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연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편성 NQQ·SBS Plus) 4기가 방영 중인 가운데, 일반인 출연자가 다른 출연자 언행 때문에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나는 SOLO’ 연출 PD가 과거 출연진 사망으로 폐지됐던 SBS ‘짝’ 제작진이었다는 사실과 겹쳐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결혼을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남녀가 가명으로 출연한다. 출연진 중 ‘영철’이라는 42세 남성이 ‘정자’라는 28세 여성에게 첫만남부터 적극적으로 호감을 드러내며 “언제까지 재실 거예요?”, “믿음이 깨졌다”며 애정을 갈구·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가 된 '나는 SOLO' 4기의 출연자 영철의 발언들. 
▲문제가 된 '나는 SOLO' 4기의 출연자 영철의 발언들. 
▲나는 SOLO 정자의 인스타그램(왼쪽), 영철의 인스타그램 입장문(오른쪽). 
▲나는 SOLO 정자의 인스타그램(왼쪽), 영철의 인스타그램 입장문(오른쪽). 

영철은 계속 정자를 압박하며 “나에 대한 마음이 몇 프로냐”고 물었고 다른 출연자가 정자를 보호하려 하자 “나는 정자님한테 물어본 거다. OO님이 이야기할 게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방송에서도 눈물을 보였던 정자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포심에 끝까지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며 “나와 다른 출연자가 들었던 공격적이고 수치심이 생기는 언행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4박5일 동안 방송에 나가지 못할 순간들과 버티기 힘든 경험이 있어 용기내서 올린다”고 썼다.

정자는 또 “현재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중이며 약을 먹으면 근무시간에 영향을 줘서 나의 직장 생활은 부끄러울 정도”라며 “촬영 이후 나쁜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도 했다. 

영철 역시 12일 인스타그램에 “방송에서 보여진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모든 시청자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나는 SOLO’ 프로그램 관계자는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개별적으로 출연자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방송분은 영철의 분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이야기 전개”라며 “시청자께서 불편하실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BS ‘짝’ 남규홍 PD 연출작… “출연자 검증 신중했지만 예상 못해”

특히 이번 논란은 ‘나는 SOLO’ 제작진이 지난 2014년 충격 속에 폐지된 SBS ‘짝’(2011년 3월23일~2014년 2월26일) 제작진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책임론이 일기도 했다. 짝은 촬영 도중 출연자 중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폐지됐다.

[관련 기사: SBS ‘짝’ 출연자 사망사건…‘폐지’ 주장까지]

‘나는 SOLO’ 프로그램 홍보 시기, 짝 출신 PD가 새 연예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사실이 자주 언급됐다. ‘나는 SOLO’를 기획·연출한 남규홍 PD는 SBS 짝 이외에도 NQQ와 디스커버리 채널이 만든 연애 프로그램 ‘스트레인저’ 등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했다.

남 PD는 짝 폐지 후 여성조선과의 인터뷰(2015년 3월2일)에서 “1년이 지난 지금 얘기할 입장은 아니며, 불행한 일이 생겼고 그에 대해 제작진이 책임을 졌고 SBS는 폐지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며 “개인적으로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이렇게 바스러져서 없어진 것이 고통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14일 남 PD에게 전화와 문자 등으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관련 기사: 여성조선: 남규홍 PD가 말하는 ‘짝’ 폐지 1년 후]

‘나는 SOLO’ 프로그램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연출 PD가 짝 제작진이었음이 거론되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짝을 연출한 남규홍 PD가 제작하는 것은 맞는다. 출연자 검증에 신중을 기했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출연자들과 깊게 소통하며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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