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가 기사에 기자 이름과 함께 기사 작성 책임자인 데스크의 이름을 담는 ‘데스크 실명제’를 도입한다. 쿠키뉴스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취재보도 가이드북’을 마련하기도 했다.

쿠키뉴스는 오는 20일 ‘데스크 실명제’를 도입한다. 데스크 실명제는 신중한 취재와 책임이 요구되는 기획 기사와 단독 기사에 적용한다. 실명제가 적용된 기사에는 ‘OOO 기자가 쿠키뉴스 윤리강령, 보도준칙에 따라 작성하고 OOO 데스크가 확인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는다.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는 “일간신문이면 지면, 방송뉴스면 저녁 뉴스를 중심으로 보도하는데 인터넷 언론은 그렇지 않기에, 기사를 빨리 쓰려 한다”며 “이 과정에서 데스킹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데스크가 조금 더 책임감을 갖자는 의미에서 논의를 거쳐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갈무리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갈무리

쿠키뉴스는 온라인 문서 형태로 취재보도 가이드북을 발표하기도 했다.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수정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김지방 대표는 “책으로 만들면 필요할 때 찾기 어렵다. 온라인 문서로 만들어 검색하기도 편하고, 업데이트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만들고 보니 여전히 모호한 점도 있고 일부는 취재에 제약이 되는 점도 있어 계속 보완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쿠키뉴스의 취재보도 가이드북은 기존 언론의 윤리강령 및 가이드라인과 유사하면서도 몇가지 차이가 있는데 우선 ‘디지털 환경’에 맞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 쿠키뉴스 로고
▲ 쿠키뉴스 로고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논란이 되는 출처가 불분명한 온라인 기사, 따옴표 기사 등을 쓰지 않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가이드북은 디지털 저널리즘의 윤리로 △ 온라인 정보를 항상 의심하라 △ 자신이 한 취재에 의존하라 △신속성보다 정확성을 우선시한다 △ 조회수가 전부인 기사를 쓰지 않는다 △어뷰징 행위(검색어가 들어간 같은 내용의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등을 담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용 보도의 경우 온라인 공간에서 취재, 사실 확인 방법, 보도 여부 판단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주장을 검증하지 않고 인용해선 안 된다. 일반적인 제보나 취재와 동일하게 당사자 여부와 사실 여부, 배경과 맥락을 기자가 직접 취재해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당사자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계정 이름이 '대한축구협회'라고 해서 실제로 대한축구협회가 계정을 운영하는지 보증해주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식이다.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디지털 저널리즘의 윤리 항목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디지털 저널리즘의 윤리 항목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소셜미디어 활용 보도 관련 내용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소셜미디어 활용 보도 관련 내용

개인의 소셜미디어 게시글 인용 기준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하게 했다. 원칙적으로 “개인 의견이나 글은 영향을 고려해 보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개인이 게재한 게시물을 기사에 인용할 때 작성자에게 보도 활용 승낙을 받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사안이 긴급하고 공익성이 중대될 경우, 당사자가 인용 보도를 문제 삼지 않는 경우에는 데스크와 논의 후 선 보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보도 이후에라도 작성자와의 접촉을 지속해 보도 경위를 설명하고 사후 허락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김지방 대표는 “다음 아고라가 만들어진 당시 쿠키뉴스가 아고라 청원 내용을 처음 기사화했다. 당시에만 해도 인터넷 게시글이나 청원을 기사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며 “우리가 처음에 취재할 땐 두발규제 폐지 청원을 올린 학생을 직접 접촉해 기사를 썼다. 초창기엔 이렇게 온라인 게시물을 바탕으로 취재를 했지만 오늘날에는 언론사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기사를 많이 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대표는 “그 결과 잘못된 내용에 언론이 낚이기도 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처음 온라인 게시글을 바탕으로 한 기사를 썼으니 이 부분에 더 책임감을 갖고 명확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회수가 전부인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문구에 관해 김지방 대표는 “이런 기사가 많이 문제가 되고 있다. 포털에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당장 이런 기사를 쓰지 않으면 조회수는 일부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뢰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재난보도 관련 내용
▲ 쿠키뉴스 취재보도 가이드북. 재난보도 관련 내용

취재 전반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은 현장 상황에 맞게 구체화한 점이 특징이다. 김지방 대표는 “기존 보도준칙들이 의미가 있지만 추상적이기도 하고, 너무 원칙적 내용들만 있어 취재 현장에 도움이 안 되는 면도 있었다”며 그 예로 재난보도 준칙을 들었다.

일례로 쿠키뉴스의 재난보도 준칙은 ‘안전을 우선한다’고 추상적으로 명시하는 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취재 투입 전 안전 교육을 하게 하고, 보호장비를 지참하게 하고, 현장에 간 직후 기자가 재난대책본부 위치와 연락처 확보 및 취재진 숙소 마련을 우선한 뒤 취재에 나서도록 하는 등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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