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창사 60주년을 맞아 오는 2일 고(故) 이용마 기자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다큐멘터리 이름은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다.

이용마 기자는 지난 2019년 8월 복막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김재철 전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정방송 파업을 170일간 이끈 언론인이다.

2012년 당시 그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으로 파업 과정에서 해고됐다. 5년 9개월 만인 2017년 12월 해직동료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며 복직했다. 그는 한결같이 공영방송 공정성과 정치로부터의 독립 가치를 설파했다.

다큐멘터리 연출은 김만진 MBC PD가 맡았다. 김 PD는 2019년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내가 죽는 날에는’에서 암 투병 중인 한 청년의 삶을 통해 죽음에 화두를 던진 바 있다.

▲ MBC가 창사 60주년을 맞아 오는 2일 고(故) 이용마 기자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다큐멘터리 이름은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다. 사진=MBC 화면 갈무리
▲ MBC가 창사 60주년을 맞아 오는 2일 고(故) 이용마 기자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다큐멘터리 이름은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다. 사진=MBC 화면 갈무리

김 PD는 30일 통화에서 “2018년 11월 말부터 촬영을 시작해 이듬해 3월 중하순까지 20회차 영상을 담았다. 100시간이 넘는 촬영 분량이지만 다큐멘터리 한 편을 구성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면도 있었다”며 “그로부터 2년여가 흘렀고 내가 올 6월 현장에 복귀하면서 방송을 다시 고민했다. 서랍 속에 묻어두기에는 너무 아깝고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다큐에는 투병 중인 이 기자가 생전 납골당을 찾으며 다가올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는 모습, 의사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 본인이 직접 셀프 카메라 영상을 남기며 죽음을 기록하는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 암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가 2017년 3월 전북 진안의 한 건강촌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암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가 2017년 3월 전북 진안의 한 건강촌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MBC가 30일 유튜브에 선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 기자는 “몸에 힘이 없어지니까 자꾸 눕게만 되고 그러다보니 녹화할 때를 자꾸 놓친다”면서도 남은 삶을 기록하고 있었다.

MBC PD 출신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이용마 기자는 MBC라는 거대 조직 내에서 항상 문제를 제기하며 동료들을 불편하게 하는 기자였다. 그에게는 조직 내부 문제점을 적당히 덮고 가는 처세술이 없었다”며 “그의 이런 특징은 언론인이라는 직업이 시민들에게 조롱과 혐오의 대상이 된 우리 시대에 모두 한 번쯤은 되새겨봐도 좋은 것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최 PD는 “섬세한 감성으로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김만진 PD가 이용마 기자 생전에 많은 인터뷰를 해놨다”며 “12월2일 밤에 방송한다는데 다큐멘터리가 시민들에게도 언론에 대한 한 줄기 희망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집 다큐멘터리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는 12월2일 오후 10시50분 시청자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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