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란 별칭을 얻으며 공익예능, 국민예능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이 MBC 퇴사 1년반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요직을 수락했다.

이재명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4층 회의실에서 연 ‘민주당 영입 인사 및 선대위 본부장단 임명 발표’ 자리에서 김영희 전 부사장을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수락한 배경을 두고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사실 저는 PD 시절에 개인적으로 정치권으로부터 많은 제의를 받아왔으나 그걸 거절했다. 이유가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게 훨씬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번에 이를 수락한 이유를 두고 “다행스럽게도 시청자들이 제게 큰 사랑을 줬고, 시청자와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려야 한다는 그런 거역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삼고초려한 게 결정적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그 결심 하게 된 배경에는 송영길 대표의 역할이 정말 컸다”며 “저희 집 앞에 휴일 밤에 와서 밖에서 1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얼른 나와서 뵙고 술도 한 잔 하면서 밤늦게까지 마시지도 잘 못하는 폭탄주를 그렇게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제가 마음이 좀 움직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과정과 관련, 김 본부장은 “국민의힘에선 사실 그 전부터 제게 제안이 있었는데 저는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있던 상태였고, 그 후에 송 대표와 만나서면서 제게 지극히 정성을 들이는 걸 보고 그 간절한 마음과 진심이 제 마음을 움직였다”며 “만날 때마다 전화로 후보님과 통화를 하면서 그 마음을 결의를 했고요 결정적으로 며칠 전에 두 분과 함께 셋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자리에서 제가 결심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홍보소통본부장이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인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김영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홍보소통본부장이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인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김 본부장은 “이렇게 중책을 맡겨 주셔서 제가 송 대표를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를 잘 보필해서 우리 이재명 후보가 약자를 배려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걸 제가 프로그램을 통해서 국민에 알렸듯이 온 국민에게 잘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서로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는 선거판을 만들어주겠다”며 “국민들이 지금 정치 피로감 느끼니 대한민국 정치 이벤트가 국민적 축제이자 즐거운 이벤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이명박 정부가 MBC를 탄압하던 시기 한국PD연합회장을 맡으며 권력의 방송장악에 맞서 언론의 독립성을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을 돕겠다고 나선 것은 독립성훼손의 우려를 낳는 행위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 본부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이명박 정부때 PD연합회장을 하면서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 집권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돕겠다고 나선 것은 언론의 독립성에 훼손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PD연합회장 할 때는 MBC에 속해 있었지만 연합회장 신분으로 이명박 정부와 날을 세우고 각을 세우고 여러가지 성명도 발표하고 그랬다”며 “지금도 MBC를 떠난 지 1년 반이 넘었다. MBC 출신인 것이지 (언론 독립성 훼손과) 관계는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인선 발표에도 박광온, 한준호, 김성수 등 MBC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여럿 보였다. ‘이 자리에도 이렇게 MBC 출신 의원 등이 많이 계신데, 왜 이렇게 MBC 출신들이 민주당에 많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김 본부장은 “MBC 출신이 여기에 많다는 이야기는 사실 왜 그런지는 모르겠가”며 웃고 넘어갔다.

이어 ‘국민의 힘으로 간다는 예상이 됐고, 언론보도도 있었는데 민주당을 선택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 본부장은 “민주당 선택한 거는 아주 복잡한 과정을 겪었는데 아까 말한 것처럼 사람을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여기를 선택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송영길 대표고 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정치권을 두고 “이쪽을 칭찬하면 저쪽을 비난하는 게 되고, 저쪽을 비난하면 또 이쪽을 칭찬하는 게 돼 상당히 조심스럽긴 하지만, 사실은 제가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서 추구해온 ‘칭찬합시다’나 ‘느낌표’, ‘나는 가수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추구해온 가치, 서로를 배려한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는 가치를 이재명 후보, 송영길 대표, 여기있는 여러분들이 잘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다 판단했기 때문에 여기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김영희 신임 홍보소통본부장이 2일 본부장단 인선 발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김영희 신임 홍보소통본부장이 2일 본부장단 인선 발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날 인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영입 배경을 두고 “야당에서 영입노력을 하다 잘 안 되니까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처럼, ‘저 포도 분명히 실거야’ 이런 것들이 참 보기 안 좋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다가 실패했으면 격려하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대선 캠페인도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방향의 캠페인을 진두지휘해줄 것으로 믿고 저희가 크게 의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송영길 대표는 “정치판이 혼탁한 네거티브 속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국민에게 따뜻한 미소가 담길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기획을 통해 국민에게 그늘진 곳을 밝혀내고 따뜻하고 긍정적인 메시지 주신 것에 대해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 쌀집 아저씨 김영희 피디가 이재명과 함께 대한민국 대전환 큰 역할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을 포함해 선대위 주요인선으로 김영진 총무본부장,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 윤후덕 정책본부장, 이원욱 조직본부장, 서영교 총괄상황실장, 오영훈 비서실장, 윤건영 정무실장. 김병욱 직능본부장, 이근형 미래기획단장, 박광온 공보단장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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