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포털 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보궐 위원으로 합류한 문승재 연합뉴스TV부국장이 연합뉴스 소송 관련 논의 때 제척됐다.

복수의 제휴평가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비대면으로 치러진 제휴평가위 회의 말미에 연합뉴스와 포털 간 소송 준비를 위해 포털측이 제휴평가위에 심사 관련 자료를 요청해 관련 논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제휴평가위 사무국측이 문승재 위원이 연합뉴스 계열사 구성원이기에 회의에서 배제돼야 하는 제척 대상이라고 안내해 문승재 위원은 제척됐다.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네이버와 다음의 언론사 제휴 및 퇴출 심사 기준을 만들고 실무를 담당한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네이버와 다음의 언론사 제휴 및 퇴출 심사 기준을 만들고 실무를 담당한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문승재 위원(연합뉴스TV 부국장)은 자신은 연합뉴스 소속이 아닌 연합뉴스TV소속이고 과거 연합뉴스에서 근무한 이력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뉴스제휴평가위원장인 김동민 위원이 계열사 소속 구성원이라 하더라도 심사 때 제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제휴평가위 안팎에선 문승재 위원이 포털 제재 이후 포털과 대립하고 있는 연합뉴스측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위원으로 선임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연합뉴스TV는 제휴평가위 위원 선임권(추천권)을 가진 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언론인데, 연합뉴스 포털 제재 직후 케이블협회 추천 위원이 급작스럽게 사퇴하고 선임된 보궐 위원이라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문승재 위원은 13일 통화에서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관계사이긴 하지만 저는 연합뉴스 출신도 아니다. 연합뉴스에서 케이블협회를 움직여서 위원으로 선임했다는 프레임으로 안 보셨으면 좋겠다. 회의 당일에도 이런 프레임으로 안 보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다른 언론의 제척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들었기에 당연히 수긍하고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가 대주주인 연합뉴스TV는 최근 여야 대선후보 대담 과정에서 “언론시장에서 포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언론시장이 왜곡됐고, 유통구조가 많이 비틀어졌다” 등 포털 뉴스 규제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보도국장과 주요 부서장들이 연합뉴스 파견자이고,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 구조에서 이루어짐을 숨길 수 없기에 이 비평(자사 이기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뉴스제휴평가위는 상반기 검색제휴 심사를 통과한 인터넷신문 노동닷컴이 ‘위키리크스한국’ 기사를 자사 기사로 둔갑시킨 사실을 확인해 퇴출 결정했다. 위키리스크한국 편집인·공동대표는 노동닷컴 발행인이기도 하다. 제휴평가위는 내년 1월 위키리크스한국의 재평가(퇴출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독립 심사기구.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사 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초기부터 비판을 받았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변호사 단체 등을 포함해 외연을 확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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