니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송의달, 나남, 2021).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송의달, 나남,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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