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종합편성채널 시사프로그램에 친야(野)권 성향의 패널들이 친여(與)권 성향의 패널보다 두배 이상 더 많이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은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월~금)’과 ‘강적들(매주 토)’, 채널A ‘뉴스 TOP10(월~금)’ 등 세 개 프로그램에 지난 10월과 11월 두달간 출연한 패널을 분석했다. 

‘친야성향’ 패널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이나 대선후보 캠프·국민의힘 선대위 관련 인사들이 속했고, 언론인이나 평론가들은 주요 발언과 입장을 통해 성향을 나눴고, ‘친여성향 패널’은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사뿐 아니라 정당에 대해서는 중립 입장을 보이더라도 진보성향을 보이면 넓은 의미에서 ‘친여성향’으로 분류했다. 

세 프로그램 모두 한회당 4~5명의 패널이 출연했다. 몇몇 패널들이 자주 등장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에도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도 많았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의 경우 11월 한달간 친야성향 패널이 70회(일부 인사 중복포함) 출연해 친여성향 패널(34회)의 두배를 기록했다. 중립성향(미분류) 인사는 2회 등장했다. 10월 역시 친야성향 패널이 68회 나와 친여성향 패널(34회)보다 두배 많이 출연했다. 중립성향(미분류) 인사는 3회 등장했다. 

▲ 지난 11월6일자 TV조선 '강적들' 갈무리
▲ 지난 11월6일자 TV조선 '강적들' 갈무리

TV조선 ‘강적들’의 경우 11월 4주간 이상민 민주당 의원만 2회 출연했고 친야성향 패널이 14회 출연했다. 10월에는 5주간 이상민 민주당 의원만 3회 출연했고, 나머지 17회는 친야성향 패널, 1회는 중립성향(미분류) 인사가 나왔다. 친야성향 패널이 친여성향 패널보다 6~7배 많이 출연한 것이다. 

채널A ‘뉴스 TOP10’의 경우 11월 한달간 친야성향 패널이 70회 나와 친여성향 패널(35회)보다 두배 많이 출연했다. 중립성향(미분류) 채널은 4회 출연했다. 지난 10월 한달 역시 친야성향 패널이 54회, 친여성향 패널이 24회 방송에 나왔다. 중립성향(미분류) 패널은 4회 등장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를 보면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고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해야 하고, 제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를 보면 정치문제를 다룰 때 특정정당이나 정파 이익·입장에 편향돼선 안 된다. 

▲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11월25일자 방송 화면 갈무리
▲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11월25일자 방송 화면 갈무리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공정성과 균형성에 대한 심의의결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과 10월 방통심의위의 종편·보도채널 부문 의결 현황을 보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나 제12조를 근거로 문제삼은 프로그램은 한 경우는 없었다. 

시사프로그램의 경우 주로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뤄야 하고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방송해선 안 된다는 제14조(객관성) 위반이나 사건사고를 다룰 때 충격적이거나 혐오감을 주는 장면을 노출해선 안 된다는 제37조(충격·혐오감) 정도를 문제 삼았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지나친 간접광고에 대해 지적했다.

과거부터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심의가 공정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었고 이에 공정성 심의에 손을 놓은 가운데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조차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 출연패널의 성별 편향도 두드러졌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의 10월 여성 패널 출연 횟수(중복출연 포함)는 총 126회 중 31회에 불과했다. 남성 패널이 75회 출연해 두배 이상 많았다. 11월의 경우 110회 중 여성 패널 32회, 남성 패널 78회로 역시 여성패널보다 남성패널이 두배 이상 많았다. 

TV조선 ‘강적들’의 10월 여성 패널 출연 횟수(중복출연 포함)는 총 21회 중 5회에 불과했다. 남성패널 출연횟수가 16회로 세배이상 많았다. 11월의 경우 총 16회 중 여성패널이 4회, 남성패널이 12회 출연해 세배 차이가 났다.

▲ 모두 남성 패널이다. 채널A '뉴스 TOP10' 11월8일자 방송 화면 갈무리
▲ 모두 남성 패널이다. 채널A '뉴스 TOP10' 11월8일자 방송 화면 갈무리

채널A ‘뉴스 TOP10’ 역시 10월 한달간 총 78회 중 여성패널 출연은 11회에 불과했다. 나머지 67회는 남성패널이었다. 무려 6배나 차이가 났다. 11월의 경우 전체 86회 중 여성패널 출연은 17회, 남성패널 출연은 69회였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미디어에 의한 성차별 실태조사’ 결과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남성 진행자 비율이 90%인 반면 여성 진행자는 10%였고 출연자 198명 중 여성 출연자가 21명인 사실을 공개했다. 인권위는 “시사토크 진행자와 출연자가 주로 남성이라는 점은 정치·사회 문제를 ‘남성만 다룬다’는 고정관념을 확대·재생산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사회의 성별고정관념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종편 프로그램 패널에 대해 1차적으로 미디어오늘이 정치성향을 분석했지만 판단을 열어두기 위해 11월 패널 명단과 이력도 함께 공개한다. (10월 출연자와는 큰 차이가 없다.) 평론가나 교수 등의 경우 패널 개인이 특정정당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드러낸 적이 없더라도 진보성향을 주로 보이거나 혹은 보수성향을 주로 보이면 각각 친여 패널, 친야 패널로 분류했다.

※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친여 패널 (11명)
김종욱 동국대 행정대학원 대우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장현주 변호사(전 민주당내 변호사)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민주당 통영고성지역위원장)
장윤미 변호사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재명캠프 대변인)
김관옥 계명대 교수
이승훈 변호사(전 민주당 부대변인)
남영희 민주당 지역위원장
이은영 정치평론가
설주완 변호사

친야 패널 (16명)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최병묵 시사평론가(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본부장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윤석열 캠프 대변인)
배승희 변호사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국민의힘 선대위)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
이종근 시사평론가(전 데일리안 논설실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정의화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민영삼 전 민평당 최고위원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서정욱 변호사
이두아 변호사(전 새누리당 의원)

중립·미분류 인사 (1명)
김형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 TV조선 ‘강적들’

친여 패널 (1명)
이상민 민주당 의원

친야 패널 (4명)
금태섭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전 민주당 의원)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최재형캠프 언론미디어총괄본부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중립·미분류 패널 (1명)
강민구 변호사

※ 채널A ‘뉴스 TOP10’

친여 패널 (8명)
김종욱 동국대 행정대학원 대우교수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안민석 민주당 의원
한민수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
장현주 변호사(전 민주당 민원법률변호사)
이승훈 변호사
진성준 민주당 의원
이동학 민주당 청년최고위원

친야 패널 (13명)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이언주 홍준표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위 공동청년본부장(윤석열캠프 청년특보)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최병묵 정치평론가(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두아 변호사(전 새누리당 의원)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전 반기문캠프 대변인)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전 민주평화당 의원)
김근식 국민의힘 선대위 정세분석실장(경남대 교수)
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팀 차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중립·미분류 (2명)
김수민 시사평론가
김연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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